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장 환경은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레이더 시스템의 생존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적의 전자지원장비(Electronic Support Measures, ESM)를 통한 레이더 신호의 요격 및 분석 가능성은 레이더 운용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서 저피탐(Low Probability of Intercept, LPI) 레이더가 주목받고 있다. LPI 레이더는 신호의 전파 특성을 최적화해 적의 탐지 및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기술로, 전자전 환경에서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본 기고문에서는 LPI 레이더의 기본 개념부터 구현 에 필요한 핵심기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LPI 레이더의 기본 개념
LPI 정의와 일반 레이더와의 차이
저피탐(LPI) 레이더는 자신의 전파 신호가 적의 전자지원장비에 의해 탐지되는 확률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레이더를 말한다. LPI 레이더 신호의 목적은 적군에 의해 신호가 식별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낮은 피크 전력(peak power), 낮은 신호 대 잡음비(signal-to-noise ratio, SNR), 높은 듀티 사이클(duty cycle), 그리고 큰 대역폭을 가진다[1]. 전통적인 레이더는 높은 출력과 명확한 펄스 구조를 갖추고 있어 전자지원장비에 쉽게 포착된다. 반면 LPI 레이더는 낮은 출력과 불규칙적인 파형을 사용해 신호의 탐지 가능성을 줄임으로써 적의 공격이나 대응을 회피한다. LPI 레이더 신호는 그 특성으로 인해 현대 전자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LPI 레이더의 핵심 개념은 “탐지하되 탐지당하지 않는다” 원칙에 기반한다. 이는 레이더가 목표 탐지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적의 전자전 시스템에 의해 탐지당하지 않도록 설계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LPI 레이더는 적의 전자지원장비보다 더 먼 거리에서 목표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래 표 1은 기존 레이더와 LPI 레이더 주요 특성 비교를 요약하여 나타낸다.
표 1. 기존 레이더와 LPI 레이더 주요 특성 비교
특성 |
기존 레이더 |
LPI 레이더 |
신호 출력 |
높은 출력 |
낮은 출력 |
펄스 구조 |
명확한 펄스 |
불규칙적 파형 |
주파수 패턴 |
단일/고정 주파수 |
주파수 호핑·스펙트럼 확산 |
탐지 확률 |
높음 |
낮음 |
파형 복잡도 |
단순 |
고도화(복합 변조) |
ESM 취약성 |
높음 |
낮음 |
표 1. 기존 레이더와 LPI 레이더 주요 특성 비교
신호 요격 원리와 LPI 회피 메커니즘
전자지원(Electronic Support Measures, ESM)은 적이 발신하는 레이더·통신 등 전자신호를 탐지·식별·위치 추적하는 모든 활동과, 이를 수행하는 장비를 통칭한다. 본 기고문에서는 구분의 명확성을 위해 ESM 활동자체를 요격이라하고, 이를 구현하는 물리적 시스템을 전자지원장비(ESM)로 표기한다. 신호 요격의 핵심 원리는 매우 단순하다. 적 레이더가 송신하는 전자파를 포착하여, 주파수·시간·진폭·변조 특성과 같은 파라미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발신원의 위치, 유형, 작동모드 등을 식별하는 것이다. 전자지원장비는 넓은 주파수 대역을 지속적으로 스캔하면서, 특정 신호가 배경 잡음과 구별되는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기록·분석하여 전술적 의사결정에 활용한다. 문제는 전통적인 레이더의 송신 신호가 상대적으로 고정된 주파수, 규칙적인 펄스 반복간격(Pluse Repetition Interval, PRI), 높은 피크 출력을 가지기 때문에 ESM 장비에 의해 멀리서도 쉽게 탐지된다는 점이다. 이는 레이더 운용자의 위치 노출과 직결되며, 적의 전자공격이나 미사일 유도에 활용될 수 있는 위협요소이다. LPI 레이더는 이러한 위협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다. 신호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주파수 및 시간적 변조를 통해 탐지를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주파수 호핑이나 스펙트럼 확산 기법을 사용해 신호가 특정 주파수대역에 고정되지 않도록 하여 ESM 수신기가 신호를 분리하거나 추적하는 것을 방해한다.
LPI 성능 평가 지표
LPI 성능 평가는 주로 신호대잡음비, 펄스 반복 간격 변화패턴, 주파수 스펙트럼 특성 등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LPI 레이더는 목표 탐지에 필요한 내부 SNR을 유지하면서도, 적의 수신기에서는 낮은 SNR로 인지되도록 설계된다[2]. 또한 불규칙한 펄스반복간격 변화와 넓은 주파수 대역폭, 스펙트럼 확산 기법 등을 활용해 적의 ESM이 신호를 분석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주요 평가요소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딥러닝 기반 LPI 신호 분류 기법이 개발되어 시간-주파수 분석을 통한 신호 특성 분석이 가능해지고 있다[3]. 이는 전자전 환경에서 LPI 신호의 탐지 및 분류 성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기술적 발전으로 평가된다.
