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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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EDEX(Egypt Defense Expo) 2023을
다녀오다

유도탄약3팀 안대희·표준연구실 정아영 연구원

사진 대외협력실 박성근 선임관리원

최근 지정학적인 위기로 중동·아프리카 대륙의 안보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집트 또한 내수시장 확대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분쟁 증가로 국방 예산을 매년 늘리고 있다.
특히 이집트는 주변국의 방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8년부터 EDEX(Egypt Defense Expo)를 열고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첨단 기술을 전시하고 있으며, 올해 전시는 12월 4일부터 7일까지 성황리에 개최됐다.
본 기고자는 이번 전시회 참관으로 글로벌 방산업체의 최신기술 개발 동향을 습득하였으며, 중동·아프리카 군 관계자 및 방산업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KAI 등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 마케팅 노력도 살펴보았다.

EDEX 2023이란?

2023년 12월 4일부터 7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 방위산업 전시회(EDEX, Egypt Defense Expo 2023)’는 2년 주기로 개최되는 이집트 최대 규모의 국제 방산전시회로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이집트 국방부·방산물자청·국영 아랍산업화기구(AO, Arab Organization for Industrialization)가 공식후원하며, 약 400개 이상의 방위산업체들이 참석한다.

사진 1. EDEX 2023 브로슈어

이번 전시는 이집트 뉴카이로 지역의 이집트 국제 전시센터(Egypt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re)에서 진행됐으며, 42개국의 전시관이 홀 3개에 마련되어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다. 특히 부대행사로 기획된 이집트 군악 행진은 많은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으며, 야외 전시장에도 다양한 기동·항공 무기체계를 전시하여 주목을 받았다.

사진 2. EDEX 2023 전경
사진 3. EDEX 2023 전시장 입구

EDEX를 참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한 신청이 필요하며, 등록이 승인된 이후 출입증을 직접 인쇄해서 지니고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다(모바일 QR코드도 입장 가능). 전시장 내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인쇄해온 출입증을 전시회에서 제공하는 명찰에 넣어 목에 걸고 다녀야 하고, 카메라 사용을 위해서는 전시회 입장 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전시홀을 출입할 때마다 출입증과 가방(보안검색대)을 확인하는 등 보안이 매우 엄격하다.

EDEX 2023 참관 내용

국외업체(1) : AMSTONE

사진 4. AMSTONE社의 H12 POSEIDON

전 세계적으로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많은 방산업체가 드론 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직접 개발이 아닌 드론기술을 가진 업체와 협업하여 드론체계를 개발하는 방법을 택한 곳도 있다. 바로 이집트의 AMSTONE社와 키프로스의 Swarmly Aero社가 협력하여 개발한 ‘H12 POSEIDON’이 그 예이다.

해당 드론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차세대 드론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상뿐만 아니라 해상작전에 특화 설계된 드론이며, 표적탐지뿐만 아니라 통신 중계의 역할도 하는 다기능 드론이다. 창과 방패의 관계처럼 드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안티드론 기술도 진보하고 있는데, H12 POSEIDON에도 안티드론에 대비한 진보된 기술이 적용되었다. 구체적으로 RF(Radio Frequency) 재밍에 의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교란에 대비한 완벽한 솔루션을 적용했으며, 외부 요인에 의해 회로 및 기체 손상이 발생하면 즉시 기체가 출발지점으로 복귀하여 기체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었다고 한다.

H12 POSEIDON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안티드론 기술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 기술 또한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기술 경쟁으로 인해 성장할 드론 산업이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국외업체(2) : DIEHL Defence

사진 5. DEIHL Defense社의 LIBELLE

독일에 본사를 둔 DIEHL Defence社(이하 DIEHL)는 기술혁신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방위산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업체다. 전시장에는 DIEHL社에서 생산하고 있는 유도미사일, 방공시스템, 탄약뿐만 아니라 현재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제품은 ‘LIBELLE’이라고 불리는 드론형 Anti-Tank-System이다. 유도미사일이 드론으로 진화된 형태로 기존의 유도미사일과 달리 드론에 달린 카메라를 활용해 유·무인으로 더욱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통해 드론이 전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음을 확인하였으며, DIEHL社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드론을 응용한 차세대 Anti-Tank-System을 개발하였다. DIEHL社 관계자는 ”드론은 높은 정밀도와 다양한 활용도를 바탕으로 전투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군사작전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일 것”이라며, “미래 전장에서 드론은 더욱 혁신적으로 활용될 것”이라 전망했다.

