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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S 매거진

무기체계 야전 운용진동 데이터와 비지도 학습을 이용한 신뢰성시험 프로파일 설계 연구

2025. 02. 24

황수하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신뢰성시험분석팀 선임연구원

박범식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신뢰성시험분석팀 연구원

군에서 운용되고 있는 무기체계 내부 탑재장비들의 경우, 민수 제품의 환경과는 다르게 야전의 비포장 도로 노면 및 포 사격 등의 가혹한 진동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무기체계 개발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운용 환경조건을 고려한 신뢰성시험이 수행되어야만 고신뢰도의 군수품을 획득할 수 있다. 일부 무기체계 개발사업에서 시험을 통해 직접 데이터를 획득하고 진동 프로파일을 설계하여 시험 규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 군 운용 환경조건과 차이가 있다. 또한, 무기체계나 탑재장비의 신뢰도를 검증하거나 확인하기 위한 진동시험이 아닌 규격 조건의 진동 상태에서 운용했을 때 이상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내환경 시험이다. 본 기고에서는 실제 군 운용 환경에서 진동데이터를 획득하고, 비지도 학습을 적용하여 과소 또는 과대설계가 되지 않는 신뢰성시험 프로파일 도출 방안을 제시하였다.

서론

최근 국내 개발 무기체계는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춰 K-방산으로 위용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조 원대의 호주 K-9 자주포 수출, 4조 원대의 아랍에미리트 천궁2 수출 등에 이어 폴란드에 FA-50·K2전차·K9 자주포 등의 초대형 수출계약 성사 소식 등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1] 이렇듯 세계적으로 국내 개발 무기체계가 각광받는 이유는 고도화, 첨단화된 기술력과 제조업 능력은 물론이지만 한번 구매하면 쉽게 고장이 발생하지 않는 고신뢰성의 무기체계라는 것이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일 것이다.

신뢰성이란 어떤 시스템 또는 장치, 부품 등이 주어진 조건에서 일정 기간 동안 고장 없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질이며 이를 확률적으로 표현하면 신뢰도라고도 한다. 신뢰성이 문제가 있는 제품은 고장으로 인해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 등이 하락하는 반면에 신뢰성이 뛰어난 제품들은 세계적으로 명품으로 인정받고 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 할수 있게 된다.[2]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 따라 국방분야에서도 신뢰성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기체계 획득에 관련된 규정, 지침 등에서는 신뢰성 성장관리, 신뢰성설계, 신뢰성시험 등을 필수적으로 수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 무기체계의 경우, 규정 및 훈령 등에 따라 체계개발 단계에서 RAM목표값을 설정 및 할당하고 신뢰성시험을 통해 할당된 신뢰도값을 검증하는 절차가 존재한다. 다만, 예산 및 기간 등의 제한으로 인해 체계 전체에 대한 시험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체계의 FMECA, 창정비, 단종부품 등 체계별 특성을 고려하여 핵심부품·구성품을 선정하고 신뢰성시험 및 평가를 통한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이때 실제 군 운용환경조건을 반영하여 다양한 요소(온도, 진동, 충격 등)들을 고려한 시험 프로파일이 설계하여 시험이 수행되어야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제한사항으로 인하여 대부분 온도를 인자로 한 가속수명시험이 수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장비의 경우, 개발당시 주행시험 등을 통해 진동을 계측하고 이를 통해 진동시험 프로파일을 규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 무기체계의 야전운용 환경조건과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목표 신뢰도의 확인 또는 검증을 위한 신뢰성 시험의 조건은 아니다. 대부분 이러한 진동 프로파일은 내환경성을 검증하거나 제품의 인증에 사용하는 시험 프로파일로 신뢰도 확인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고자 국방신뢰성연구센터에서는 실제 군 부대의 협조를 통해 무기체계별 내부 탑재장비들이 훈련 및 작전 중에 노출되는 야전 운용진동, 온도, 충격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획득된 진동 데이터 기반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무기체계의 훈련 특성상, 운용지역 및 작전여건 등의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운용패턴이 고정되지 않으며, 데이터가 획득, 수집되더라도 어떠한 운용상황에서 획득된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계학습의 일종인 비지도학습을 적용하여 데이터를 분류하여 시험 프로파일의 인가비율을 정의하였다.

