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K-군수품의 고도화와
품질 혁신이 이끄는 변화를 확인하다
제6회 군수품 현장 품질·기술 분임 혁신대회
글 권혜란
사진 차유진
올해 대회에서도 대기업·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 소요군 3개 그룹에서 유의미한 혁신과제를 제출했다. 대상과 금상의 영예를 안은 분임조의 과제를 통해 국방품질을 드높이는 혁신활동의 성과를 살펴본다.
9월 10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제6회 군수품 현장 품질·기술 분임 혁신대회(이하 혁신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엄격한 1차 서류심사를 거쳐 52개 분임조 중 총 13개 분임조가 발표심사에 진출했다. 혁신대회는 대회이기 전에 군수품 생산과 운용 현장에서 국방품질을 책임지는 관계자들이 서로의 노력과 공로를 격려하는 자리이다. 불꽃 튀는 경쟁보다는 지식과 경험을 교류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회로 혁신대회가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올해 대회에서도 대기업·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 소요군 3개 그룹에서 유의미한 혁신과제를 제출했다. 대상과 금상의 영예를 안은 분임조의 과제를 통해 국방품질을 드높이는 혁신활동의 성과를 살펴본다.
대상
- 분임조명 : 동인의 륀케우스
- 과제명 : 경기관총-Ⅱ 열상조준경 조립체 스마트화를 통한 불량률 ‘ZERO’화
㈜동인광학은 권총, 소총, 발칸포 등에 탑재되는 조준경 및 배터리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현재 세계 3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대구경 도트사이트를 생산하여 군수용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동인광학의 분임조인 동인의 륀케우스는 ‘경기관총-Ⅱ 도트사이트 밀폐불량개선’과 ‘경기관총-Ⅱ 경통조립체 초점불량 개선’을 혁신활동 주제로 삼았다. 두 주제 모두 시급성과 효과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자사의 유사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어 파급성 또한 높았다.
혁신활동 결과, 도트사이트 밀폐 불량은 볼트의 밀폐용 오링에 문제가 있을 때 또는 보호렌즈 밀폐용 도료에 틈새가 발생하거나 건조 상태가 불량할 때 발생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분임조는 오링 손상방지용 고무튜브 지그를 활용하고 작업자 의존으로 이뤄지던 기존 도료 도포 작업을 정량 토출기로 제어했으며, 도포 및 건조방법(온도/시간/횟수) 조정 공정을 추가했다.
경통조립체 초점/밀폐 불량은 렌즈마운트와 초점렌즈가 센터링 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센터링용 지그를 활용하여 불량을 개선했다. 또한, 센터링 후 렌즈 밀림 현상은 도료 도포량 및 건조 방법에 변화를 주고 2차 공정을 추가하여 개선했다.
동인의 륀케우스 분임조의 목표는 ‘불량률 제로’. 개선 실적을 살펴보면 도트사이트 밀폐불량률 1.15→0.07%, 경통조립체 초점불량률 0.86→0.00%으로 목표에 근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조준경에서 다수 발생하는 불량을 개선한 만큼 ㈜동인광학의 광학분야 조준경 21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사례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분임조는 생산 및 납기 준수를 통해 고객의 신뢰성 향상에 기여했으며, 이에 따른 연간 절감 예상액은 약 5억 7천만원이다.
㈜동인광학은 수상 소감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군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우리가 만든 조준경을 미군 표준장비로 납품하는 것이 꿈”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금상
- 분임조명 : 무한궤도
- 과제명 : K1전차 자이로스코프 부품 개선을 통한 품질 안정화
현대로템의 무한궤도 분임조는 현대로템 방산선행품질팀과 엠앤씨솔루션 방산품질팀의 합동 분임조로서 국산화 개발된 자이로스코프의 품질 개선을 과제로 삼았다. 자이로스코프(이하 자이로)는 사격 안정화와 명중률에 직결되는 부품으로 K1전차 기동 중에도 포가 흔들리지 않게 조정한다. 수입품 단종으로 자이로가 국산화 개발되었으나, 높은 부품 부적합율로 실패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터라 신속한 품질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분임조는 자이로 조립체의 성능 불량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품질 개선에 필요한 대안을 도출했다. 첫째, 규격(970~1030mV) 미달인 완성차의 출력감도를 개선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이로 단품의 성능을 시험하는 장비에 변화가 필요했다. 수입 자이로와 달리 국산화 자이로의 시험장비에는 직렬저항이 없어 전압분배가 없는 상태로 증폭되어 출력감도(855mv)가 규격에 미달된다. 이에 국산화 자이로의 시험장비 회로도를 변경하고, 단품의 관리 규격값을 855mV에서 1,000mV로 변경했다.
둘째, 시험장비 산포를 개선했다. 성능검사 시 지그 회전 간 커넥터 접촉 불량으로 단선이 발행하여 전압값 출력이 불가능한 문제가 다수 발생했다. 이에 구동 전용 커넥터(클램프 고정식 커넥터)로 사양을 변경하고 터미널과 핀을 압착하여 지그 회전 시 접촉 불량이 발행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성능검사 시 지그와 부품을 고정할 수 없어 발생하는 충격으로 인한 이상 전압은 지그와 부품의 흔들림 관련 부품 공차를 강화하는 등 고정 방법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해결했다.
