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전지 안전성 개선을 목적으로 출범한 ‘품질협의체’는 3년 차를 맞아 안정적인 운영 단계에 들어섰다. 이날 간담회는 품질협의체 위원과 자문위원,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인사말을 시작으로 1부 ‘리튬전지 품질협의체 추진성과 및 '26년 사업 추진계획’, 2부 ‘2026년 기품원 전지류 안전성 개선 확대사업 추진계획’ 발표에 이어, 마무리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정택진 전 센터장(현 수석연구원)은 인사말을 통해 “실무진과 기초조사팀의 긴밀한 협조가 지금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평가하며, “설비 개선과 물질적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한층 고도화된 품질 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1·2차 전지 기술의 장기적 안정화와 표준화를 위해 민·관·군의 지속적인 협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책임 규명에서 기술 개선으로, 전지 안전 패러다임 전환”
리튬전지 품질협의체 추진성과 및 '26년 사업 추진계획
조유습 국방기술품질원 지휘정찰개발품질팀장
1부 발표를 맡은 조유습 팀장은 과거 발생했던 리튬전지 화재 및 폭발 사고 사례를 되짚으며 발표를 시작했다. 2019년 육군 제1종합보급창 화재와 2024년 아리셀 화재 사고를 언급한 뒤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며, “책임 소재를 따지는 데에 그쳤던 과거의 구조에서 벗어나, 원천적인 기술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지 폭발의 원인을 ▲전지의 화학적 특성 ▲제조 및 취급 불량 ▲국방 규격의 불안전성 ▲관련 정책의 한계 네 가지로 진단했다. 과거 성능(ROC) 극대화를 위해 활물질 양을 과도하게 늘린 점이 내부 압력을 높여 사고로 이어졌음을 지적하며, 기품원 주도로 추진된 폭발 방지 회로 개발 및 탑재, 에너지 밀도 최적화 등의 개선 성과를 소개했다.
조유습 팀장은 “새로운 셀은 기존 대비 내부 압력이 28% 낮아졌음에도 실제 운용 성능은 오히려 향상됐고, 2020년 기술 적용 이후 현재까지 폭발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KCTC 등 야전 시험에서도 200개 이상의 샘플을 통해 성능을 충분히 검증했다”고 전했다. 향후 2026년에는 전류 소모가 큰 전지를 중심으로 안전 셀 적용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지 단일화와 함께 개발단계부터 기품원의 기술 검토를 거치는 시스템을 안착시킬 계획이다.
“전지 세대교체와 품질보증 고도화, 실전 적용을 향해”
'26년 기품원 전지류 안전성 개선 확대사업 추진계획
손준호 비츠로셀 연구소 차장
2부에서는 손준호 차장이 단위 전지의 세대 교체와 품질보증 강화 방안, 그리고 실전 배치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군용 전지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BA-6001K’ 전지를 안전성이 대폭 강화된 ‘BA-6002K’ 전지로 전환하고, 이를 차세대 주요 장비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2년 ‘BA-703K’를 시작으로 추진된 전지 개선 사업은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왔으며, 올해는 ‘BA-300K’ 단계에 진입했다. 손준호 차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부품 교체를 넘어, 군용 전지의 안전 규격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작업”이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품질보증을 위한 시험 평가는 핵심 변화로 주목된다. 실제 양산 환경과 유사한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기준을 대폭 상향했다. “기존 로트(Lot)당 8팩이었던 시험 수량을 31팩으로 확대하고, 환경 및 역량 시험 항목 역시 전반적으로 늘려 평가의 객관성을 높였다”며, “이를 통해 야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츠로셀은 올해 12월까지 기술변경을 완료하고, 2027년 6월 이후 계약되는 품목부터 개선된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전지 표준화와 전주기 안전관리 체계 강화
질의응답에서는 기술 개선을 비롯해, 실전 운용 환경에서의 효율성과 정책적 보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군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품 단일화는 수요군의 관리 편의와 안전 규격 상향을 위한 필수 과제로 다뤄졌다. 다만 리튬전지가 방산 물자에서 일반 물자로 전환되며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엄격한 기술 기준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전지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안전성 강화 대책도 구체화됐다. 비츠로셀 측은 “사용 후 방전된 상태에서도 리튬과 전해액이 일정량 남도록 설계해 화학적 안정성을 높였다”며, “폐전지에 대해서도 로트(Lot)별 온도 순환 시험을 추가해 폐기 단계에서의 사고 가능성까지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질적인 자연 방전 및 성능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보관 시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연도별 정기 점검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전지 표준화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이 국방 안전의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열쇠라는 점에 공감했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빈틈없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군의 전력을 더욱 굳건한 신뢰의 자산으로 뒷받침하려는 민·관·군의 협력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