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현장

전장의 게임체인저 유도무기, 순도 100% 열정으로 이끌어 나갑니다. 유도탄약1팀

권혜란

사진 차유진

최근 진수된 정조대왕함에는 자랑스러운 국산 유도무기들이 탑재되었다. 함대지 미사일과 단거리 대공 미사일인 ‘해궁’ 등이다. 해궁은 유도탄약1팀이 작년 12월에 품질인증사격시험을 마친 무기다. 표적을 끝까지 추적해 명중하는 유도무기. 그 속에는 고도의 과학기술 말고도 연구원들의 진정 어린 혼이 담겨있다. 유도탄약 1팀을 만나 여름보다 뜨거운 마음을 느껴보았다.
introduction

소통과 협력으로 다져진 유도탄약1팀

국방기술품질원 유도탄약1팀을 만나기 위해 달려간 구미. 무더위 속에서도 유도탄약1팀 모두 시원한 미소가 일품이다. 현재 구미와 대구로 근무지가 나뉘어 있어 유도탄약1팀 전원이 모인 건 1년 만이다. 안부와 안녕을 묻는 것도 잠시, 대화는 곧 업무 고민의 해갈로 이어진다. 담당하는 유도무기는 각자 다르지만, 목표는 동일하다. ‘완벽한 품질관리’를 위해 서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그들이다.

유도탄약1팀은 현재 총 17개 체계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팀에서 담당하는 유도무기의 종류는 크게 지상, 공중, 수중, 해상으로 나눌 수 있다. 지상에는 신궁, 현궁, 천궁, 천궁-Ⅱ, 비궁 등이 있고 공중 유도무기에는 중거리 GPS 유도키트(KGGB) 등이 있다. 또 수중 유도무기에서는 범상어, 홍상어, 청상어, 기만기류, 자항기뢰 등을, 해상 유도무기에서는 해궁, 해룡, 해성-I, 비룡 등을 담당한다.

이처럼 유도탄약1팀이 품질관리를 진행하는 유도무기의 종류는 상당하다. 지상, 공중, 해상, 수중 등 국내에서 개발되어 양산하는 거의 모든 유도무기의 품질관리를 유도탄약1팀이 진행하기 때문이다. 유도탄약센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배치된 팀이라도 일손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 과부하나 업무 고충이 생길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동료다. 그래서 이기용 팀장(책임연구원)은 ‘전문적인 소통’을 유도탄약1팀의 핵심으로 꼽는다.

“유도탄약1팀은 품질 문제 등의 이슈가 발생했을 때 내용을 공유하고 가감 없이 의견을 표현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합니다. 회의에서는 국내 논문은 물론 해외 논문까지 찾아보며 열띤 논의를 합니다. 이렇게 여러 팀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유사한 사항에서 팀이 일관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도탄약1팀이 열띤 토의를 하며 젊음을 불사르는 이유입니다.”

신뢰성 높은 무기체계를 위한 품질인증사격시험

유도탄약 1팀에서 빠트릴 수 없는 임무는 품질인증사격시험이다. 총 사업비 3,000억 원 이상의 국내 개발 유도무기는 반드시 품질인증사격시험을 거쳐야 한다. 개발단계에서 구현된 성능이 양산단계에서도 동일하게 구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품질인증사격시험은 유도탄이 정상적으로 발사되어 명중하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중앙조달 군수품의 품질관리를 제외하고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하는 단독 임무이다. 그만큼 연구원들의 높은 업무 집중력이 요구되고 부담감도 적지 않다.

사진중어뢰-II 범상어(출처 : LIG넥스원 제공)
사진중어뢰-II 범상어(출처 : LIG넥스원 제공)

올해 5월, 가장 최근 품질인증사격시험에 성공해서인지 ‘범상어’를 담당하는 성철민 선임연구원의 소감에는 현장감과 더불어 신선함마저 느껴진다.

“범상어 품질인증사격시험 2차 사격 당시 배 멀미 때문에 거의 먹지도 못했는데 범상어가 원하는 지점으로 유도되고 표적을 식별했을 때 속으로 ‘됐다!’라고 쾌재를 외쳤어요. 최종적으로 표적에 명중하는 걸 보니 천근만근이던 몸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했습니다.”

유도탄약1팀은 올해 상반기, 범상어에 대한 시험 이전에 2021년 한 해 동안 2건의 품질인증사격시험을 진행했다. 천궁-II와 해궁이다. 홍석진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천궁-II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의 시작이자 대한민국 최초로 탄도탄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천궁-II 체계의 품질인증사격시험을 준비하면서 팀 전체가 크게 성장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수출이 성사되면서 유도탄약1팀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품질관리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품질관리 에피소드

품질인증사격시험은 끝났어도 품질관리는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유도무기도 양산과정이나 전력화된 이후 야전에서 다양한 품질관리 에피소드들이 발생한다. 대전차 유도무기인 현궁을 담당하고 있는 안만기 책임연구원은 2년 전, 소요군이 현궁 실사격 훈련 시 발생한 비정상적인 비행(오발) 사례를 소개했다.

“실사격 때는 저희가 현장에 없었기에 원인 규명이 어려웠습니다. 소요군과 관련 기관의 조사 내용을 근거로 탄약 오작용 결과 보고 자료를 작성하고 약 6개월간 오작용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장비의 운용적인 측면에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고, 해당 내용을 소요군에 전달해 명중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서보길 선임연구원은 해성-I 품질개선 사례를 입사 이래로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로 꼽았다. 2016년 해군의 실사격 훈련 때, 해성-I이 비행 중 추락했다. 해성-I이 실사격 훈련 결과 100% 명중률을 자랑하던 무기였던 만큼 유관 기관 및 언론의 반응은 어두웠다. 하지만, 빛을 이기는 어둠은 없는 법. 유도탄약1팀은 해성-I이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추락 원인을 밝혔다. 유도탄 발사관 구성품 중 일부가 유도탄 비행에 영향을 준 것이었다.

