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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럽 군 감항인증 제도로 본
국내 제도 발전 방안

감항인증1팀 신재혁·허진구 선임연구원

국내 군 감항당국(방위사업청 인증기획과)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유럽 군 방위청(EDA)이 주최하는 「유럽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에 참석하였으나, 2019년부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23년 10월, EDA가 컨퍼런스에 방위사업청 인증기획과를 공식 초청하면서 군용항공기 감항인증 전문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도 함께 참여하게 됐다.
본 기고에서는 2023년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느낀 국가 간 감항인증 상호협력과 발전방안을 공유한다.

유럽 군 감항인증 기구

감항(堪航, Airworthiness)이라는 용어는 일상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감항은 ‘견딜 감(堪)’과 ‘배 항(航)’의 합성어로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을 견딘다’는 것을 의미하며, 감항인증(堪航認證, Airworthiness Certification)은 항공기가 설계단계부터 도태 시까지 전 수명주기 동안 비행안전성이 있음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감항인증 제도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유럽은 방위력 증진과 군용항공기 비행안전성 향상을 목적으로 2004년 유럽연합 회원국을 중심으로 유럽 군 방위청(EDA, European Defense Agency)을 창설하였다. 이어서 유럽 내 여러 국가에 통용되는 하나의 감항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EDA 내 감항사무국(Airworthiness Office)을 설치하였고, 군 감항 당국자 포럼(MAWA, Military Airworthiness Authorities)을 창설하여 군용항공기 비행안전성 확보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EDA MAWA는 유럽 군 감항인증 요구사항(EMAR, European Military Airworthiness Requirement)에 기반한 감항인증 제도를 운용한다. 또한, 감항인증 제도발전을 위해 매년 감항인증 컨퍼런스(Military Airworthiness Conference)를 개최한다. 여기에는 유럽국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가 참여하여 감항인증 업무 발전과 국가 간 감항인증 상호인정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럽 군 감항인증 제도

감항인증에 대한 국제적 협력은 국제 민간항공기구(ICAO,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를 중심으로 민간분야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2000년대에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체제 발족으로 유럽방위청(EDA)이 신설되면서, 각 EU 가입국이 보유한 군용항공기의 감항인증 절차와 기준을 일원화하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그러던 중 유럽 내 항공산업이 재편되면서 유로파이터(Euro Fighter) 사업 등 다국적 군용항공기의 연구개발이 가속화되었다. 다수의 국가에서 군용항공기를 부분별로 개발 및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럽국가 간 군 감항인증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DA는 2008년 1월 군 감항당국 포럼(MAWA)을 창설하였다. 이어서 4개의 테스크포스(TF, Task Force)를 구성하여 유럽 공통의 감항인증 절차와 기준 정립을 추진하였고, 그 결과로 유럽 군 감항인증 요구사항(EMAR)을 규정화하였다. MAWA 포럼이 구성한 TF는 그림 1과 같으며, MAWA TF1은 영국을 중심으로 공통으로 추구하는 감항인증 정책 및 문서 구조화를 담당하고, TF2는 초기 감항인증서 발급(Initial Airworthiness Certificates)을 담당한다. TF3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지감항인증 요구사항을 담당하고, TF4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감항인증 기준 작성을 담당한다. MAWA 포럼의 가장 큰 목적은 공통으로 통용되는 감항인증 규정, 절차, 방법, 설계기준, 유지감항인증 등의 구조화를 통해 유럽국가 간의 감항당국 조직을 인정하고 업무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그림 1. MAWA 포럼 구성

유럽 군 감항인증 요구사항(EMAR)

유럽 군 감항인증 요구사항(EMAR)은 민간의 유럽 항공안전청(EASA, European Aviation Safety Agency) 감항인증 규정과 구조가 유사하며, 군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여 군 감항인증 요구사항을 규정한다. EASA의 감항인증 규정은 미국 연방항공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규정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감항인증 규정으로 평가받는다. EMAR도 유럽국가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콜롬비아 등 유럽 외 많은 국가가 활용하는 세계적 수준의 군 감항인증 규정이라 할 수 있다. EMAR의 주요 규정은 표 1과 같다.

