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기고]

장보고-III Batch-I 최초양산 안무함,
출동 준비 끝!

함정1팀 장호성 선임연구원

잠수함은 자국의 군사력을 대표하며 수상함 공격, 잠수함 공격, 함대 지원, 특공작전 정보수집 등 현대 해군 전력을 배가시키는 원동력이다. 또한, 해양 주권을 수호하며 강대국 해군으로부터 해양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해군은 2021년까지 장보고-I 장보고급 잠수함과 장보고-II 손원일급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었으며, 이는 독일 HDW사(現 tkMS사)의 설계 및 자재를 공급받아 국내에서 건조 및 체계통합만 수행하는 기술협력생산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장보고-III Batch-I 사업을 통해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 및 건조한 3,000톤급 잠수함을 획득하였으며, 국산화율은 76%에 달하여 과거 기술협력생산 형태로 진행되었던 장보고-I, 장보고-II 사업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의 성과를 달성하였다.
2021년 8월, 장보고-III Batch-I 체계개발을 종료하고 도산안창호함이 해군으로 인도되어 전력화평가를 마쳤으며, 2022년부터 실전 배치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3년 4월, 두 번째 함정에 해당하는 최초양산 안무함이 인수시운전을 정상적으로 종료하고 해군의 품으로 인도되어 현재 전력화평가를 수행하며 대한민국 영해를 수호하고 있다.

추진 경위

장보고-III Batch-I 사업은 체계개발 단계에 해당하는 선도함부터 양산단계에 해당하는 3번함까지 2012년 12월부터 2024년 4월, 약 12년간 잠수함 3척을 설계 및 건조하는 사업이다. 잠수함의 함명은 우리 민족의 자유와 해방,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신 독립운동가 분들의 이름으로 명명하고 있으며, 선도함은 도산안창호함, 2번함은 안무함, 3번함은 신채호함으로 명명하였다.

그림 1. 장보고-III Batch-I 안무함

함정 사업은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과 긴 연구개발 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일반 무기체계와 달리 체계개발 단계의 시제함에 해당하는 선도함이 소요군에 인도되어 전력화까지 된다는 점과 함 건조에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체계개발이 완료되기 전에 복수의 계약업체가 양산을 진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장보고-III Batch-I 사업 역시 상기 사유로 인해 동일하게 진행되었으며, 주요 추진 경위는 아래와 같다.

  1. 2007. 12. ~ 2012. 12.
    • 기본설계 수행(한화오션, 현대중공업)
  2. 2012. 12.
    • 상세설계 및 함 건조(선도함, 2번함) 계약 체결(한화오션)
  3. 2014. 11.
    • 선도함 착공(Steel Cutting)
  4. 2016. 6.
    • 2번함 착공(Steel Cutting)
  5. 2018. 5. ~ 2021. 5.
    • 선도함 개발시험평가(DT)
  6. 2018. 9.
    • 선도함 진수(Launching)
  7. 2019. 10. ~ 2021. 7.
    • 선도함 운용시험평가(OT)
  8. 2020. 1. ~ 2023. 4.
    • 2번함 건조자시운전(BT)(2, 3단계)
  9. 2020. 7. ~ 2023. 4.
    • 2번함 정박 인수시운전(HAT)(4단계)
  10. 2020. 9.
    • 2번함 진수(Launching)
  11. 2021. 7.
    • 선도함 개발시험평가(DT) 결과 기준 충족(국방부)
  12. 2021. 8.
    • 선도함 운용시험평가(OT) 결과 전투용 적합(합참)
    • 선도함 해군 인도(도산안창호함)
  13. 2021. 10. ~ 2023. 4.
    2번함 항해 인수시운전(SAT)(5단계)
  14. 2023. 4.
    • 인수시운전 결과 접수(전력분석시험평가단)
    • 2번함 해군 인도(안무함)

체계개발 및 최초양산 함정이 병행 건조되었으며, 체계개발 단계인 선도함의 시험평가 단계에서 2번함은 건조공정 및 정박 인수시운전을 수행하였고, 선도함의 운용시험평가 종료 후 2번함 항해 인수시운전에 착수하였다.

체계개발 및 최초양산 일정이 중첩되어 진행되는 만큼 방위사업청의 사업관리 및 국방기술품질원의 정부품질보증 수행에 어려움도 있었으나, 반대로 체계개발 단계에서 발생한 품질문제가 최초양산 단계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품질개선 방안을 도출하여 적용함으로써 잠수함의 품질 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다.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 및 건조한 두 번째 잠수함

잠수함은 주요 무장체계로 수직발사장치, 유도무기(잠대함, 잠대지), 자항식 기뢰를 갖추고 있으며, 주변국에 대하여 전략적 거부전력으로 운용 가능 하고, 다양한 해양 위협에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한 해군의 비대칭 핵심 전력이다.

