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기품人터뷰]

새로운 미래 전장, 우주 - 국방기술품질원이
예견하는 우주방위 경쟁력은?

권혜란

사진 김주찬

4월 8일, 우리나라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가 우주 궤도 진입 후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군사정찰위성 1호기와 2호기를 통해 독자적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했으나 현재 우주기술 분야는 세계 10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2024년 한국국방우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방기술품질원의 김장헌 팀장은 <우주방위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조·생산 역량강화 전략>을 주제로 오픈 세션을 꾸렸다. 대한민국이 수놓은 우주방위 별자리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김장헌 팀장의 말을 통해 들어본다.
우주위성팀 김장헌 팀장

“꿈 많던 아마추어 천문가에서 우주위성팀의 수장으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윤동주 시인의 시처럼 인류는 매일 ‘별 헤는 밤’을 보내며, 우주를 동경했을 것이다. 약 1,400년 전에 건립된 첨성대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밤하늘을 관찰하며 미래를 선견하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살아간다. 소년 시절부터 별자리를 사랑하고, 지금도 개인 망원경으로 행성, 성운, 성단 등 각종 천체를 촬영하는 김장헌 팀장은 우리 인류가 밤하늘에서 얻었을 지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우주 전장의 개념이 육·해·공을 지원하는 것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격, 보호, 복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구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이후 50년 동안 위성을 궤도에 배치한 국가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그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EU 등 우주 선진국들은 우주 궤도에 무기를 배치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위성을 공격하거나 자국의 위성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 많은 국가가 우주를 민간 및 군사 용도로 활용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우주자산의 보호와 빠른 복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방위사업청은 우주방위사업의 효율적 추진과 국방우주기술 개발을 위해 국방우주 전용발사장과 국방우주인증센터 구축을 예고했다. 방위력개선사업비의 우주분야 비중이 확대되고 정부 차원의 정책이 수립되는 이때, 국방기술품질원도 현재의 변화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김장헌 팀장은 거듭 강조했다.

QK-방산의 경쟁력이 화두입니다. 우주안보 경쟁력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A.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NATO 가입국의 국방 예산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특히 인도와 태평양의 긴장 강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7%, 대만과 인도는 각각 13%의 국방비를 증액했으며, 일본도 방위비를 26% 증액했습니다. 이처럼 국제 안보 정세 악화와 맞물려 K-방산이 더욱 ‘핫’해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가격과 빠른 납기, 품질 및 호환성 등의 장점으로 K-방산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정부의 성장지원책, 내수 투자 산업 육성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뉴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춰 우주항공청의 개청과 함께 산업화가 핵심 키워드로 강조되는 만큼 K-방산의 경쟁력 확보 경험을 우리나라 우주개발에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주는 사이버, 전자전과 함께 지상, 해상, 공중의 우위를 보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지상과 근접한 저궤도 위성의 우위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적성국의 우주 군사화도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우주방위산업 육성을 통해 우주안보 및 우주기술 경쟁력을 더욱 빠르게 드높여야 할 때입니다.

Q그렇다면 우주안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약 50년 동안 추구했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위성 제작 단가 및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변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저궤도 위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글로벌 사업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국가안보만큼이나 수익성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복원성과 탄력성이 보장되는 ‘즉응형 우주(Responsive Space)’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납기를 우선 가치로 두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상호운영성과 탄력적 아키텍처(시스템)를 위한 표준화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도 합동군사 작전 능력에 이러한 아키텍쳐를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업체의 전략적인 재고관리 및 연계된 제품에 대한 정부의 품질인증을 꼽을 수 있습니다. 모두 우주방위산업의 품질 및 신뢰성과 연결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안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가치}

  • 규모의 경제
    50년 간의 위성제작 방식 재고
  • 빠른 납기
    복원성/탄력성이 보장되는 즉응형 우주
  • 표준화
    상호운용성/탄력적 아키텍처를 위한 표준화
  • 품질
    정부의 품질인증 및 독자 공급망 구축
Q우주방위산업 관련 제조·생산 역량 강화 전략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A. 전략을 말씀드리면 정말 실행 가능한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실 수도 있는데요. 실제 해외의 선진사례에서 도출한 전략들입니다(웃음). 가장 먼저 생산 가능 설계(DFP : Design for Production)가 되어야겠죠. 우주산업이라고 특별하게 다르지 않고 항공, 자동차, 가전 등에 적용하는 대량생산 전략 - 예를 들면 린 생산방식(Lean Production)*을 적용하여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또한, 모듈화나 즉시적용 시스템(Plug-N-Play)을 활용해 우주개발에서의 융통성과 민첩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설계 공정의 오류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산업 생산 요소(단순화·표준화·반복성 등)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제조·생산 현장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최적의 유량 설계, 품질정보 추적성 유지, IT 기술 활용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량생산 프로세스 사전검증, 국방획득 모듈화 지향 등의 전략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 빠질 수 없는 게 하나 있죠. 바로 국방기술품질원이 진행하고 있는 국제품질보증협정 등 수출국과의 상호 품질인정입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인정하는 무기체계 및 부품의 품질을 수출국에서 인정하도록 하여 대외 신뢰도 및 공신력을 증대하고 수출용이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 린 생산방식(Lean Production) : 숙련된 기술자들의 편성과 자동화 기계의 사용으로 적정량의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

Q우리나라 우주방위산업의 미래 키워드를 한 가지로 축약한다면 무엇일까요?

A. 우주방위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대량생산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산업화가 심화되려면 모듈화가 필수겠죠. 그래서 저는 우주방위산업의 미래 키워드로 ‘Modularity’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듈화로 품질수준이 높은 위성을 빠르게 생산하고 나아가 단종 대체 및 성능개량까지 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나라 우주자산의 복원성과 탄력성이 보장됨은 물론 국방우주력도 한 차원 더 도약할 것입니다.

{우주방위산업 핵심 키워드}

Keyword Modularity
모듈화
대량생산
Q국방기술품질원 허건영 원장님이 취임하여 잘한 일 중 하나로 우주위성팀을 만든 것과 그 팀의 수장으로 팀장님을 임명한 거라고 축사에서 밝히셨습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부담은 없으신가요?

A. 물론 부담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기회도 있는 거죠. 좁게 보면 국방기술품질원의 기회일 수도 있고, 넓게 보면 K-방산이 새로운 동력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주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경제가치를 발굴하고, 국가 산업화에 기여한다면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도 이로운 일이겠죠. 또, 이러한 큰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전문연구기관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국방과 군수품 품질 발전에 이바지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까지 생각하면 마냥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개척자의 마인드로 우주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우주위성팀 김장헌 팀장
우주방위산업은
미래 K-방산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