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K-군수품의 경쟁력과
세계화를 뒷받침하는 품질 혁신사례
제5회 군수품 현장 품질·기술 분임 혁신대회
글 권혜란
사진 차유진
국내 방위산업 정책이 수출주도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요즘, 기업과 군 간의 벽을 허물고 혁신의 계기를 ‘상생’과 ‘협력’에서 새롭게 찾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로 5회를 맞이한 혁신대회에서도 느낄 수 있다. 무기체계의 품질 혁신을 통해 대기업은 선진화된 품질관리 기술을 중소·벤처기업에 전파하고, 중소·벤처기업은 자사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대기업과 소요군에 제안함으로써 방산 수출을 뒷받침한다.
올해 대회에는 대기업·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 소요군 3개 그룹에서 총 29개 분임조가 주목할 만한 혁신과제를 제출했고, 그중 11개 분임조의 과제가 본선에 올랐다. 상생과 소통의 고리에서 대상과 금상의 영예를 안은 분임조의 과제를 통해 K-군수품 혁신활동의 전망과 현주소를 살펴본다.
대상
- 분임조명 : SRT
- 과제명 : 초소형 Chip Land PCB Design*시 회귀분석을 통한 오차율 적용으로 6시그마 품질확보
서림테크놀로지는 신호처리기 및 시험장비 전문 기업으로 대표적으로 레이저 대공무기(BLOCK-1) 개발, 경기관총-Ⅱ 조준경 및 차륜형대공포 EOTS를 양산한다.
서림테크놀로지의 분임조인 SRT는 경기관총-Ⅱ 조준장치 영상처리보드 일어섬 불량 개선을 혁신활동 주제로 삼았다. 불량률이 가장 높은 제품으로 개선 시 효과가 뛰어나고, 전자제품 소형화 추세에 따라 대부분의 신호처리 보드에 적용될 시 파급효과 또한 크기 때문이다.
일어섬 현상은 PCB패드에 장착된 부품이 일어나면서 위치를 벗어나는 불량으로 주로 ⓵PCB패드의 넓이 차이로 인한 강한 인장력, ⓶PCB 패드 애칭과 그라운드 부위가 다르게 제작, ⓷열 배출량에 따른 냉각속도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그중 ⓶번과 ⓷번이 일어섬 불량의 원인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하고 극복방안을 도출했다. 연배율로 인한 누적 공차 오차율을 적용하여 PCB 밀림 현상을 개선했으며, 열방출 평형을 맞추기 위해 그라운드 패드를 서멀 패드 형태로 수정했다.
그 결과, 500,000ppm(1.5시그마)였던 불량률은 혁신활동 이후 1.18ppm(6.22시그마)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경제효과로는 연간 8억 원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SRT 분임조는 전자보드 설계 기준 정립 및 SMT 작업에 대한 표준화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서림테크놀로지의 9개 사업 및 27개 조립체에도 동일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로 큰 파급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SRT 분임조는 한화시스템에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지도 인력을 투입했고, 2차 협력업체인 환화와 이오에스에서도 원인분석을 위한 인력을 투입했다. 서림테크놀로지는 수상 소감에서 ‘상생’의 가치를 거듭 강조하며 “여러 업체가 협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상생의 교훈을 다시금 배우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금상
- 분임조명 : 초정밀
- 과제명 : 자동시험장비의 Gage R&R 연구를 통한 신뢰성 확보 및 Q-Cost 절감
한화시스템의 초정밀 분임조는 자동시험장비 유효성 검증 강화를 과제로 삼았다. 여태까지는 자동시험장비의 정확도 검증에 초점을 맞췄으나 측정시스템의 오차는 정확도(평균의 관점)와 정밀도(산포의 관점)의 합으로 구성되는 만큼 당사 최초로 자동시험장비의 정밀도 검증 활동을 추진하였다. 특히 자동시험장비는 대량 생산에 활용되기 때문에 공정 중 작은 오류에도 파급성이 매우 높다.
먼저 초정밀 분임조는 정밀도 저하 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특성요인도를 활용하여 6가지의 주요 개선요인을 선정했다. ⓵감쇠값 보정, ⓶케이블 체결, ⓷대상 장비 및 계측기 안정성, ⓸시험설비 노후 및 손상, ⓹반복성·재현성 및 %공차, ⓺측정 타이밍 및 측정시험의 측정값 흔들림이 그 요인이다.
다음으로 주요 요인에 대한 대책수립 계통도 분석을 실시하여 총 8가지의 개선대책을 수립했다. ⓵~⓺의 요인은 하드웨어 개선에 관한 문제로 사전점검 단계에, ⑦과 ⑧은 프로세스 개선에 관한 것으로 각각 평가와 후속조치 단계에 적용하고자 했다.