그림 2. 잠수함 운용 개념도

깊은 수심에서 높은 수압을 견디면서 수천 가지의 기계 및 전자 장비들의 절연 성능을 유지하고 정상 성능을 발휘해야 상기에 소개한 잠수함의 임무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잠수함 설계 및 건조는 수상함정에 비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장보고-III Batch-I 사업을 통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러시아, 중국에 이어 3,000톤급 이상 잠수함을 개발한 8번째 국가가 되었다. 1993년 해군으로 인도된 장보고-I 선도함인 장보고함 이후 28년의 세월이 지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건조한 잠수함을 획득하였다.

장보고-III Batch-I 2번함인 안무함은 2021년 8월 해군으로 인도된 도산안창호함에 이어 2023년 4월 인수시운전을 정상적으로 종료하고 해군으로 인도된 최초양산함에 해당하는 함정이다. 덧붙여 2023년 5월, 사명이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오션으로 변경되었고 안무함은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사명으로 인도된 마지막 함정이 되었다.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 및 건조하는 만큼 2007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5년간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방대한 양의 기술자료가 산출되었으며, 방위사업관리규정 제91조(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 및 제92조(후속함 건조)에 따라 국방기술품질원은 확정된 형상식별서를 기준으로 정부품질보증 업무를 수행하였다.

① 함 안전성 및 무결점 품질보증을 위한 전 품목 검사 수행

잠수함을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 및 건조하는 최초의 사업인 만큼 사업 초기부터 함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안정성 향상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되었으며, 그 중 국방기술품질원의 전 품목 검사 방안이 도출되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계약문서(계약 일반사항 및 특수조건), 업체품질보증계획서, 유사 실적함정 사용자불만 현황, 공정 간 결함사항, 제품/프로세스 특성 및 국방품질경영체제 운영상태 등을 고려한 위험도 평가를 통해 품질보증 등급을 3단계(고위험, 중위험 및 저위험)로 차등화하여 정부품질보증을 수행한다. 그러나 본 사업은 그 중요성을 고려하여 일반 수상함 대비 강화된 정부품질보증 활동이 요구되었다. 따라서 관련기관(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해군, 건조업체 등) 간 품질보증 현안회의에서 체계개발 단계인 선도함부터 양산단계인 3번함까지 전 품목 검사를 수행하는 방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국방기술품질원은 총 6,022건의 품질확인 대상을 고위험으로 설정하고, 총 6개 분야(기본/선각, 의장, 기장, 전기, 전투체계/소나체계/통신전자, 무장)로 품목을 분류하여 정부품질보증 활동을 수행하였다. 각 분야별 정부품질보증 수행 현황은 표 1과 같다.

구분 기본/선각 의장 기장 전기 전투체계/소나체계/통신전자 무장
장비/자재 1,198 228 352 283 111 49 175
건조공정 4,401 1,595 549 1,274 520 428 35
건조자 시운전 125 0 10 36 55 17 7
정박 인수시운전 208 8 14 55 48 67 16
항해 인수시운전 90 7 3 17 18 40 5
6,022 1,838 928 1,665 752 601 238

표 1. 분야 및 함 건조 단계별 정부품질보증 수행 현황

안무함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시운전 과정을 거쳤으며, 이 과정에서 건조자시운전(BT, Builder Test) 125종목, 정박 인수시운전(HAT, Harbor Acceptance Test) 208종목, 항해 인수시운전(SAT, Sea Acceptance Test) 90종목을 통해 성능을 완벽하게 입증하였다. 표 2는 안무함에서 수행한 대표적인 인수시운전 종목을 나타낸다.

분야 항목명 평가결과
기본/선각 정박 장비별 구조음 측정, 통행설비 등 기준충족
항해 선회, 중립운항각 확인, 가속성능 등
의장 정박 에어트랩, 오물배출기, 통풍계통 등
항해 투양묘 장치, 음향무반향코팅재 부착성 등
기장 정박 유압계통, 긴급부상기능, 통신마스트 등
항해 양강마스트, 내압보상탱크 기능 등
전기 정박 관성항법장비, 탱크레벨측정장치 등
항해 절연시험(NDD), 최대 총 항속거리 등
전투체계/소나체계/통신전자 정박 TA예인윈치 기능, 사격통제기능 등
항해 전자전지원장비, 함외통신(VHF/HF) 등
무장 정박 무장탑재장치, 수직발사관 작동 등
항해 기만기 발사, 신호탄 발사기 등

표 2. 주요 인수시운전(HAT/SAT) 종목 및 결과

국방기술품질원은 2020년 12월「방위사업 품질관리 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최초양산 품질관리 강화를 위한 품질관리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품질연구본부는 2021년부터 장보고-III Batch-I 2번함에 해당하는 안무함을 최초양산 TF 운영 대상사업으로 선정하여 인도 시까지 TF를 운영하였다.