구분 규정
(Requirement & Document)
초기 감항 군용항공기 인증 관리(설계, 생산) EMAR 21
유지 감항 유지감항인증 관리 EMAR M
정비 조직 EMAR 145
항공기 정비 교육 EMAR 147
정비 자격 EMAR 66
군 감항인증기준 EMACC1)
군 감항인증 문서(상호인정) EMAD-R2)

표 1. EMAR의 종류

EMAR이 국내 군 감항인증 규정이나 미 연방항공청(FAA) 규정과 다른 점은 바로 유지감항(Continuing Airworthiness) 항목을 매우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문서로 구조화했다는 점이다. EMAR은 군 사용자 관점에서 지속적인 감항성의 유지를 위한 교육 관리, 자격관리 요건 등을 상세히 규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EMAD-R에는 국가 간 감항인증 상호인정에 필요한 절차와 방법이 체계적으로 담겨 있어,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이를 기반으로 국가 간 상호인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당 문서를 근간으로 미국(2016년), 스페인(2019년), 프랑스(2022년), 호주(2023년), 폴란드(2023년)와 군 감항인증 상호인정을 체결한 바 있다.

1) EMACC
European Military Airworthiness Certification Criteria
2) EMAD-R
European Military Airworthiness Document-Recognition

유럽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

유럽방위기구(European Defense Agency) 주관으로 매년 진행되는 컨퍼런스로 유럽방위기구 회원국 및 초청국이 참석하여 유럽 군 감항인증기준으로 활용 중인 군 감항성 요건(European Military Airworthiness Requirements)에 대한 의견교환, 군 감항인증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최신 감항인증 정보교류 및 국제협력 목적의 학회

유럽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는 EDA 회원국 및 초청국이 EMAR 활용 사례와 최신 감항인증 정보를 교류하는 학술대회이다. 2023년에는 감항인증 당국인 방사청 인증기획과와 감항인증 전문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 공군이 함께 참석하게 됐다. 우선 국방기술품질원 감항인증센터가 EDA 사무국에 제3국의 참가 가능 여부를 확인하였으며, 그 결과로 감항인증 당국이 공식 초청을 받아 군 감항인증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국방기술품질원의 주도로 이뤄진 5년 만의 컨퍼런스 참석에 큰 보람을 느끼는 바다.

2023년 컨퍼런스는 독일 본(Bonn)에서 10월 18일부터 2일간 개최됐다. 이와 연계하여 폴란드 군 감항인증 당국과의 감항인증 상호인정 회의도 진행됐다. 해당 협의는 대한민국 독일 영사관의 도움으로 대여한 회의실에서 이뤄졌으며, 덕분에 폴란드 감항당국과 좋은 분위기에서 협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11월에 한국에서 진행한 한-폴란드 감항인증 상호인정 현장실사와 협정 체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본 고를 통해 회의 장소를 제공해준 주독 대한민국 영사관 담당자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림 2. 한-폴란드 군용항공기 감항인증 상호인정(한국 방문 현장 실사)

한편, 유럽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에는 다양한 국가의 군 감항당국이 참여하였다. 호스트인 독일을 시작으로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익숙한 유럽국가와 더불어 다소 생소한 리투아니아, 사이프러스 그리고 오세아니아 대륙의 뉴질랜드 군 감항당국 관계자도 만날 수 있었다. 아시아에서 참여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발표는 크게 ①상호협력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EMARs as Critical Enablers for Cooperation), ②상호협력 기회에 관한 관점의 확장(Wider Views on Cooperation Opportunities), ③EAMR 활용 사례(Experience of EMAR Implementation), ④더 나은 진보와 발전을 위한 도전(Challenges for further Evolution)으로 나눠 진행됐다. 총 12개의 발표가 세션별로 이뤄졌으며, 그 주제와 발표자 목록은 표 2와 같다.

주제 발표자(국가, 기관)
1 Maintenance of NO F35 Under IT EMAR 145 approval Lt Col. Director Jon A. Olsen (Norway)
2 Regulatory framework for operation of German C-130J in French-German Cooperation Col. Ingo Braun(Germany)
3 Management of MFF/MRTT under NL Oversight Col. Hendrik Stals(Netherland)
4 Cross Maintenance under EMARs: Improving operational efficiency Major Christoph Olscher(EATC)
5 EASA's Options for State & Military Aircraft Airworthiness Major General Patric HADOU(EASA)
6 An Industry View on the Benefits of Cooperation and Recognition Mr Andreas Haase(ASD)
7 Management of UH-60 in ana EMAR based environment Peter Malmberg(Sweden)
8 Lithuanian Airworthiness System Transition to EMAR Environment Lt. Col. Vidmantas Jonavicius (Lithuania)
9 EMARs Implementation Down-under: From prescription to performance Craig Spencer et. al.(New Zealand)
10 How to Adapt Military Airworthiness to Operations General Jean-Baptiste Pouret (France)
11 NATO & Airworthiness Mr. Stephane Coperet (NATO)
12 Introduction to 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 OSAC