시범사업은 군위성통신-Ⅱ 통합모뎀1형 자동시험장비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목표수준을 초과 달성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밀도 향상 측면에서 개선 전과 비교하여 공차가 27.7% 감소했으며, 평가비용 또한 28.3억 원으로 21.2%나 줄어들었다. 초정밀 분임조의 혁신활동은 자동시험장비의 정확한 측정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로 군수품의 품질 수준을 높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표준화 및 타사업 확대 적용으로 파급효과와 지속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금상
- 분임조명 : Zentrum
- 과제명 : 궤도차량용 APU의 시동인식 최적화로 시동기 ORC 손상 개선
Zentrum은 독일어로 ‘중심’이란 뜻으로 군수품 양산과 품질의 중심이 되겠다는 분임조의 의지가 담겨있다. 이들은 궤도차량용 보조동력장치(APU)의 시동성 개선을 혁신과제로 선정하고, 시동기의 오버런닝 클러치(ORC)가 고장나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현상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시동기 ORC 불량률은 46%로 평균 A/S 비용 역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RC는 시동기에서 발생된 회전력을 엔진에 전달하고 반대 방향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하는 부품으로군수품의 내구성과 운용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Zentrum 분임조는 시동인식 조건을 분석하여 시동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것에서 대책을 찾았다. 가장 큰 문제는 시동기 인식 시간에 따른 ORC의 과부하였다. 이들은 부하 감소를 위해 저온(-32도)에서 정상적으로 시동 및 작동이 가능한 조건을 연구했다. 이러한 시간단축 시험을 통해 엔진 속도 1500RPM 도달 즉시 시동기의 전원이 차단되도록 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를 수정하였다. 그 결과, 시동기 ORC 손상에 의한 시동불가 현상이 70건에서 0건으로 대폭 줄었으며, 고객사 품질 불만율 역시 55% 감소했다.
APU 시동기 교체 시간 및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4천 3백만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나 이들의 혁신활동은 궤도차량 전반(K1E2, K9A1, K-55A1, K2, K1ARV, K21)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금상
- 분임조명 : 시너지
- 과제명 : 잠수함 디젤엔진 배기밸브 정비공정 개선
시너지 분임조는 해군 잠수함수리창 소속으로 안전과 정비품질을 목표로 ‘무재해 공장’, ‘불량률 제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기밸브는 완벽한 정비 품질이 필요한 안전 통제 항목으로 정비 지연이 발생하면 디젤엔진 작동은 물론이고 잠수함 운영이 불가하다. 잠수함 노후화에 따라 배기밸브 정비 횟수가 증가하고 업무 부하가 발생함에 따라 혁신활동 과제로 디젤엔진 배기밸브 정비공정 개선을 선정했다.
첫 번째 대책으로 가스켓 검사기를 제작하여 누설로 인한 재정비를 방지하고자 했다. 배기밸브 가스켓은 장착 후 최종시험까지 누설검사가 불가능해 품질보증검사에서 불량(압력유지 불가)으로 인한 재수리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에 분임조는 가스켓 4종에 대한 검사기를 신규 제작하여 사전검사 공정을 추가하였다. 그 결과, 개선 전 43%였던 재수리율이 개선 후 0%로 감소하였다.
두 번째 대책은 밸브 및 케이스 시트링을 기계가공하여 정밀도를 향상하고자 했다. 기존에는 각 부 시트링 정밀면을 기계가공한 후 평면도 향상을 위해 수작업을 진행했으나, 오히려 이로 인해 정밀면에 평면도 차이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트링 정밀면(8개소)에 필요한 최소 정밀도를 분석하고, 시트링 평면도 향상을 위한 기계가공 작업 방법을 최적화했다. 또한, 수작업으로 각 부 시트링을 연마하는 공정을 제거함으로써 전체 공정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시너지 분임조의 혁신활동으로 배기밸브 관련 재공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평균 정비시간이 280시간에서 240시간으로 14.3% 감소되었다. 경제적으로는 연평균 약 2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다. 무엇보다 공정이 단축되면서 해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너지 분임조의 개선방안은 향후 유사기능 밸브 및 정밀면 기계가공 작업공정에 활용될 수 있어 해군의 품질보증 및 정비 능력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5회 군수품 현장 품질·기술 분임 혁신대회에 참가하여 군수품 품질과 기술 혁신사례를 공유해 준 11개 분임조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군수품의 품질향상을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우리 방위산업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입니다.
국내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서 2024년에도 대기업·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 소요군 소속 분임조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