제5조(품질관리 기본방침)
② 군수품 및 용역에 대한 품질관리활동 원칙은 다음 각 호와 같다.
2. 양산단계에서는 계약업체의 자체 품질보증에 대한 감독 및 확인을 위하여 정부품질보증기관이 위험을 식별한 후 이에 따른 관리방안이 포함된 품질보증 활동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한다. 이 경우 기품원에 최초양산 품질관리 강화를 위한 품질관리 전담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체계개발(선도함)
최초양산(2번함)
그림 3. 시정조치 조치 현황

최초양산 TF 활동을 통해 체계개발 단계 품질문제를 지속적으로 환류하고, 동일한 품질문제 재발을 예방함에 따라 선도함인 도산안창호함에서는 총 707건의 시정조치가 발생하였으나, 2번함인 안무함에서는 총 286건의 시정조치가 발생하여 시정조치 발생률이 체계개발 단계 대비 59% 감소하였다.

분야 검토 차수
1차 2차 3차 4차 5차 6차 7차
정박
인수시운전
(208종목)
1종목
(11건)
14종
(28건)
6종목
(23건)
2종목
(53건)
137종목
(103건)
1종목
(2건)
-
항해
인수시운전
(90종목)
1종목
(3건)
1종목
(6건)
90종목
(96건)
90종목
(92건)
1종목
(15건)
4종목
(11건)
1종목
(1건)

표 3. 인수시운전(HAT/SAT) 평가서 기술검토 실적

최초양산 단계에서는 정박 및 항해 인수시운전 평가서가 최초로 확정된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이에 대한 기술검토를 면밀하게 수행하여 성능확인의 기준이 되는 인수시운전 평가서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기술변경 소요 발생을 최소화함으로써 시운전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체계개발 단계 운용시험평가 시 발견된 보완요구사항 총 175건에 대한 최초양산(2번함) 반영 여부를 모두 확인하였으며, 세부 내용은 그림 4와 같다.

그림 4. 운용시험평가 보완요구사항 최초양산(2번함) 반영 결과
② 체계개발 대비 주요 개선사항 반영

국방기술품질원은 정부품질보증 업무 수행과 더불어 소요군 개선요구사항 반영 관련 기술검토, 체계개발 단계에서 식별된 품질 이슈사항의 환류 및 적용 확인 등 예방적 품질보증 업무를 수행하였다. 최초양산 단계에 반영된 주요 개선사항은 표 4와 같다.

순번 구분 세부내용
1
함외통신(VHF)
VHF를 이용한 함외통신 통달거리 향상을 위한 신호감쇄율을 고려한 케이블 개선 및 함내 케이블 길이 최적화
2
수동배열센서
배열드럼 분기케이블 고정장치 설치를 통한 진동 및 와류에 의한 케이블 흔들림에 따른 케이블 및 스테이브 고장 발생 방지
3
어뢰기만기 발사체계
통제장치 운용 중 내부온도 상승 방지를 위한 Thermostat 교체 및 통제장치 좌/우 측면에 Fan 장착을 통한 공기 유동 및 냉각성능 개선
4
수중방사소음
외부로 연결된 고압해수라인으로 CO2 배출 및 미세버블생성기를 이용한 기포 크기 최소화로 소음 저감 달성
5
추진전동기
인버터 스위칭 주파수로 인한 피탐 가능성 저감을 위한 RPWM(Random Pulse Width Modulation) 기법을 적용한 스위칭 주파수 분산 및 협대역 소음 저감 달성

표 4. 주요 개선사항

③ 효율적 잠수함 시운전 수행을 위한 제도개선 추진

2020년 6월,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함정 적기 전력화 도모를 위해 수상함 시운전 제도 개선을 추진하였다. 잠수함 역시 신속한 전력 획득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국방기술품질원은 『잠수함 시운전 제도 개선방안 연구』를 2022년 1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수행하고 있다. 장보고-III Batch-I 체계개발(도산안창호함) 및 최초양산(안무함) 정부품질보증 업무를 수행하면서 획득한 노하우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 연구를 내실 있게 수행하여 효율적이고 신뢰성 있는 잠수함 시운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여할 예정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함 인도 후에도 안무함 승조원들과 소통하며 소요군이 만족하는 품질 확보를 위한 전순기 품질보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방위사업청, 해군,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과 협조하여 인도 후 보증수리 업무도 주관하여 수행하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 함정센터는 현장의 최일선에서 ‘품질’이라는 타협할 수 없는 무기체계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오늘도 묵묵히 바닷속과 육지를 넘나들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보고-III Batch-I 함명을 다시금 되새기며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희생하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 영해와 수중 안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