“원인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오랜 검토 과정을 거쳐 해결책을 찾아내는 등 개선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해성-I 수출 시에도 개선 사항이 반영되어 해성-I의 신뢰성은 해외에서도 입증되었습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한 힘찬 도약

유도탄약1팀의 신입 연구원들은 ‘누군가를 해할 수 있는 무기’를 다룬다는 점에 괴로운 적도 있었다고 한다. 성철민 선임연구원은 노련한 선임답게 ‘전쟁 억제력’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강한 유도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그 자체로 미래에 우리 군이 흘리는 피를 막는 기회가 된다.

“유도무기는 ‘One-Shot Item’입니다. 오랜 기간 저장 후 유도탄을 발사했을 때도 한 번에 발사되어 목표물을 명중시켜야 합니다. 두 번의 기회는 없는 것입니다. 유도무기의 신뢰성이 높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진국방기술품질원 유도탄약1팀 직원들

유도무기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이기용 팀장의 소명 의식과 책임감은 남다르다. 유도무기 품질관리의 키워드인 전문성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있을 정도다.

“현재는 한 사람이 1개 또는 여러 개의 무기체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팀원 한 사람이 유도무기에 대하여 기술적으로 모든 것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유도탄약1팀은 각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갈 계획입니다. 체계 파트, 탐색기 파트, 신관/탄두 파트, 추진기관 파트로 분류하여 품질관리, 대군기술지원, 형상통제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구상 중입니다. 예로 들면 탐색기 파트의 담당자는 모든 유도무기의 탐색기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전문성 제고는 물론 각 유도무기 탐색기 품질개선 등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기용 팀장은 유도탄약1팀의 뱡향성과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고견을 아끼지 않았다. 확고한 그의 눈빛에서 모든 팀원이 입을 모아 수장의 책임감과 능력을 칭찬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유도무기체계에는 ‘발사 후 망각(Fire And Forget) 방식’이라는 용어가 있다. 쉽게 풀이하자면 발사(Fire) 후 미사일을 잊어도(Forget) 알아서 표적에 명중한다는 말이다. 표적을 향해 날린 미사일은 잊어도 우리가 끝내 망각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사람의 노력’이다. 순수한 열정과 자부심을 연료로 삼아 추진력을 얻는 유도탄약1팀. 그들은 지금도 혁신적인 시도와 잊히지 않는 노력으로 자주국방의 시대를 열어가는 중이다.

* 장소제공 : 카페둑

유도탄약1팀 구성원 소개

이기용 팀장

2020년부터 유도무기팀의 팀장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유도무기의 개발, 양산, 운용유지 단계를 아우르는 유도무기 전문센터를 만들어 보는 것이 꿈입니다.

서정화 책임연구원

공중 유도무기인 중거리GPS유도키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랜 품질보증 경험을 통해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만기 책임연구원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현궁)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궁과 더불어 유도무기 품보활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재현 선임연구원

2012년 국방기술품질원에 입사한 이후 유도무기 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도무기 담당부서가 날로 커지고 있는 방위사업청 및 국방과학연구소처럼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유도무기 담당인 저희 1팀이 센터 차원으로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희진 선임연구원

학부 전공은 전자공학, 대학원 전공은 탐색기 및 레이더 신호처리이며 2013년 입사하여 현재 천궁 및 천궁-II 유도무기체계의 작전, 교전통제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 전공을 기반으로 끊임 없는 발전과 노력을 통해 유도무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서보길 선임연구원

해상 유도무기(해성-I, 해룡, 해궁)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팀에 소속된 이래로 해상 유도무기를 꾸준히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해상유도무기 Special One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선진 국방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박세진 선임연구원

천궁 다기능레이더 및 전술지대지유도무기 발사통제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결과만을 위해서 일하지 않고 항상 과정을 즐겁게 여기면서 회사와 저에게 도움이 되는 유도탄약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정영탁 선임연구원

기뢰, 기만기 등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무기체계에 대한 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주국방을 위하여 세계에서 최고의 무기가 제 손으로 품질관리 활동을 통하여 사용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홍석진 선임연구원

천궁-I, 천궁-II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산업공학 박사와 품질관리기술사를 준비하며 품질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언젠가는 품질과 신뢰성에 관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성철민 선임연구원

2015년 9월 입사해 현재는 수중유도무기 어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팀은 업무는 프로처럼 하고, 마음은 가족처럼 함께합니다. 자유로운 토의가 가능한 팀에 있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양승협 선임연구원

2.75인치 유도로켓(비궁) 및 130mm 유도로켓(비룡) 체계와 관련한 품질경영 및 대내/외 기술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작게는 품질경영 담당직원으로서 발전하고, 크게는 소요군의 전력 유지를 통한 국방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이상훈 연구원

성철민 선임연구원과 함께 수중유도무기 중 어뢰체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소요군에게 우리 국방기술품질원이 정부품질관리활동을 수행한 무기체계는 믿고 쓸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박세혁 연구원

해상 유도무기(해성-Ⅰ, 해룡, 해궁)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배울 게 많은 후배의 입장이지만, 언젠가는 후배들이 존경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신동기 연구원

수중 유도무기 중 자항기뢰, 기만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팀 내에서 막내를 맡고 있습니다. ‘하루에 하나라도 알고 집에 가자’라는 생각으로 업무를 수행 중이며, 내 한몫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윤정 청년인턴

청년인턴으로서 행정업무, 부서 자체 교육과제 등을 수행하며 조직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