셋째, 제조 공정을 개선했다. 국산화 자이로 개발 후 작업자의 숙련 부족으로 납땜 불량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출력 영전압의 성능 규격이 미달되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납땜 전문 협력사로 남땜 공정을 이관하여 해당 공정의 불량율과 폐기비용을 제로로 만들었다.
넷째, 부품 개발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이를 위해 복합기능개선팀(CFT)을 구성하여 개발품 합동 품질 확보에 나섰으며, 정성품질을 제고하기 위해 작업자 및 협력사 교육을 실시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71%에 달하던 성능검사 부적합률이 0%로 급감했으며, 생산공정 대기로스 0시간, 실패비용(폐기/수리/재검비용) 0원, 시정조치 0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절감 및 투자금액을 종합하여 약 3억 5천만 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한궤도 분임조의 혁신활동은 분야별(특수공정, 주요장치, 품질시스템, 전문자격)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협력사의 제조공정 품질문제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모범 사례로 꼽혔다.
금상
- 분임조명 : 무한도전
- 과제명 : 관성측정기 성능안정화 개선
㈜마이크로인피니티는 PNT(Positioning, Navigation, Timing) 기술 기반의 항법·데이터링크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항법장치는 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동안 정밀한 데이터를 측정하여 미사일의 항법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관성측정기(IMU: Inertial Measurement Unit)는 3축 자이로센서와 가속도센서로 구성되어 비행 중 유도탄의 각속도와 가속도를 측정하는데, 유도탄이 표적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제공하기에 유도탄 발사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핵심 구성품이다.
하지만 관성측정기의 자이로 바이어스(Bias) 성능이 시간 경과에 따라 변화하여 규격을 벗어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시간 경과에 따른 성능 변화 유형으로 납품 전 검사에서는 불량으로 검출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분임조는 고객만족과 품질향상을 위해 관성측정기의 성능안정화를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았다.
자이로 바이어스의 출력은 캐패시터 용량값으로 결정되는데, 용량값의 변화는 자이로 바이어스 오차를 유발한다. 캐패시터 용량은 PCB 휨, 뒤틀림 등 응력(Stress)과 습기에 의해 값이 변화한다. 분임조는 불량 원인을 추론하기 위해 관성측정기의 제작 공정을 검토했으며, PCB와 기구물 조립 과정 등에서 발생한 잔류 응력이 시간 경과에 따라 센서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응력 풀림(Aging, Annealing)을 위해서는 온도 안정화 공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분임조는 온도 안정화 조건을 탐구하고 공정을 개선하고자 했다. 총 21일간의 시험 결과, 온도 시험 4일 이후 자이로 3축의 바이어스가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시험시제의 로트성과 수량 제한성 등을 고려하여 온도 안정화 시간을 8일로 확대하여 공정에 적용했다. 개선 결과, 해궁의 경우 관성측정기 자이로 바이어스의 변화로 인한 성능 불량이 재발하지 않았다.
무한도전 분임조의 혁신활동은 사전 품질 확보와 품질 안정화로 고객만족을 실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들은 이러한 기술 혁신을 수출용 유도무기사업에 확대 적용하여 K-방산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금상
- 분임조명 : 논스톱
- 과제명 : K9자주포 엔진제어장치 정비공정 개선으로 부적합품률 감소
육군종합정비창은 육군 최대의 지상 장비 정비 부대로 화력장비, 기동장비, 통신전자장비, 특수 무기 등을 정비하고 있다. '세계 최고 디지털 정비창 실현'을 목표로 분임조의 혁신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성과에 따라 특진, 포상금, 상여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논스톱 분임조는 K9 자주포의 전자구성품 중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엔진제어장치 개선을 혁신활동의 주제로 삼았다. 엔진제어장치 고장으로 자주포의 시동이 꺼질 경우, 장비 운용이 불가한 것은 물론 인명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엔진제어장치의 부적합품률은 평균 5.34%로 목표치인 2%보다 3.34%나 초과하여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우선 분임조는 부적합품률이 높은 서보모터 제어, 분사시기 감지, 시동신호 감지를 중점관리항목으로 선정했다. 이어서 SEEK 기법, 블록다이어그램, 특성요인도를 활용하여 ▲서보모터 구동토크 부족 ▲분사시기 감지기 초기위치 오차 ▲시동신호 감지시간 초과를 위험요인으로 도출했다.
'서보모터 구동토크 부족' 문제는 서보모터 구동 방법과 회로카드 성능을 개선하여 구동토크를 향상시켜 해결했다. '분사시기 감지기 초기위치 오차' 문제는 분사시기 감지시기를 엔진전원 인가가 아닌 엔진시동 후 감지하도록 프로그램을 변경하여 극복했다. '시동신호 감지시간 초과' 오류는 엔진제어장치의 시동신호 감지시간을 품질보증요구서(2초)와 부합하도록 변경하여 제거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혁신활동 이후 엔진제어장치의 부적합품률은 평균 0.92%로 목표치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연간 약 9천 6백만 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논스톱 분임조의 혁신과제는 엔진제어장치 성능향상으로 무기체계의 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투장비 가동률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여 자주포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했다는 점도 주요했다. 이번 개선 방안은 MT881 엔진을 장착하여 운용 중인 K10탄약운반차의 엔진제어장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