연구방법

야전데이터 수집

야전데이터 수집을 위해 K21 보병전투차량 내부에 탑재된 주요 장비에 센서를 부착하였으며, 약 3일간의 기동훈련간 장비에 노출되는 진동을 계측하여 수집하였다. 이때 측정인원이 직접 데이터를 계측, 확인 및 저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센서에 Trigger Level을 입력하고 조건이 되면 자동으로 원하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된 국방전용 데이터 수집장치(Military data acquisition Black Box, MBB)를 사용하였다.

그림 1 MBB 운용개념 및 외형

MBB의 운용개념과 외형은 그림 1과 같으며, 그림 2와 같이 Trigger Level 이상의 조건에서 FFT (Fast Fourier Transform) 데이터를 획득하여 약 40,000개의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본 연구를 위해 일부 구간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일부 선별(324개)하여 비지도 학습에 적용하였다.

그림 2 데이터 수집결과 및 선별

비지도 학습

최근 IT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 대량획득 및 수집 등에 따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계학습은 컴퓨터가 스스로 패턴을 찾아내고, 새로운 분류체계를 만들어가며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는데, 학습의 종류에 따라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강화학습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의 구분은 레이블(Label)의 유무에 따라 이뤄지는데, 레이블이란 학습 데이터의 속성을 무엇을 분석할지에 따라 정의되는 데이터를 뜻한다. 특히 야전에서 획득된 다량의 FFT 데이터는 어떤 운용조건, 패턴에서 획득되었는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레이블링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레이블링이 되지 않은 다량의 FFT 데이터를 그림 3과 같이 K개의 군집으로 분류하는 비지도학습 알고리즘인 K 평균 군집화(K Means Clustering) 모델을 활용하였다.

그림 3 군집분류 학습 예시[3]

K 평균 군집화란 앞서 언급하였듯, 무작위로 나열된 데이터들을 K개의 군집으로 묶는 알고리즘으로 이에 대한 개념은 그림 4에 나타내었다. 그림 4에서 3개의 군집으로 군집을 나눈다고 하였을 때, 먼저 임의의 데이터들 가운데 군집 중심점(k1, k2, k3)을 설정한다. 이후 3개의 군집 중심점들로부터 거리를 계산하여 중심점을 수정하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군집으로 묶는 방법으로 군집을 분류하게 된다. 이때 거리는 2차원 직교좌표계상에서 두 점사이를 잇는 선분의 거리로 계산하게 되며, 피타고라스 정리를 적용하므로 피타고라스 거리라고도 부르고 일반적으로 유클리드 거리라고 칭한다.

그림 4 K-Means Clustering 원리
그림 5 FFT 데이터 군집분류 절차 요약

그림 4의 분류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야전환경에서 획득한 진동데이터의 비지도학습 방법을 요약하면 그림 5와 같다.

적용결과 및 고찰

비지도학습(K-Mean Clustering 알고리즘)은 공학용 소프트웨어 MATLAB Code를 통해 수행하였고, 군집을 4개로 나눈 결과를 그림 6에 Heatmap으로 나타내었다. 이때 x축은 주파수(Hz), y축은 데이터의 번호, 색은 진동 가속도(m/s2)을 나타낸다.

그림 6 FFT 데이터 군집분류 결과

그림으로부터 각 주파수에서 진동값이 유사한 곡선들이 4개의 군집(Category, CAT)으로 적절히 분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랜덤진동 시험을 위해서 각 군집의 FFT 데이터들은 PSD(Power Spectral Density)로 변환될 수 있다. 각 군집별 PSD와 군집별 진동 인가 시간의 비율은 각각 그림 7, 8과 같다.