LP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
주파수 호핑(Frequency Hopping)
주파수 호핑은 신호를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빠르게 여러 주파수 대역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적의 ESM이 특정 주파수를 고정적으로 감시하는 것을 방지하며, 신호 탐지 및 추적 난이도를 높인다. 현대의 주파수 호핑 시스템은 암호화 기법을 통해 채널 시퀀스를 생성하며, 송신기와 수신기가 사전에 공유한 비밀 키를 활용한다.
스펙트럼 확산(Spread Spectrum)
스펙트럼 확산은 레이더 신호의 주파수 대역폭을 의도적으로 넓혀, 단위 주파수당 전력 밀도를 낮춤으로써 ESM에 의한 탐지를 어렵게 만드는 기법이다. 대역폭이 넓어질수록 동일한 총 송신 전력이라도 각 주파수 구간에서의 전력 밀도가 감소하여 신호가 잡음에 묻혀 버리게 된다. 이로 인해 신호감시장비가 해당 신호를 잡아내기가 훨씬 까다로워 진다. 대표적인 구현 방식으로는 직접 시퀀스 확산(Direct Sequence Spread Spectrum, DSSS)과 주파수 호핑 확산(Frequency Hopping Spread Spectrum, FHSS)이 있다.
펄스 압축(Pulse Compression)
펄스 압축 기술은 넓은 대역폭의 긴 펄스를 송신하여 높은 거리 해상도를 유지하면서도 낮은 피크 전력으로 신호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LPI 레이더의 낮은 출력과 고성능 탐지 요구를 양립시키는 핵심 기술이다. LPI 레이더는 펄스 압축을 통해 레이더 신호의 최대 피크 전력 값은 줄이면서 분해능은 유지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펄스의 주파수 및 위상을 변조하여 신호의 대역폭을 확장시키는 과정이 수반된다. 다양한 변조 방식이 사용되며, 운용 목적과 요구되는 성능에 따라 선택된다.
능동위상배열과 디지털 빔포밍 기술
LPI 레이더는 출력 전력을 의도적으로 낮추어 운용하므로, 제한된 에너지로 최대한의 탐지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빔포밍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이를 위해 능동위상배열과 디지털 빔포밍 기술이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능동위상배열과 디지털 빔포밍 기술의 결합은 저전력 운용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탐지 성능을 유지하게 해준다. 능동위상배열은 각 안테나 요소에 독립적인 송수신 모듈을 장착하여 위상과 진폭을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고, 빔 패턴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다중 빔을 동시에 운용함으로써, 적 ESM이 신호 특성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디지털 빔포밍기술은 빔 패턴을 실시간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 표적 추적과 탐지 우선순위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랜덤화 파형 설계
랜덤화 파형 설계는 파형의 시간, 주파수, 진폭을 무작위화하여 패턴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설계 기법이다. 이는 ESM 장비가 신호를 패턴으로 인식해 탐지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최근에는 AI 기반 실시간 파형 설계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LPI 파형을 설계하고 변조함으로써 탐지 회피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LPI 구현 핵심 기술 및 특징
아래 표 2에 앞서 설명한 LIP 구현 핵심 기술의 주요 기능과 기대효과를 요약하여 정리하여 나타내었다.
표 2. LPI 구현 핵심 기술 및 특징
기술 |
주요 기능 |
기대효과 |
주파수 호핑 |
일정 간격 무작위 주파수 전환 |
특정 주파수 감시 회피, 추적난이도 증가 |
스펙트럼 확산 |
DSSS, FHSS로 대역폭 확장 |
전력 밀도 감소, 노이즈와 유사 신호 생성 |
펄스 압축 |
긴 펄스 송신 후 압축 처리 |
낮은 피크 전력, 고해상도 거리 탐지 유리 |
빔포밍 |
능동 위상 배열·디지털 빔포밍 |
출력 집중, 탐지 거리 확보 |
랜덤화 파형설계 |
시간·주파수·진폭·무작위 변조 |
패턴 예측 불가능, 탐지 회피 강화 |
표 2. LPI 구현 핵심 기술 및 특징
LPI 기술의 한계와 대응 기술
ESM 수신기 성능 향상에 따른 탐지 가능성
최근 ESM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LPI 신호도 일정 수준 이상 탐지가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딥러닝 기반 신호 분류 기법의 발전으로 LPI 신호의 변조 방식을 분류하는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 시간-주파수 분석(TFA)을 통해 신호를 시간-주파수 이미지(TFI)로 변환 후 CNN 기반 딥러닝 모델을 활용하는 방법이 기존 푸리에 변환 기반 방법보다 높은 신호 분류 성능을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복잡한 변조 방식과 AI 기반 신호 난독화 기법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임의로 탐지된 LPI 신호를 모의하기 위한 신호 생성 기술이 개발되어 실전적 전자전 환경을 반영한 대응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3].