국외업체(3) : MBDA

사진 6. MBDA社의 AKERON MP

MBDA社는 프랑스·이탈리아·영국의 미사일을 전문으로 하는 방산업체의 합병으로 2001년 설립된 후 2006년 독일의 LFK社를 인수하여 현재의 회사가 되었다. 미사일 전문업체답게 전시장에는 지대지, 공대공, 함대함 미사일과 이러한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중 눈에 띈 무기는 대전차 미사일인 ‘AKERON MP’로 우리군에서 운용 중인 현궁과 유사하게 탄과 발사대로 구성된 체계다. 다만 AKERON MP는 5세대 대전차 미사일로 현궁이 3세대 대전차 미사일인 것을 고려하면 세대 차이에 따른 기능 및 성능의 차이가 존재한다.

MBDA社 관계자는 AKERON MP가 네트워크 연결로 사수의 시야에 목표물이 보이지 않더라도 관측장비와의 연계를 통해 장애물 너머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격모드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모든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적을 타격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드론과 같은 무인기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지를 질문하였는데, AKERON MP는 UAV(Unmanned Aerial Vehicle)와 통합하여 운영할 수 있어 현재의 작전 요구사항뿐만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미래의 작전 요구사항까지 고려한 설계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무인기의 확장성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업체(1)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진 7.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과 K10(이집트 수출 모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사막 지형에 맞춰 모래색으로 도장된 K9 자주포 및 K10 탄약운반차, 레드백, 천검, 천무 등을 앞세워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특히 이집트 요구사항에 따라 국산 엔진을 장착하는 등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이집트 수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점이 돋보였다.

한편, 이집트 방산물자부장관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시장을 방문해 전시된 무기를 둘러보며 높은 수준의 기술력에 대해 극찬했다며 하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국내업체(2) :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진 8. KAI 전시장

올해 EDEX에 처음으로 참가한 KAI는 FA-50, KF-21과 현재 연구개발 중인 고고도 정찰용 무인기를 선보였다. 특히 FA-50에 관한 관심이 높아 보였으며, 이를 토대로 중동 및 아프리카에 수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다만, 무인기에 관한 관심은 비교적 낮아 보였는데, 이는 중동 및 아프리카 군이 비싸고 좋은 성능의 무인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소모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업체(3) : 풍산

사진 9. 풍산 전시장

풍산은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탄약투하 드론 및 다양한 군용 탄약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풍산 관계자는 이집트가 K9 자주포를 도입함에 따라 풍산의 155mm 탄약도 함께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방산업체들이 협력해서 수출을 달성한 모범 사례로, 앞으로 이러한 방식을 통한 수출이 확대되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현재 이집트 및 주변국들이 군사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이에 발맞춘 전략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정부 차원에서의 수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들을 수 있었다.

국내업체(4) : LIG넥스원

사진 10. LIG넥스원 전시장

LIG넥스원은 대전차 유도미사일 현궁,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FA-50 AESA 레이더 등을 전시하여 자사의 첨단 기술을 홍보하고 있었다. 또한, 수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집트의 요구사항을 식별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집트 정부를 포함한 현지 방산업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EDEX 2023을 통해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을 위한 노력과 전 세계적으로 무인기 시장이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미래의 전장환경을 고려한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우수한 기술력을 홍보하고 있었는데, 특히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솔루션 개발과 다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국제 전시회 참가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무인기 시장의 확장성에 대해서도 주목할만한 점이 있었다. 최근 전쟁의 사례처럼 무인기는 전장에서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나아가 미래 전장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회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다양한 무인기가 전시되었으며, 다른 체계와의 결합을 통한 기존 무기체계 운용의 확장성에 관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EDEX 2023 전시회와 전시 내용을 충실히 담은 본 기고가 전시회 간접 체험 및 국내외 방산기술 동향 파악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