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품질연구회(DQS)가 전하는 품질 인사이트

DQS 매거진

품질 4.0 시대와 명품의 차원

2022. 03. 02

글.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교수(前 한국품질경영학회장) 김연성 교수

전략적 변곡점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느냐가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 그 시점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경영자의 몫이다. 품질 4.0 시대를 맞아 발견으로서의 품질의 개념과 새로운 품질 차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명품의 특성에도 이제 품질 4.0의 개념과 새로운 품질 차원을 적용하는 전략적 빗장 열기가 필요한데 파부침주의 각오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전략적 변곡점

인텔의 회장을 역임한 앤디 글로브는 “모든 사업영역에서는 특정한 트렌드가 개별 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s)’이 도래”한다“면서, 이 시점에 “회사가 올바르게 대응하면 비즈니스는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고, 잘못 대응하게 되면 비즈니스는 쇠락하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모든 사업영역에서는 특정한 트렌드가 개별 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변곡점(SIPs : Strategic Inflection Points)'이 도래한다..."

인텔의 전 회장 앤디 그로브

그림 1. 전략적 변곡점에서 전략의 중요성

헬라어로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는 두 가지 의미로 구분된다. 하나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시간’이란 뜻의 카이로스(Kairos)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을 뜻하는 크로노스(Chronos)이다.

전략적 변곡점은 ‘크로노스적 시간’의 흐름 가운데 모든 것을 바꿀만한 매우 중요한 변화의 시간인 ‘카이로스적 시간’을 의미한다. 즉, 한순간의 구체적인 사건 속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 것으로 그 찰나는 기존에 익숙했던 경쟁구조와 방식이 해체되고 새로운 균형이 등장하는 지점을 의미한다.

조직은 전략적 변곡점을 거치면서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카이로스적 시간인 전략적 변곡점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위대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은 그 운명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대개는 나중에야 그때가 전략적 변곡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사전적으로 이를 감지하고 판단하여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잘하는 경영자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된다.

품질 4.0과 발견으로서의 품질

품질 4.0의 3대 핵심 포인트

기업 경영의 많은 분야가 변화하고 혁신하고 있는 가운데, 품질 분야도 전략적 변곡점에서의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는 혁신을 이루고 있다. 그 근간이 되는 활동 중에 품질혁신을 고려할 수 있으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전환을 반영하는 품질 4.0의 등장이 주목된다.

품질 4.0은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품질경영의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탁월한 품질을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을 접목하는 것이 관건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 경향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단지 기술의 혁신이나 진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고객의 이용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태를 모두 포함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요소를 갖춘 개념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적 방향성을 실천해 나가는 방안으로서 품질 4.0의 핵심 개념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품질 4.0은 기술과 더불어 그 기술의 사용자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세스로 품질을 제품 생산의 초기 단계인 제품 설계에서부터 양산 및 판매 후의 A/S와 고객의 사용 단계까지의 모든 상태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품질 4.0의 3대 핵심 포인트는 예방관리, 대응관리 그리고 품질 문화정착이다.

첫째, 예방관리(Preventive Management)는 제품의 설계에서부터 품질에 대한 이슈를 고려, 생산라인 투입 이전에 사전적으로 예방하는 전향적인 품질관리, 빅데이터 분석과 이를 통한 사전적 대응을 하는 것이다.

둘째, 대응관리(Reactive Management)는 제품이 사용자의 손에 들어간 이후의 품질문제까지 고려하여, 사후 품질관리에 해당된다. 품질 문제 발생 시에 기민한 대처와 지속적인 문제 해결 능력, 문제를 측정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한 지표 설정과 관리, 혁신 기술 도입을 통한 개선, 고객에게 정보전달(교육) 및 소통 등을 포함하는 능동적인 품질관리이다.

셋째, 품질 문화정착(Quality Culture)은 제품의 설계에서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전반적인 활동 기반, 기업 내 품질 전담부서의 역할 강화 및 주도적 문제 해결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품질 4.0은 능동적 개념으로 내포하며 발전하고 있고,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화된 제품과 관리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진전되고 있다.

품질 4.0은 발견으로서의 품질

품질 4.0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설계와 양산 그리고 사용 단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모든 품질을 관리하는 새로운 품질경영 활동이다. 그동안의 품질 활동에 비해 사전적인 예방 관리,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빠르게 조치를 취하는 대응 관리, 그리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의 문화와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 요소가 된다.

이런 점에서 품질이 발견(QaaD, Quality as a Discovery)이 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데이터를 신속하게 발견하고 축적하며, 품질의 근본 원인을 효과적으로 발견하여, 획득한 시사점을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과 비즈니스 혁신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발견하게 하는 활동이 가능한 단계로 발전하게 된다.

표 1. 품질의 개념 진화와 품질 4.0

표 1. 품질의 개념 진화와 품질 4.0
구분 내용 특징
품질 1.0 품질관리 (QC, Quality Control) 검사로서의 품질 (Quality as an Inspection)
품질 2.0 종합적 품질관리(TQC, Total Quality Control) 설계로서의 품질(Quality as a Design)
품질 3.0 종합적 품질경영(TQM, Total Quality Management) 권한위임으로서의 품질 (Quality as an Empowerment)
품질 4.0 디지털 품질경영(DQM, Digital Quality Management) 발견으로서의 품질 (Quality as a Discovery)

명품의 차원

새로운 품질의 차원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정의하고 개념화할 것인지는 새로운 도전 과제이다. 기존의 품질 정의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분석하기 적정하지 않은 새로움의 등장과 이에 대한 고객의 인식과 경험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품질 차원에 관한 기존의 대표적인 연구로는 가빈(Garvin D.)의 상품에 대한 8가지 품질 차원, PZB의 5가지 서비스 품질 차원 등이 있다.