레이더 성능과 LPI 특성 간의 트레이드오프
LPI를 위해 신호 출력 감소 및 신호 복잡화가 진행될수록 목표 탐지 거리와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한다. 특히 펄스 압축 비율의 증가는 요격 수신기가 LPI 레이더 전송 신호를 수신하기 어렵게 만들지만, 동시에 레이더 자체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지적 주파수 전송과 전력 할당 기반 최적화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이는 목표 탐지 성능 최적화와 LPI 특성을 균형있게 조절하여 임무 목적과 위협 환경에 맞는 균형점을 설정할 수 있게 한다[4].
전자전 대응 시스템(EA, ECM)과의 연계 필요성
LPI 기술은 단독으로도 레이더의 생존성을 높이지만, 전자공격(Electronic Attack, EA) 및 전자대응(Electronic Counter Measures, ECM) 시스템과 통합 운용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적이 수행하는 전자전 공격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전자기 스펙트럼 환경을 지속적으로 감시·분석하는 능력은 LPI 특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현대전에서는 레이더, 통신, 전자전 자산이 단일 네트워크로 연동되어 센서 간 정보 공유와 위협 분석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이를 위해 LPI 레이더는 전자지원, 전자보호, 전자공격과 같은 전자전 기능과 긴밀히 연계된다. 결국, LPI 레이더와 전자공격, 전자대응 시스템의 연계는 단순한 기능 결합이 아니라 전자전 환경 전반을 통제하는 종합적 전투 체계의 일부로 봐야 한다. 이를 통해 전장 환경에서 레이더의 노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아군의 탐지·추적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
향후 발전 방향
AI 기반 파형 설계 및 실시간 변조
AI 기술은 LPI 레이더의 차세대 핵심 발전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전장 환경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LPI 파형을 설계하고, 주파수·위상·대역폭 등을 변조하여 탐지 회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강화학습 기반의 파형 선택 기술은 불확실성이 높은 전장 환경에서 레이더 운용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 연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다중 플랫폼·다중 센서 융합
차세대 LPI 레이더의 성능 향상은 단일 센서의 한계를 넘어 다중 플랫폼과 다중 센서 융합 기술을 통해 구현될 전망이다. 레이더 신호뿐 아니라 광학, 적외선, 통신, 전자정보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융합함으로써, 전장 상황을 보다 정밀하게 재구성하고, 이를 LPI 운용 전략에 반영할 수 있다. 이러한 다중 플랫폼·다중 센서 융합 체계는 단순히 탐지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전자전·지휘통제·정찰 체계와의 유기적 연동을 통해 미래 합동작전의 핵심 감시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LPI 레이더 기술은 현대 전자전 환경에서 레이더 생존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 기술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낮은 탐지 확률과 뛰어난 표적 탐지 성능의 양립을 위해 다양한 파형 설계 및 신호 처리 기법이 발전해 왔으며, 다양한 군용 레이더 시스템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딥러닝 기반 신호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LPI 신호도 점차 탐지 가능해지고 있어, AI 기반 적응적 파형 설계와 인지 레이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강화학습을 활용한 실시간 파형 최적화와 다중 센서 융합 기술이 차세대 LPI 기술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 분야에서는 LPI 레이더 기술 발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며, 특히 AI, 다중 플랫폼·다중 센서 융합 등 미래 핵심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차세대 LPI 시스템 개발에 전략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전자전 환경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국가 안보를 위한 핵심 역량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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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종현, “변화 지점 탐지 기반 저피탐 레이더 신호 탐지 및 제원 추정에 관한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부산대학교 대학원, 2023.
- 이시호, “저피탐 레이더 신호검출 및 제원추정”, 국내석사학위논문 한양대학교 대학원, 2024.
- 김준섭, “임의 탐지된 LPI 신호의 분류를 위한 딥러닝 모델 분석”, 한국전자파학회논문지, 제35권, 제3호, 2024.
- 송영, “인지형 주파수 전송과 전력 할당의 공동 최적화를 통한 LPI 레이더 표적 탐지 성능 향상”, Signal Processing, 202권,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