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현장]

K-방산의 글로벌 비상,
지식과 전략 공유에서 해답을 찾다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 톺아보기

권혜란

사진 차유진

2027년 4대 방산 강국 도약이란 정부의 목표를 목전에 둔 현재, 국방기술품질원은 경상남도청과 함께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군수품 품질 향상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혁신적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장이었던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품질에 관한 최신 동향과 K-방산 수출의 미래 전략을 논의했던 그날의 현장을 전한다.

대한민국 국방품질, 세계를 향한 기회의 장 마련

국방의 미래를 밝히는 이정표에는 첨단 무기체계만큼이나 학술대회를 빼놓기란 힘들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학술대회는 지속적인 품질 연구와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국방품질을 고도화하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7월 18일에 열린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는 ‘K-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품질경쟁력 강화로 국방품질 강국 실현’을 주제로 진행됐다. 산·학·연·군·관 관계자 800여 명이 참석하여 글로벌 국방품질 달성과 K-방산 수출 지원을 위한 제도 발전에 함께 머리를 맞댔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방품질경영·인증 제도 연구 ▲C5ISR 연구 ▲유도탄약안전품질 연구 ▲항공·감항 연구 ▲빅데이터기반 운용성개선 연구 ▲단종위조부품대응 연구 ▲국방신뢰성 연구 ▲소음진동 연구 ▲표준화 연구 ▲국방소프트웨어 연구 ▲AI·사이버 연구 ▲우주위성 연구 등 세션을 세분화했다.

특히, K-방산 수출전략  및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K-방산수출 발전 연구에 대한 전문 세션을 별도로 구성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이 방산 수출로 140억 달러를 달성하고, 수출 대상국을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확대한 성과에 따른 시의적절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견인하는 품질의 중요성

방위산업 관계자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국방기술과 품질에 대한 최신 정보와 협력 방안을 공유하는 기회인 만큼 허건영 국방기술품질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두 가지의 주요 메시지를 전달했다. 첫 번째로 무기 품질에 군인들의 생명과 국가 안보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나라를 지키고 사람을 지키는 무기체계의 품질은 절대로 단순하지 않다. 일상생활 속 소비재의 품질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허 원장은 무기의 품질은 곧 생명과 직결된 사안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로 허 원장은 방위산업이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견인하는 중요한 성장 동력임을 피력했다. 군사적 목적을 넘어 방위산업은 첨단기술 개발과 생산,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에 허 원장은 방위산업 종사자의 노력은 군인의 헌신과 맞먹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술대회 현장에 모인 모든 관계자의 노고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이어진 환영사에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우리가 개발한 명품 무기체계가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품질 경쟁력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품질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오늘 학술대회에서 발표되고 논의되는 다양한 국방품질 관련 주제들은 방위산업의 미래를 한층 견고히 하고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품질 강국으로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것”이란 믿음을 내보였다. 끝으로 "이번 학술대회가 군·관·산·학·연이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동반자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략적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디지털 전환과 협력 네트워크에서 찾는 혁신

기술과 환경의 변화에 맞춰 시장이 원하는 무기체계를 신속하게 개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 디지털 요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고려하여 한국품질경영학회장인 연세대학교 박희준 교수는 ‘디지털 변혁 시대의 글로벌 품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하여 청중의 이목을 끌었다. 박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통적 구조에서 디지털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수요 독점 시장에서 벗어나 비용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고객별 요구에 적합한 맞춤식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첨언도 아끼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현실 기술의 접목을 통해 품질관리와 성능시험의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는데, 박 교수는 “양자 컴퓨터의 발전이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방산에서도 이러한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변혁 시대에 걸맞은 품질관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국방기술품질원 이창우 품질연구본부장의 주제발표로 이어졌다. 그는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적 차별화, 국제품질보증 협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 데이터 기반의 정량적 품질 수준 등을 K-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제언했다. 이창우 본부장은 방산 공급망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방기술품질원도 무기체계의 데이터 공유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급망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고수하겠다고 덧붙였다.

K-방산과 세계를 연결하는 현장이었던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 대한민국이 향후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에 엄격한 품질관리를 더해야 할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품질과 방산을 잇는 교각으로 견고히 자리매김하는 이유다.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 2부에서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60개의 주제발표를 통해 품질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국방품질의 미래를 논의했다.
총 13개의 전문세션에서 논의됐던 연구 성과들을 핵심적으로 짚어본다.

국방품질경영·인증 제도 연구

국방품질경영·인증 제도는 품질관리체계를 통해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여 무기체계 신뢰성을 제고한다. 더 나아가 불량과 비용을 줄여 예산의 효율적인 사용과 직결되기도 한다. 본 세션에서는 <신속 소요 관련 품질관리 방안>, <품질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정개선 방안>, <군수품 품질데이터 수집 분석 및 환류 방안>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업이 발전함에 따라 방위산업체들이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국방기술품질원에서는 신속 소요 사업으로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처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C5ISR 연구

C5ISR은 "Command(지휘), Control(통제), Communications(통신), Computers(컴퓨터), Combat Systems(사이버 보안), Intelligence(정보), Surveillance(감시), and Reconnaissance(정찰)"의 약자로, 군사 및 국방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군사 작전과 관련된 정보와 자원을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다. <전술 지휘통제체계 발전동향과 결심우위를 위한 도전과제>, <임무공학 방법론을 활용한 미래 소부대 지휘통제체계의 임무 분석에 관한 연구> 등과 같은 지휘통제체계 발전에 대한 고민과 제안이 집약되었다.

