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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S 매거진

글로벌 섬유·패션기업의 ESG 경영과 친환경 신소재 섬유 기술 동향

2022. 08. 17

글. 충남대학교 의류학과 이정순 교수

기후위기와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 우려로 친환경·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공동체의 책임과 해결 방안의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기업의 ESG경영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의류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생태교란, 버려지는 옷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 실태 등으로 섬유·패션기업의 ESG 경영과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친환경 신소재 섬유기술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환경문제와 섬유·패션 산업

기후위기와 환경보호에 관심이 커지면서 세계 주요국들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에서 생활폐기물로 배출되는 폐의류와 원단류의 양은 67,514톤에 달하는데 이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의류의 통계로, 일반가정에서 버리는 의류폐기물까지 합치면 폐기되는 의류의 양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9,200만톤의 의류폐기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버려지는 의류 가운데 재활용되는 비율은 단 12%로, 극히 일부며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처리 되고 있다. 매년 의류를 매립·소각하면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100만톤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매년 12억톤에 이르며, 소각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합치면 의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약 35%는 가정과 산업용 제품에서 배출된다. 합성섬유 옷은 엄청난 양의 극세사를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합성섬유 옷은 한번 세탁할 때마다 70만개 이상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데 검출되는 미세섬유는 폴리에스터(PET), 나일론, 폴리프로필렌(PP) 등으로 의류에 사용되는 극세사 형태로 흔히 관찰된다. 이러한 이유로 섬유·패션기업들의 친환경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친환경 인식도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섬유·패션기업과 기업 종사자는 제품 연구와 개발 과정에서 근본적인 생산량 조절이나 환경을 생각한 소재의 사용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있으며, 소비자는 소재의 안정성, 친환경성, 투명성 등의 지속가능성 요소에 관심을 기울여서 섬유·의류 제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SG 경영이란?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ESG는 2006년 ‘UN 책임투자원칙’을 통해 처음 등장하였으며 기업의 활동이 환경을 생각하고, 이익만을 위한 경영이 아닌,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경영방식을 통해 사회공동체 속에서 사회적 가치들에 대한 책임을 함께 하는 활동으로 비재무적 기업요소이자, 기업들의 평가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그림 1. ESG 경영의 개념

글로벌 섬유·패션기업의 ESG 경영사례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매년 ‘지구에 내는 세금’이라며 전체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또, 친환경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아무리 친환경 제품이라도 가급적 소비하지 않는 것이 환경엔 더 도움이 된다며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를 통해 보다 적게, 보다 신중하게 구매할 것을 요청하는 소비자들에게 "소비를 줄이는 행동이 지구를 되살리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소비를 줄이면 새 옷을 만들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와 각종 폐기물, 그리고 자원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측이 밝힌 창업자의 신념은 '지구에 가장 좋은 선택이 회사에도 큰 이익을 줄 것'이다.

그림 2.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http://www.patagonia.co.kr/blog/view.php?page=49)

아디다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는 ESG 지속가능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세계적 권위의 지속가능성 평가 및 사회책임투자 지표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선정되고, 2020 UN SDGBI가 평가하는 글로벌 지속가능 100 리스트에 최상위 그룹(Excellent Group)으로 올랐다. 비영리 환경단체인 팔리가 태평양 한가운데 모인 페트병을 수거해 가져오면 아디다스는 페트병에서 실을 뽑아 섬유를 만들어 운동화를 제조한다.

2024년부터는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전 제품을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 철학에 기반한 것으로써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 증대, 폐기물 생성 방지, 중고 제품 회수, 기후 보호 등을 담고 있다.

그림 3. 아디다스의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한 운동화 제작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276)

H&M

H&M은 새로운 기술 솔루션에 투자하여 옷의 제작, 사용 및 폐기 등의 전 과정을 친환경 방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M은 '2020년 가을/겨울 시즌 패션 콜렉션'에서 폐기물을 친환경 소재로 바꿔 만든 의류와 액세서리 제품을 선보였다. 계란 상자를 삼베 자루 드레스로 재탄생시켰고, 재활용 금속을 이용해 목걸이와 신발 클립 등을 만들었다. 또 향후 10년 내에 매년 10억 벌의 의류를 재활용할 계획이다. 낡은 청바지가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게 하고, 수자원을 과도하게 낭비하는 직물을 쓰지 않으면서, 물자의 흐름을 순환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림 4. H&M의 폐기물을 재활용한 의류 제작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171)

섬유·패션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플랫폼

ZDHC(Zero Discharge of Hazardous Chemicals)

ZDHC는 의류와 신발 등 섬유제품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친 유해화학물질의 배출문제를 다루기 위해 2011년에 설립되었고, 높은 품질의 제품과 안전한 화학물질의 사용을 통해 환경에 부담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화학지침(sustainable chemical practice)을 제공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아 모든 제품의 전 주기에 걸쳐 유해한 화학물질의 zero discharge가 실현되도록 하는 정책 제시하고 있다.

