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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대전의 게임체인저, 무인기

항공2팀 이승민 연구원

무인항공기는 현대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전쟁 등 최근에 일어난 분쟁들이 이를 증명해준다. 본 글에서는 현대전의 승패를 결정짓는 무인항공기의 모든 것을 실제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현대전에서의 무인기

걸프전 등 과거에는 단순한 지역정찰이나 소규모 공격에 사용되던 무인기가 이제는 편대를 구성하고 합동작전을 수행하여 전선의 판도를 뒤집을 정도로 발전하였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고비용·최첨단 무기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사례가 실전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은 튀르키예의 Bayraktar-TB2 무인기와 넵튠 지대함 미사일 조합으로 러시아의 기함으로 활동 중인 모스크바 순양함을 격침하였는데, 공격형 무인기만으로 러시아 순양함의 방공체계를 교란하고 지대공 미사일을 명중시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림 1. 러시아 모스크바함 격침에 공헌한 튀르키예의 Bayraktar TB-2 무인공격기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100달러 미만의 소형드론에 박격포탄이나 수류탄을 탑재하여 500만 달러가 넘는 러시아의 첨단 전차와 장갑차를 무력화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무인기 공격은 전차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현대 전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으며, 전차에 새로운 무인기 방어체계를 탑재하려는 연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무인기는 탱크와 장갑차뿐만 아니라 기존의 방공체계도 무력화시키는데, 무인기는 유인기에 비해 크기가 작아 탐지와 요격이 어려우며 이로 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대공 무기체계가 드론을 탐지조차 못 하고 공격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게다가 탐지하더라도 격추에 실패하기도 하였다.

그림 2. 드론에 탑재된 박격포탄으로 러시아 전차를 공격하는 모습
그림 3.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을 회피하는 우크라이나군 무인기
그림 4. 러시아 드론의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지대공 무기체계

이처럼 현대전에서 무인기가 주목받게 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무인항공기에 대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1918년 미국의 Bug 무인기를 시작으로 2차 세계대전의 V1 무인자폭기는 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현재는 정찰·공격·전자전까지 수행 가능한 MQ-9 Reaper 무인기로까지 발전하였다.

그림 5. 무인항공기 개발의 역사

미래전에서의 무인기

앞으로 미래에는 더욱 진보된 무인기가 전장에 투입될 것이다. 최근 3대에서 6대의 무인전투기가 유인전투기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체계가 개발되고 있는데, 이를 유무인복합체계(MUM-T: Manned Unmanned Teaming)라고 부르며 국내 및 전 세계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림 6.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유무인복합체계
그림 7. 미국 DARPA에서 연구 중인 유무인복합체계 Gremlin Project

감시정찰, 전투기를 넘어 미국의 MQ-25 무인공중급유기, 수송기 등 지원체계도 무인기로 점점 대체될 것이다. 무인기에서 유인기로, 유인기에서 무인기로 공중급유 비행 제어기술을 연구 중이며, 특히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무인공중급유기 개발에 뛰어들어 상상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림 8. 미국 Lockheed Martin에서 개발 중인 스텔스 무인공중급유기

또한, 별도의 명령 없이 무인기가 자체적으로 임무를 선택하여 이륙 및 작전을 수행하는 완전 자율체계 무인기가 개발되어 유인항공기의 대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9. 대한항공의 저피탐 유무인복합체계 임무 상상도

미국 국방성에서 발행한 Unmanned Systems Integrated Roadmap(2017-2042)에서는 이러한 자율화를 위해 확보가 필요한 핵심기술을 4가지로 보고 있다. 상호운용성, 자율화, 네트워크, 인간-기계 협업과 그 세부기술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림 10. 무인시스템 핵심 주제

이외에도 기존의 노후화된 유인항공기를 무인화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보잉사는 2010년 미국 국방성과 계약하여 F-16 전투기 무인화에 성공하였으며, QF-16이라는 명칭을 부여하였다. 2013년 9월, 첫 비행을 실시한 이후 미사일 발사 및 기총사격, 폭격 테스트를 완수하였다. F-16 전투기는 전 세계적으로 3,000대 이상 생산되어 운용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 성능 개량된 F-16이 개발 및 양산되고 있으므로 이를 무인화하는 기술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1. 미국 Boeing사의 QF-16

자율화 등 기술발전 추세에 맞춰 무인기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2030년 이후에는 기술발전에 힘입어 군용 무인기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 무인항공기는 현대 전장의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할 것이다. 유선형 탄환, 제트엔진, 핵무기 등으로 전장의 환경이 급격히 변화했던 사례처럼 무인 체계로 인해 한층 더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이에 따라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전략 및 전술도 지금보다 고도로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림 12. 6세대 전투기와 스텔스 무인기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상상도

우리나라도 무인기의 세계화에 맞춰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대대급과 사단급, 군단급 무인기를 개발하여 군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차기군단급 무인기, 중고도무인기, 스텔스 무인기 등을 개발 및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감소가 군사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그 대안이 되는 무인기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선도적 기술 확보로 포화상태인 국내 제조업 시장의 새로운 수출로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3. 대한항공에서 개발 및 양산하여 한국군에서 운용 중인 사단 정찰용 무인기
그림 14. 대한항공에서 개발 중인 중고도무인기

완전 자율화된 무인기 시대는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라 현실 가까이에 다가와 있다.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련 기술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역량을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본 글을 통해 방위산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 무인기에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 무인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