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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내 함정 감항인증제도 구축을 위한 첫 걸음, 국제함정안전협회(INSA) 연례회의 참관기

함정1팀 이영석 선임연구원

‘함정 감항인증제도’는 2022년 현재 함정 무기체계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안 중 한 가지이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 함정센터는 국내 함정 표준감항인증 기준 수립을 위한 연구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국제함정안전협회(INSA) 회원가입을 추진하였다. 올해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2년 INSA 연례회의에 참관국 자격으로 초청받아 참석하였으며, 정식 회원으로 승인받아 2023년부터 공식 활동하게 되었다. 본 기고문을 통해 함정 감항인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introduction

국내 함정 감항인증제도의 필요성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감항성(Seaworthiness)을 ‘배나 비행기가 승무원 및 장비, 물품 등을 잘 갖추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일정한 운용조건에서 안전하게 운항 또는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뜻하며, 이러한 감항성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고 인증하는 업무가 바로 감항인증이다.

민간 선박 및 항공기, 군용항공기는 법률을 통해 감항인증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함정은 감항인증 관련 법률과 제도, 기준 등이 정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함정은 고도의 복잡성을 요구하는 무기체계로 사고 발생 시 손상 복구 등에 많은 기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크므로 총 수명주기간 함정 감항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준과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최근 함정 수출 시 수입국에서는 함정 감항인증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관련 제도 및 조직 미비로 안전 관리 수준의 큰 차이가 있는 실정이다.

사고년도 국적 함명 선력(년)
(사고당시)
구분 사고원인 침몰
여부
비고
1차 2차
2000 러시아 KURSK 6 수중함 폭발 O 141명사망
2008 러시아 NERPA 취역 전(시운전) 수중함 장비오작동 X 20명사망
2013 인도 SINDHURAKSHAK 16 수중함 화재 폭발 O 18명사망
2017 아르헨티나 SAN JUAN 32 수중함 폭발 O 승조원 전원(44명)사망
2019 러시아 LOSHARIK 16 수중함 폭발 화재 X 14명사망
2020 미국 BONHOMME 23 수중함 폭발 화재 X 수리비용 3.7조 추산
2021 인도네시아 NANGGALA 40 수중함 폭발(추정) O 승조원 전원(53명) 사망
2021 이란 KHARG 37 수상함 화재 O -

2000년대 이후 주요 함정 사고사례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 함정센터는 함정 감항인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2021년「함정 감항인증 기준 및 법 제도 수립방안」연구를 통해 함정 표준감항인증 기준과 법ㆍ제도에 대한 기초를 마련하였다.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발생한 수중함 사고사례 분석을 통해 현대화된 해군 무기체계에서도 여전히 화재/폭발, 침수/침몰 등 대형 안전사고가 지속 발생하고 있음을 식별하였고, 수중함 안전율을 정량적으로 도출해내어 함정 감항인증제도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사진함정인증법(안) (가칭)

또한,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국의 함정 감항인증 제도(법ㆍ제도 및 조직, 인증분야 및 기준 등)와 국내 함정 표준감항인증 기준 후보(안) 연구를 통해 국내 표준감항인증 기준으로써 NATO 수상함/수중함 설계기준이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성과를 도출하였고, 국내 함정 감항인증 조직 및 관련 법ㆍ제도(안)을 제안하였다. 2022년 현재 후속연구로 「함정 표준감항인증기준 수립 및 사업영향성 연구」를 수행중이다.

사진「2021 함정 감항인증 기준 및 법 제도 수립방안」연구 관련 사진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의 국제함정안전협회 가입

2004년 NATO 전문가팀은 수상함의 안전을 확보하고 공신력있는 설계기준을 확립하기 위하여 NATO 수상함설계기준(Naval Surfaceship Code, NSC) 개발에 착수하였다. 이후 2008년에 이르러, 함정안전기준을 수립하고 유지 및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문기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국제함정안전협회(International Naval Safety Association, INSA)가 발족되었다.

사진’22 INSA 연례회의 사진(좌, 우)

방사청과 기품원은 국산함정의 국제적 수준의 안전성 확보와 수출경쟁력 및 대외 신뢰도 향상 등을 위해 INSA 가입 및 NATO 수상함/수중함 기준 확보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올해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22 INSA 연례회의에 참관국 자격으로 초청받아 참가하였고, 최종적으로 INSA 가입을 승인받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사진INSA 회원국(기관)
사진INSA 회의(우)

INSA의 주 임무는 함정의 안전확보 및 발전과 환경보호로써, 각국 해군 및 선급 등으로 구성된 국제기구이다. 주요 회원으로는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 13개국 해군과 8개 선급이 있으며, NATO 수상함/수중함 기준(Naval Surfaceship Code, Naval Submarine Code) 등 함정 공통설계기준을 수립하여 함정 안전과 관련된 기술네트워크 및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NATO 수상함기준(NSC)

NATO 수상함/수중함 코드 국외 활용 현황 및 기대효과

함정에 대한 NATO 수상함/수중함 코드 적용여부는 각국 획득기관 주관으로 결정되며, INSA는 회원국의 NATO 수상함/수중함 코드 활용을 권고 및 장려하고 있다. 이미 영국, 노르웨이, 싱가폴 등 다수의 국외 INSA 가입국에서 신규 함정 건조 및 운용함정에 대해 NATO 수상함/수중함 기준을 활용하고 있다.

INSA 가입을 통해 방사청과 기품원은 2023년부터 INSA 정식 회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으며, NATO 수상함/수중함 기준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국제 수준의 함정 감항인증 기준확보를 통해 국내 함정 표준감항인증 기준 수립 시 활용이 기대된다.

또한, 함정 안전에 대한 국제협회 활동을 통해 타국 해군 및 유관기관과의 인적/기술적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함정 안전 관련 국제적 이슈 및 현안에 대한 기술교류, 함정 감항인증제도 및 표준감항인증 기준 개발ㆍ유지, 함정 안전 관련 기술현안 및 실적 확보 등을 통해 국내 함정무기체계의 안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