힉 인덱스(Higg Index)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지속가능한 의류연합` SAC(The Sustainable Apparel Coalition)을 결성하고 힉지수(Higg Index)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원료-생산-브랜드-판매-사용-폐기로 이어지는 모든 생산과정에 대한 환경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이를 바탕으로 더욱 환경친화적인 제품 및 생산 공정을 위한 평가 프로그램으로, 해당 기업이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환경적, 사회적으로 지속가능기업인지 지수로 검증받는 시스템이다.

친환경 신소재 섬유기술 동향

친환경 리사이클 PET 소재

재활용으로 분류한 PET병은 수거 후 공장으로 보내져 압축 분쇄하여 작은 조각 상태로 만든 후, 녹여서 가는 섬유로 만들어 최종 의류로 생산한다. PET병을 활용한 친환경 원사라고 해도 그 품질은 일반 화학섬유 제품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생산 과정에도 친환경 기술이 적용돼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과 함께 탄소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친환경 섬유는 스포츠웨어, 등산용 아웃도어, 가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림 5. 효성티앤씨의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regen)으로 만든 플리츠마마 가방
(https://blog.hyosung.com/4622)

실리콘 인조가죽

기존의 인조가죽 소재는 PVC, PU가 사용되고 있는데, PVC는 다이옥신 등 많은 오염물질을 방출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하며, PU는 열에 약하고 화학물질로 인한 악취발생, 피부에 과민반응, 투습과 통풍이 어렵고 쉽게 찢어진다. 100% silicone 기반인조가죽은 세척성, 내후성, 난연성, 자외선 저항성, 탄성, 색상견뢰도, 부드러운 촉감, 곰팡이 방지성, 방수 및 방풍성, 가수분해 특성 등을 지닌다.

그림 6. 실리콘 인조가죽
(https://www.innovationintextiles.com/sileather-presents-100-silicone-fabrics-for-healthcare/)

재생 복합재 리사이클 플라스틱

섬유 파이버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을 혼합하여 압축 후 패널로 제조하여 자동차용 부품, 램프, 테이블, 의자 등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 제품 제조에 이용한다. 섬유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동시에 자원 보존, 광범위한 응용이 가능한 업사이클링 프로세스이다.

그림 7. 재생 복합재 리사이클 플라스틱 DenimX 제조공정
(https://denimx.nl/technology/)

광합성 의류(photosynthetic clothing)

염색 안료에 고분자 기술을 더하여 식물의 광합성을 모방하는 이 방식은 조류(algaea)를 섬유에 코팅하여 광합성 섬유를 만들었다. 이 섬유를 적용한 봄버 재킷, 트렌치 코트, 티셔츠가 10주간 흡수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1,452g으로 6년생 떡갈나무의 6개월간 광합성 한 결과와 비슷한 수치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인 DS E-텐스의 대략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30g/km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48km 정도 주행했을 때의 이산화탄소량을 흡수한 셈이다.

그림 8. 광합성 의류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255541&memberNo=22689421&vType=VERTICAL)

맺음말

본 기고에서는 환경과 밀접한 섬유·패션 관점에서 ESG 경영과 그에 대한 기업의 동향을 일부 제한된 사례만을 다루었다. 친환경⋅지속가능한 섬유소재의 사용은 생산성, 내구성, 원가 상승 등의 다양한 현실적 이슈를 가지지만 사회적 책임이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문제이다. 기후변화는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된다. 국방부가 기후변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을 검토해서 대책을 강구 할 수는 있다. 우리나라 군에 보급되고 있는 피복류는 전투복을 비롯하여 정복류, 방한복, 운동복, 내의류, 신발, 장갑 등 다양하다. 군에 공급하는 피복류의 소재를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친환경 섬유를 접목하는 노력 등으로 군용 피복류에 ESG 경영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참 고 문 헌
  • 1. 환경부, (2019)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2020.
  • 2. 공남윤 & 곽대영, “면도기 산업에서의 친환경⋅지속가능 디자인 트렌드 연구 - 기업 ESG 경영구축을 위한 디자인 요소 제시 -”,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 28(2), pp. 17-28, 2022.
  • 3. S. Mishra, C. C. Rath, & A. P. Das, “Marine microfiber pollution: a review on present status and future challenges”, Marine Pollution Bulletin, 140, pp. 188-197, 2019.
  • 4. C. Yun, S. Patwary, M. L. A. LeHew, & J. Kim, “Sustainable Care of Textile Products and Its Environmental Impact:Tumble-drying and Ironing Processes”, Fibers and Polymers, 18(3), pp. 590-596,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