표 2. 2023 EDA 컨퍼런스 발표주제 및 발표자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EMAR"와 “Cooperation”이다. 유럽국가는 EMAR을 기반으로 군용항공기 상호협력에 중점을 둔다. 일례로, 두 번째 발표주제인 “Regulatory framework for operation of German C-130J in French-German Cooperation"의 주 내용은 유지감항인증이 상호인정된 국가 간 정비장소에서는 C-130J 항공기의 상호 정비 및 서비스를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시는 유럽이 얼마나 서로를 신뢰하고 군용항공기 운용에 협력을 강조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림 3. 유럽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 분위기

또, 컨퍼런스에서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각 세션 발표 후의 질의시간이었다. 발표에 대한 집중도는 물론이거니와 질문의 수준과 답변의 과정이 매우 심도 있고, 토론에 가까웠다. 특히, 질문자가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명확히 답변하고 재질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계적 수준의 항공 선진국도 지식의 발전과 습득 그리고 공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감항인증 시사점

그림 4. 2023 EDA 유럽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 참여자

유럽 군 감항인증의 핵심인 「2023 유럽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유럽 군 감항인증 상호협력의 실태와 필요성을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었다. 컨퍼런스 참여를 토대로 본 고를 통해 제언하고 싶은 바는 다음과 같다.

해외 감항인증 컨퍼런스 적극 참여

모든 국가가 항공안전을 위한 ‘감항’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가운데 특히 해외 선진국은 매년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다채로운 경험, 연구, 상호협력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년마다 군 당국이 국제 군 감항인증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있지만, 비교적 국내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뤄 해외 국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따라서, 국내 군 감항인증 당국은 물론이고 감항인증 전문기관의 전문가가 해외 최고 수준의 감항인증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감항과 관련한 세계정세를 파악하고 그들과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외 컨퍼런스에 국내 사례를 적극 공유하여 역량 향상과 연구 활성화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

국내 개발 군용항공기 수출국과의 상호협력

최근 FA-50 폴란드 수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기존에 군용항공기를 수출한 국가(필리핀, 태국, 페루, 튀르키예, 페루, 세네갈)와의 상호교류가 필요하다. 군용항공기 운영 간 발생하는 결함 사례, 운용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상호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토론하는 별도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항공기 개발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무기체계 수출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유지감항 제도 정비의 필요성

유럽 EMAR 규정의 차별점은 바로 유지감항을 위한 요구사항을 매우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조화했다는 점이다. 국가 간 감항인증 상호인정 현장 실사를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점은 국내 유지감항 제도의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군 감항인증 법과 규정은 유지감항을 각 군에 위임하고 있으며, 각 군에서는 자체 내규에 따라 유지감항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운용한다. 따라서, EMAR 체계에 기반한 국가로부터 국내 유지감항 제도를 평가받을 시, 다른 구조와 체계로 인해 설명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군 유지감항 규정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EMAR에서 요구하는 유지감항의 요건과 국내 군 유지감항 규정을 비교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이를 수정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군 감항당국과 각 군 유지감항 관계부서 간 긴밀한 협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군용항공기 최초 형식인증서 발행 이후 군에서 운용하는 군용항공기의 유지감항에 대한 정보 공유가 비교적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지감항 규정을 정비하여 유지감항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감항당국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국가 간 감항인증 상호협력의 확대

감항인증 상호인정은 수입 대상 국가 정부의 항공안전 인증이라는 ‘신뢰성’ 확보에 큰 의의가 있고, 나아가 항공 안전성의 지속 유지 관점에서 항공기 운용의 노하우와 기술력 공유에 큰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군 감항인증의 국가 간 상호인정은 2016년 미국을 시작으로 2019년 스페인, 2022년 프랑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폴란드와 NATO 등으로 지속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수한 항공 무기체계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감항인증 상호인정의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감항인증 상호인정 협력의 확대를 위해서는 감항인증 당국과 국방기술품질원을 포함한 감항 전문기관이 국내의 우수 제도를 더욱 발전시키고, 이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를 발판 삼아 대한민국 군 감항이 전문성으로 무장한 항공 선진국으로 도약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