그림 7 각 군집별 PSD
그림 8 각 군집별 진동 인가 시간 비율

그림으로부터 1번 CAT는 전체의 13%, 2번 CAT 29%, 3번 CAT 31%, 4번 CAT 27%의 비율로 각각 분류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총 시험시간을 CAT별로 분산하여 시험을 수행한다면 야전의 운용패턴에 따라 탑재장비에 가해지는 진동을 모사하여 시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도출한 그림 7의 PSD 곡선은 MIL-STD -810H 및 관련 문헌들에 따라 운용시간과 시험시간과의 관계식을 통해 가속시험이 가능하며 이에 대한 수식은 아래와 같다.[4, 5]

AF는 가속계수를 의미하며, 는 실제 시험 PSD의 Grms값, 은 시험을 통해 획득한 PSD의 Grms값, b는 재료의 S-N 커브 기울기를 말한다. 수행하고자 하는 시험의 가속계수와 시험을 통해 얻은 PSD의 Grms값을 결정하여 해당 수식에 대입하면 시험해야할 진동 프로파일 PSD의 Grms를 계산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가속계수 적용하고, 진동 시험장비에 입력할 수 있도록 각 곡선의 최대치를 포함하는 포락선(Envelop)을 적용하면 그림 9과 같이 4개의 진동 프로파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림 9 각 군집별 진동 프로파일(예시)

그림 8, 9에 따라 전체 시험시간을 분류된 인가비율에 따라 각 프로파일에 할당된 시험을 수행할 수 있다. 본 기고에서 기술한 절차에 따라 레이블링 되지 않은 야전 운용데이터는 비지도학습을 통해 유사한 패턴끼리 분류할 수 있으며, 분류된 인가비율을 고려하여 시험을 설계한다면 무기체계 운용패턴에 따른 진동을 적절하게 인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본 연구에서는 K21 보병전투차량 내부에 탑재된 장비에 센서를 부착하여 실제 훈련동안 노출되는 진동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이때 데이터의 형태는 진동 FFT 데이터이며 수집된 데이터중 양질의 데이터를 선별하여 신뢰성시험중 진동시험의 프로파일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데이터들은 무인으로 장기간동안 수집된 것이기 때문에 무기체계가 어떤 운용패턴에서 측정된 것인지 정확히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비지도학습을 통해 4개의 군집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분류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후 분류된 4개의 진동 스펙트럼 데이터를 PSD 곡선으로 변환하여 총 4개의 진동시험 프로파일과 이에 대한 인가비율을 정의하고, 널리 알려진 관계식을 통해 시험을 가속하는 방법을 기술하였다.

본 기고에서 제안된 방법을 통해 추후 신뢰성시험의 진동시험 프로파일을 설계한다면 실제 야전 무기체계 내부 탑재장비의 실제 운용환경을 정확히 모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험의 과대/과소설계를 예방하여 경제성과 실효성 있는 시험설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에는 속력, 위치, 온습도, 전압 등 운용환경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인자들을 반영하여 신뢰성시험 설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참고문헌
  • 1. 강은호, K-방산 지속, 신기술로 무장된 ‘획득·방산 전문인력 양상’ 시급하다, 산업연구원, 월간 KIET 산업경제 Vol. 294, 2023
  • 2. 송영근, 박용수, 이영균, 정현주, 국방분야 무기체계 신뢰성 향상 방안,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제449호, 2016
  • 3. http://leeezxxswd.tistory.com/22
  • 4. Department of Defence, US, 2019, Department of Defense Test Method Standard for Environmental Engineering Considerations and Laboratory Tests, MIL-STD-810H
  • 5. Patrick D. T. O'Connor and Andre Kleyner, Practical Reliability Engineering, WILEY,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