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선정 도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개정증보판)
- 지은이: 대니얼 코일
- 옮긴이: 박지훈‧박선령
- 펴낸곳: 웅진지식하우스
- 발행일: 2022년 11월 22일
- 가격: 18,000원
- 면수: 428쪽
- ISBN: 978-89-01-26642-8
최고의 팀은 ‘안전하다’는 감각에서 출발한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 첫 번째 원칙은 ‘소속감’이다. 구성원 누구나 소신껏 의견을 내고, 서슴없이 문제를 제기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 즉 서로가 지속적으로 주고받는 ‘소속 신호’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과거 검색 시장을 두고 다퉜던 구글과 오버추어의 일화가 이를 잘 대변한다. 당시 오버추어는 자금력 등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었으나 관료주의 시스템과 경직된 소통에 발목이 잡혔다. 반면 구글 구성원들은 언제든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에 몰두했다.
“구글이 승리한 이유는 더 영리해서가 아니었다.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p.40
국방 품질 현장도 다르지 않다. 장병들이 군수품을 다루며 감지한 미세한 이상 징후나 정비 과정의 반복적인 결함이 투명하게 공유되지 못하면, 문제는 조직 내부에 고스란히 쌓인다. 현장의 목소리를 단순한 ‘불만’이나 ‘책임 추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순간, 정보의 흐름은 단절되고 대응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기품원의 대군지원활동 역시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안전하게 이끌어내어 신속한 품질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약점을 감추지 않을 때, 타개책은 선명해진다
앞선 ‘안전한 환경’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면, 두 번째 문화 코드인 ‘취약성을 드러내는 협동’은 그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돌파구가 된다.
흔히 전문 조직일수록 약점이나 실패를 감추는 것을 능력으로 여긴다. 하지만 책은 정반대의 해답을 내놓는다. 본능적으로 숨기고 싶은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는 작은 용기가 도리어 ‘취약성의 고리’를 형성해 강력한 팀워크를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취약성을 숨기려 들지만, 정작 취약성을 드러내는 행동은 신뢰를 높이고 협동을 형성하는 통로가 된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p.131
여러 기관의 입장이 얽힌 국방 품질 문제에도 이 원리가 적용된다. 야전에서 장비 결함이 발생했을 때, 군은 운용 환경을, 방산업체는 설계·생산 공정을, 기품원은 품질과 기술적 원인을 각각 들여다본다. 이때 각자가 자신의 영역만 방어하려 든다면 문제는 기관 사이를 겉돌 뿐이다. 반대로 ‘누구의 과실인가’를 따지기보다 ‘무엇을 함께 고쳐야 하는가’라는 질문 아래 서로의 빈틈을 투명하게 공유할 때, 흩어진 정보가 모여 비로소 온전한 해결책이 된다.
실제로 기품원은 현장에서 이 같은 ‘문제 중심 협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6월 실시한 서북도서 대군근접지원활동이 대표적이다. 과거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품원과 군 정비부대, 방산기업 전문 인력 약 40명이 통합지원팀을 꾸려 현장 점검부터 애로사항 청취까지 원스톱으로 완수했다.
결국 현장에서 마주하는 위기 앞에서는 소속 기관의 명함보다, 함께 풀어야 할 단 하나의 문제가 우선이다. 최고의 협업은 각자의 고유한 역할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그 경계를 기꺼이 허물고 머리를 맞대는 유연함에서 시작된다.
단일한 목표가 부서 이기주의를 무너뜨린다
세 번째 코드는 ‘공통의 비전’이다. 뛰어난 인재들을 한 공간에 모아둔다고 저절로 팀이 되지는 않는다. 구성원 모두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뚜력하게 공유할 때 강력한 추진력이 생긴다.
“동기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방식으로 소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당신의 현주소는 여기고, 당신이 가고 싶은 곳은 저기다.’ 이렇게 공유한 미래는 목표가 될 수 있고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p.198
일하고자 하는 동기와 목표는 끊임없는 소통으로 만들어진다. 여러 기관이 얽힌 협업도 마찬가지다. 기품원은 품질을, 군은 전투력을, 방산업체는 기술과 생산을 먼저 생각한다. 이처럼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면 정보와 결정이 부서 안에만 갇히는 ‘사일로(Silo)’가 생기기 쉽다. 하지만 ‘현장의 문제를 가장 빨리 해결해 장비를 고친다’는 단 하나의 목표로 뭉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게 어느 부서 책임인가?”를 따지는 대신, 당장 필요한 정보와 전문가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기품원 역시 군과 방산업체를 잇는 다리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문제에 따라 지자체나 대학, 연구기관까지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다. 반드시 모든 기관이 한 공간에 모여야만 협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제가 터졌을 때 즉각 연락을 주고받으며, ‘해결’이라는 한 방향으로 함께 달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야전에서 나온 작은 불만이 기관의 장벽을 넘어 빠른 해결책으로 바뀌는 순간, 국방 품질은 각 조직의 업무를 뛰어넘은 진정한 ‘원팀’의 성과가 될 것이다.
[Epilogue Interview] 신뢰를 넘어, 지속가능한 방산 생태계를 만드는 사람들
탁월한 협업은 개개인의 스펙이 아닌, 서로를 대하는 방식과 태도에서 비롯된다. 야전의 복잡다단한 품질 문제 역시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풀기 어렵다. 지휘정찰 분야 군수품의 사용자 불만 처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군기술지원실 이승철 선임연구원에게 ‘원팀 국방 품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Q. 여러 주체가 얽힌 품질이나 운용상의 문제를 풀 때,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핵심 요건은 무엇인가요?
A. “문제 발생 초기,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누구의 책임 또는 과실인가?’에 초점을 두며 서로 약점이나 실패를 감추는 벽을 쌓는 것보다는, 현상과 원인을 신속하게 공유하며 담당자들이 상호 연결되어야 합니다. 결국 문제 해결의 속도와 결과의 질은 뛰어난 개인 역량에 따라 결정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들이 얼마나 즉각적으로 각자의 역할에 따라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며 뭉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Q. 기품원을 비롯해 군, 업체가 진정한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려면 앞으로 어떤 조직문화가 필요할까요?
A. “각자의 소속과 역할은 다르지만, ‘장병이 믿고 쓸 수 있는 완벽한 군수품을 제공한다’는 지향점은 동일합니다. 소속 기관 또는 부서의 입장에 앞서 공동의 목표를 우선으로 삼고, 개선점과 시행착오까지도 투명하게 함께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기품원 역시 기관과 업체의 전문가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최적의 해답을 함께 찾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원팀이란 각자의 ‘사일로(Silo, 부서 이기주의)’ 안에서 안도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과업 앞에서 그 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