기술의 발전, 기업 및 고객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품질 차원만으로 새로운 제품, 서비스, 고객을 설명하는데 한계점이 있어서, 본(Bohn)은 새로운 10가지 품질 차원을 주장하고 이를 통한 품질 개념을 재조명하였다. 새롭게 제시된 품질 차원에는 가빈이 제시한 5가지 차원 이외에 편의성, 리드타임 또는 대기시간, 개인적 이미지, 고객화, 면대면 상호작용이라는 5가지 차원이 추가되었다.

이처럼 품질 차원에 새로운 내용이 포함되고 있으며, 제품이나 서비스는 이러한 새로운 차원을 중심으로 경쟁한다, 모든 고객들은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품질 차원에 대한 스스로의 선호도를 갖고 있다.

아마존과 같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기업들은 새로운 품질 차원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객의 만족과 지불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품질 차원을 파악하여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며 능력이다.

명품의 특성 차원

‘명품이라기 보다는 품질로 불리길 즐겨했다’는 루이비통의 회장의 명품에 대한 이야기1)에 따르면, 명품은 결국 품질이 탁월한 제품이다. 따라서, 명품의 세계와 품질의 세계는 공존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I prefer to think of luxury as quality"

Bernard Arnault, LVMH Moёt Hennessy Louis Vuitton

품질 4.0 시대를 맞이하여 데이터, 분석, 앱개발 등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으며. 기존의 명품의 특성 차원에 새로운 품질의 차원이 접목될 수 있겠다. 품질 4.0의 특성(<표 1>)과 새로운 10가지 품질 차원(<표 2>)과 명품의 특성 차원(<표 3>)을 결합할 필요가 있겠다.

표 2. 품질 차원 비교

표 2. 품질 차원 비교
구분 상픔의 품질 차원 서비스품질 차원 새로운 품질 차원 비고
연구자 가빈(Garvin) PZB 본(Bohn)
차원의 수 8 5 10
차원의 구성 성능 핵심 성능
특징 특징
신뢰성 신뢰성 신뢰성과 내구성 공통
일치성
내구성 신뢰성과 내구성
서비스의 편의성 서비스가능성
심미성 심미성
지각된 품질
확신성
유형성
공감성
대응성
편의성 신규
리드타임, 대기시간 신규
개인적 이미지 신규
고객화 신규
면대면 상호작용 신규
대상 상품 서비스 상품

표 3. 명품의 특성 차원

표 3. 명품의 특성 차원
구분 세부 속성
품질 제조 특성 제조의 전문성과 복잡성
제품 속성 자재와 부품
구성과 기능
장인정신
특성
서비스
제품 혜택 편안함과 사용성
구성과 가치
기능성과 성능
안전
가격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심미성
(미적 가치)
감각적 즐거움의 원천
희귀성 한정품 생산과 제품의 개별화와 고객화
예외성
(비범함)
상이한 디자인 또는 혁신적 기술
상징성
(상징주의)
브랜드 개인화의 특성

전략적 빗장 열기

항우(項羽)가 어려운 싸움을 앞두고 군사들과 함께 타고 온 배를 가라앉히고(침주, 沈舟) 그동안 사용하던 솥을 깨뜨렸다(파부, 破釜)는 고사가 있다. 여기서 유래된 파부침주(破釜沈舟)2)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태세를 갖추게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새로운 혁신을 하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장한 결단이 필요하다.

또 다른 파부침주는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구회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과 대응방안을 4차 산업혁명 대응 세미나에서 제시한 4가지의 앞 글자 모음이다.

첫째,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존속적이지 않고 파괴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혁신의 성과가 공평할 수 없고 손해와 피해가 수반된다.

셋째, 침묵하지 않고 대화하여 문제를 풀어야 한다. 좀 소란스럽더라도 이야기해서 규제와 한계를 풀어내야 한다.

넷째, 주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혁신을 위해서는 융합과 스피드가 무척 중요하니 이를 주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품질 4.0을 적용하는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다. 파괴적 혁신을 단행하고, 부작용을 두려워 말며, 침묵하지 않고 대화하여 문제를 풀어내고,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때 품질 4.0은 제대로 작동되며, 새로운 품질 차원으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전쟁을 맞은 장수가 내린 결단처럼, 지금 이 시대에 혁신을 위해 결단하고 실행하는 전략적 빗장 여는 리더십의 발휘를 기대한다.

1) Schmidt, Piers D. and Nichols II, Clifford J., “The Paradigm Cut - A Definitive Model for Luxury Brands”, Luxury Branding, 2009, www.luxury-branding.com
2) 항우(項羽)가 어려운 싸움을 앞두고 군사들과 함께 타고 온 배를 가라앉히고(침주, 沈舟) 그동안 사용하던 솥을 깨뜨렸다(파부, 破釜)는 고사
참고문헌
  • 1. 김연성, “생산경쟁력 제고 전략 : 다시 품질에 주목한다”, 김연성 외 공저, 『직각혁신이 답이다』, 매경출판, 2017.
  • 2. 김연성, 『품질의 차원』, KSAM, 2020.
  • 3. 박민서, 배경미, 김연성,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품질 차원 적용 사례 연구”, 품질경영학회지, 49(4), pp. 609-622, 2021.
  • 4. 장진명, 서승주, 이윤아, 김연성, “의류기업의 품질 개선 방안 연구: Quality 4.0 매트릭스를 활용한 쿠트스마트 사례”, 품질경영학회지, 47(1), pp. 199-211,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