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기고

미국 방산업계의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심사를 보다

부품단종연구팀 박상근 연구원, 박종건 선임연구원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다툼으로 전세계는 불과 2년 만에 기술, 정치, 환경의 큰 변화가 발생하였다. 부품단종연구팀은 부품 공급망 관리라는 측면에서 미국 방산업체가 앞에서 열거한 다양한 변수에 대한 대응하는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개최된 American Aerospace & Defense Summit 2022에 참석하였다.
introduction

부품 공급망 관리에 대한 트렌드를 살펴보는 기회

American Aerospace & Defense Summit은 미국 GENERIS 그룹에서 매년 개최하는 컨퍼런스로 2022년에는 애리조나주의 글렌데일에서 12.7(수)~12.8(목) 이틀 동안 진행되었다. 미국의 국방 계약을 관리하는 DCMA(Defense Contract Management Agency)를 비롯하여 보잉(Boeing), 에어버스(Airbus), 사프란(Safran), 허니웰(Honeywell) 등 약 35개 업체에서 150여 명이 참석하였으며, 항공우주 및 국방 분야의 공급망, 제조, 품질, 설계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서로의 지식 및 경험을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부품단종연구팀은 군수뿐만 아니라 민수분야의 공급망 관리에 대한 향후 발전방향과 품질향상 및 친환경 기술 추세를 알아보기 위해 본 컨퍼런스에 참석하였다.

사진American Aerospace & Defense Summit 2022 현장에서

미국 내 친환경 기술 적용을 통한 공급망 구축 방향

코로나 팬데믹과 중국과의 패권전쟁 이후 미국의 제조업체는 자국산으로 회귀하려는 방향이 뚜렷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제조업에 대한 일자리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인건비 또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보잉사는 세미나 발표를 통해 미국의 젊은 세대가 제조업 취업을 선호하지 않아 자국의 공급망을 구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제조업은 품질과 납기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미국 내 자국 공급망 구축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단, 향후 미국 내 공급망 구축 방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최근 폭염, 태풍 등 이상기후의 빈도가 높아지는 등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미국도 이에 대응하여 정책적으로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제조와 공급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만큼 부품관리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품단종연구팀도 단종 및 ․위조관리뿐만 아니라 부품관리 측면에서의 정책 제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는 RE100 및 탄소배출제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산업분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컨퍼런스에 참여한 대다수의 방산업체들은 203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하고 있고, 관련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제조공장 전체에 대한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할 경우 정부의 환경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면 정부에 대한 입찰 및 사업장 운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탄소배출제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은 인공위성 수명 연장관련 기술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로드맵을 살펴보면 현재 MEV(Mission Extension Vehicle)를 통해 지구 정지 궤도에서 인공위성의 연료를 보급하여 15년 정도 위성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성공하였고 2024년에는 인공위성의 수리 및 검사가 가능한 MRV(Mission Robotic Vehicle)를 발사하여 인공위성 고장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사진노스롭그루먼사의 지속가능 기술개발의 목표(출처 : Northrop Grumman社 홈페이지)

그리고 2025년 이후 MRP(Mission Refueling Pods)장치를 추가하여 연료 보급 뿐 아니라 수명이 다 된 위성을 제거하고 2030년대에는 위성 궤도에서 인공위성이나 다른 구조물을 조립하는 MARV(Mission Assembly and Repair Vehicle)을 발사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노스롭그루먼의 프로젝트는 우주공간에서 수명이 다하거나 고장 난 인공위성을 수리전용 위성을 통해 고치거나, 연료의 재주입을 통해 인공위성의 수명을 연장하여 우주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이 공상과학영화에서 나올법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으로 비추어졌다.

사진인공위성의 수리, 연료재보급을 위한 기술개발 로드맵(출처 : Northrop Grumman社 홈페이지)

항공기 부품 공급사인 사프란(Safran)의 경우 연료 소모량 감소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항공기의 형상변경이나 소재 경량화에 따른 연료 소모량 감소,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항공기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개발하고 있었다. GE(General Electronics)와 사프란 에어크래프트 엔진이 공동 출자하여 RISE(Revolutionary Innovation for Sustainable Engines)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아래 그림과 같이 개발형 로터(Open Rotor) 설계를 통해 엔진 연료 효율을 20% 이상 향상시키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80% 이상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나 기존의 공항을 수소를 저장 및 공급하는 허브로 활용하여 도시 및 항공기에 연료를 보급하는 방안이 인상 깊었다.

사진공항의 수소 허브 개념도(출처 : SAFRAN社 홈페이지)
사진항공기 구조의 다양한 시도(출처 : SAFRAN社 홈페이지)

AI 기술을 활용한 Industry 4.0 선도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업계는 딥러닝 등을 이용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생산성 및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다. 허니웰의 경우 기존에는 물리적 센서나 고가의 계측장비에서 측정한 값을 이용한 안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였으나, 이번 컨퍼런스에서 AI를 이용해 공장 내 배관의 누수 및 가스 누출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솔루션을 소개하였다. 고가의 센서가 아닌 이미지영상을 기록하는 카메라로 이미지 분석을 통한 이상을 감지하는 기술로, 이는 AI분야가 특정 데이터 분석으로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적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록히드마틴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한 딥러닝을 항공기 탐지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딥러닝을 통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효과적인 분야를 보여주었다.

사진허니웰社의 가스 누출 식별 이미지

전 세계는 최근 3년간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간 패권 경쟁의 영향으로 급변하는 환경을 맞고 있다. 이는 국방 분야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로,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에 대한 탈중국화로 인해 부품 공급망도 영향을 받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도 RE100과 같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피해갈 수 없으며, 미국 방산업체들은 이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고 대처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상 깊었다. 더욱이 부품공급망의 변화에 따라 부품단종으로 인한 위조부품의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기술품질원 부품단종연구팀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획득한 자료를 바탕으로 방산물자의 공급망 관리 발전 업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맺음말

대한민국은 무기수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공급망 관리에도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무기체계 전순기 단계를 살펴보았을 때 획득단계와 운영유지단계 간 공급망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2022년 부품단종연구팀을 신설하여 무기체계 전순기 단계의 부품단종 및 위조부품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부품단종관리정보체계 운영을 통해 정보공유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국방 선진국의 정책, 기술 등을 벤치마킹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국내 및 국외 국방 분야의 공급망 관리 업무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