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하늘 위의 창과 방패의 대결,
국지방공레이더
글 지휘정찰2팀 김도영 선임연구원
레이더는 전파를 이용하여 대상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감지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으로, 전파를 송신하여 물체에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전파를 수신 및 분석하며 이를 통해 적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레이더는 전투 과정에서 적의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할 기회를 제공하며, 전략적인 운용으로 전투 상황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본 기고에서는 현재 대한민국 국군에서 운용 중인 국지방공레이더(TPS-880K)를 중심으로 레이더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응용 방안까지 소개한다.
레이더(Radio Detection and Ranging, RADAR) 주요 개념
레이더 시스템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 두 가지는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RF)와 레이더 반사 면적(Radar Cross Section, RCS)이다. 두 개념에 대한 설명 및 레이더 시스템에서의 역할은 아래와 같다.
①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RF)
RF는 전파 또는 무선통신에서 사용되는 주파수 대역 및 그의 공학적 측면을 가르킨다. 무선 통신, 레이더, 위성 통신, 무선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데, 전자신호가 안테나라는 장치를 통해 공간으로 방사된다.
군사용 레이더 시스템에서 RF는 보통 주파수 대역이 수 GHz 상당의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자파가 1 초에 수 기가 번 진동하는 파장이다. 레이더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주파수 대역은 용도별, 장비별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별로 사용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군사기밀로 취급되어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RF 기술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신호발생기(Oscillator), 송신부(Transmitter), 수신부(Receiver), 안테나(Antenna) 등 크게 네 종류의 장치들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증폭기, 필터 등의 다양한 장치들이 사용되지만, 본 기고에서는 핵심 부품이라고 생각되는 네 장치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한다.
구분 | 역할 |
---|---|
신호발생기 | 전기적 신호를 사용하여 진동을 발생시킨다. |
안테나 | 전기적 신호을 전자파 형태로 공간으로 방사하며, 비행체에 반사되는 전자파를 받아들인다. |
송신부 | 안테나로 전송할 신호를 생성 및 전달한다. |
수신부 | 안테나를 통해 받아들인 반사된 전자파를 처리한다. |
② 레이더 반사 면적(Radar Cross Section, RCS)
RCS는 전파를 반사시키는 대상물체의 면적을 의미한다. 전파를 완전 반사시키는 구형 물체의 정면 투영 단면적을 기준으로 m2 단위를 갖는데, 쉽게 말해서 큰 물체는 큰 반사면적을, 작은 물체는 작은 반사면적을 갖게 된다, 이를 이용하여 대상물체의 크기와 종류 등을 레이더 시스템에서 판단하게 되며, 대표적인 비행체의 대략적인 RCS 값은 아래와 같다.
비행체 | RCS (m2) |
곤충 | 0.001 |
새 | 0.01 |
드론 | 0.03 |
비행기(전투기, 비스텔스) | 10 |
비행기(전투기, 스텔스) | 0.001 |
비행기(여객기) | 100 |
위와 같이 전파를 반사시키는 비행체의 크기에 따라 대략적인 RCS 값이 비례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반면, 스텔스기의 경우 매우 작은 RCS 값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전파 반사 감쇠 설계 및 전파흡수물질을 사용한 도료 등을 사용한 결과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공군에서 운용중인 F-35 전투기의 경우, 단순히 레이더 반사 면적만 따지고 보면 탁구공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실제 레이더 시스템에서는 반사면적 외에 경로, 속도 및 지형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비행체의 종류를 판단하게 된다.
국지방공레이더(Local Air Defense RADAR)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는 특정 지역에 대한 대공 방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2015년 개발 완료된 체계로, 기존의 저고도탐지레이더 TPS-830K를 대체하여 주로 중·저고도 물체를 탐지하기 위해 운용되고 있다.
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주요 성능으로는 0km 거리 이상에서의 탐지 성능, 0 m2 이하의 RCS 값을 갖는 물체에 대한 탐지 성능, 0개 이상의 비행체에 대한 동시 탐지 성능, 피아식별기능 등이 있으며, 무인기 및 드론 등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현대전의 양상과 맞물려 크게 주목받고 있다.
국지방공레이더는 차량 탑재형 체계로 필요에 따라 진지를 이동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으며, 능동형 전자주사식(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AESA) 위상배열 레이더 방식의 레이더로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를 동시에 송신할 수 있다.
기존의 비능동형 전자주사식(Pass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PESA) 위상배열 레이더가 하나 또는 적은 수의 송수신 모듈(Transmitter and Receiver Module, TRM)을 가지고 단일 주파수를 생성하는 데 반해, AESA 위상배열 레이더는 수십 또는 수백 개 이상의 TRM에서 발생한 다양한 범위의 주파수를 동시에 생성한다. 따라서 더 많은 표적을 동시에 독립적으로 추적할 수 있으며, 그뿐만 아니라 대 전자전 능력 또한 탁월하다.
기존의 유인 전력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의 전쟁 양상과 달리, 현대전은 무인기 및 무인드론 등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 수천만 원짜리 무인 드론이 수백억 원에 상당하는 전차를 파괴하는 등 비대칭적인 전력 교환 형태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대전에 있어서 중·저고도 탐지에 특화된 국지방공레이더는 매우 중요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열상감시장비(Thermal Observation Device, TOD)와 함께 활용한다면 드론을 더 명확히 구분하는 등 대공 방어 전력에 있어서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열상감시장비 (Thermal Observation Device, TOD)
TOD는 물체의 열을 감지하여 영상화하는 장치로, 주로 원거리 감시 및 해안 감시 목적으로 군에서 운용하고 있다. 움직이는 물체에서 발산하는 열을 감지하는 원리인데, 국지방공레이더 운용 개념상 동시에 운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큰 체계이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대전에서는 무인기와 무인 드론 등이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비행체들의 RCS 값은 새와 매우 유사하다. 특히 속도나 경로 등 비행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설정할 경우 레이더 시스템에서는 더욱 새와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인데, TOD는 이러한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조력자가 되어줄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레이더와 TOD 체계의 연동 개념은 아래와 같다.
-
객체 탐지
(레이더) -
위치정보 전송
(레이더→TOD) -
객체 관측 및 판단
(TOD) -
객체 정보 전송
(TOD→레이더)
국방기술품질원은 본 레이더와 TOD와의 연동 개념을 통합사업팀 주관 회의에서 최초로 제시하였으며, 이에 대한 요구수준 및 입증시험 방안에 대한 검토를 수행하였다. 이후 국방기술품질원을 포함한 소요군과 업체 등의 검토를 거친 뒤, 국지방공레이더와 TOD 연동을 위한 형상 변경이 2024년 4월 부로 완료되었다. 현재 국방기술품질원은 국지방공레이더 뿐만 아니라 TOD에 대해서도 품질보증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엄격한 검사를 통과한 제품만 군에 납품되어 운용되고 있다.
레이더 시스템과 항공전력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전에 있어서 무인기와 무인 드론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비대칭적인 전력 교환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저고도 탐지에 최적화된 국지방공레이더와 객체의 형상을 시각화하여 탐지하는 열상감시장비를 연동할 경우 무인기와 무인 드론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