유도탄약안전품질 연구

목표를 정확히 찾아 타격하는 유도탄약 분야에서는 수출품 품질 및 소구경 탄약, 155mm 곡사포탄 및 사거리연장탄 개발 등에서 다양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품질 검사 공정의 디지털 혁신 : 사격 및 구동성능 자동 분석과 Paper-less 성적서 관리>를 주제로 유도탄약 양산시 휴먼에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동화·디지털화로 안정적인 검사 프로세스를 확보하고 품질 4.0 구현에 맞춘 품질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항공·감항 연구

항공·감항 연구에서 가장 큰 화두는 무인항공기였다. 현대전에서 게임체인저로 활약하면서 방위산업 분야에서 확실한 블루칩으로 떠오른 무인항공기. <SORA(Specific Operation Risk Assessment) 기법을 활용한 무인기 위험도 평가 적용방안>에서는 군용 중소형급 무인기 인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으며, <무인항공기 기술발전 동향과 실전사례 분석 연구>에서는 무인기의 기술혁신과 발전동향을 바탕으로 미래 전쟁을 대비하는 다양한 전략을 공유했다.

빅데이터기반 운용성개선 연구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은 혁신과 효율로 이어진다. 품질관리 분야도 신뢰성 있는 결괏값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를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K-전차를 기반으로 한 수리부속의 적응적 수요예측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예측 정확도를 향상하고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한, <사용자불만(품질정보)을 활용한 운용성 개선 방안>에서는 국방기술품질원이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불만 데이터 중 개선 소요에 관한 현황을 분석하여, 진행 중인 무기체계 운용성 개선 사업 등에 환류 및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찰했다.

단종위조부품대응 연구

무기체계의 부품단종은 운영유지 비용 증가 및 전투태세 능력 저하를 유발한다. 따라서 체계적인 관리와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부품단종 대응을 위한 로드맵 적용 국외사례 조사>, <레이더 무기체계의 단종유형 분석 및 효과적 대응 방안 연구> 등의 주제발표에서 부품단종의 영향력을 정리하고 해결 방법을 공유했다. 부품의 단종만큼이나 무기체계 운용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위조부품에 대한 연구결과는 <위조부품 대응을 위한 업무 수행결과>, <AS6171 표준 기반 위조부품 관리 방안> 등과 같은 주제발표에서 심층적으로 다뤘다.

국방신뢰성 연구

국방신뢰성 연구는 군사 시스템과 장비의 신뢰성, 유지관리성, 가용성 등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연구 분야로 군사 작전의 성공 및 장병의 안전과 직결된다. 본 세션에서는 <한국형 고장률 데이터북 구축 현황 및 발전 방향>, <무기체계 신뢰도 예측 정확도 향상을 위한 연구> 등의 주제발표를 통해 무기체계 신뢰성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국내 방산업계의 고장률 예측 정확도가 다소 낮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과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소음진동 연구

무기체계의 내구성과 소음·진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소음과 진동은 무기체계의 운용 문제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피로 및 안정과도 이어진다. 이번 세션은 특성상 대형 엔진과 추진 시스템을 탑재하는 함정의 소음·진동에 관한 연구들이 많았다. <선박 중-고속 디젤기관 기어트레인부 결함 진단 연구>, <축 전류가 축계베어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함정용 디젤엔진 실린더블록 발코니 시트 손상 원인분석 추진> 등의 주제발표에서는 반복적으로 발생한 실제 고장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실질적인 방법들이 거론됐다.

표준화 연구

국방에서 '표준화 연구'란 군사 장비와 시스템의 효율성, 호환성, 상호운용성,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표준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과정이다. 민군 드론 소음표준화, 장갑강 용접부 특성 평상을 통한 대체 표준화, 적층제조(디지털 디자인 데이터를 이용해 소재를 한 층씩 적층하며 3차원 물체로 제작하는 기술) 국내외 표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도 있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국방 표준화 문서 체계 정립을 통한 관리 방안>에서는 군수품의 설계, 생산, 운영유지의 관점에서 문서화의 개념을 표준화하여 국방문서체계를 재정립하는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국방소프트웨어 연구

국방 소프트웨어는 현대 군사 작전과 방위 시스템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AI 학습, SW 신뢰성 시험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SW 보안이다. 이에 <국방 SW 보안 향상을 위한 위협 모델링 적용 연구>에서는 발생 가능한 위협을 사전에 식별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보안성 분석 기술인 ‘위협 모델링’ 개념을 소개하며 실질적인 적용 방안을 발표했다. <국방 분야 SW공급망 관리를 위한 SBOM 구축방안 연구>에서는 SW 공급망 위협에 대응하고 SW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SBOM(소프트웨어의 구성 요소를 나열한 목록)의 항목을 제시했다.

AI·사이버 연구

AI는 데이터 분석, 예측, 모델링, 자율적 의사결정 등의 활용성을 무기로 국방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AI 기술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AI 기술 군 적용시 보한 및 책임성 이슈와 대책>에서는 국방 분야에서 AI를 적용할 경우 필요한 제반사항 및 외부 공격에 대한 방어 기술 개발 필요성, AI 기술 활용에 대한 국내외 공조 및 협력 강화 등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했다. 더불어 <K-RMF 제도 시행에 따른 기품원의 역할과 발전방향>에서는 한국형 사이버 보안제도(K-RMF)에 대비한 국방기술품질원의 목표와 역할 등을 소개했다.

우주위성 연구

국가생존을 위한 안보 전략의 영역으로 우주의 군사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방 우주실증사업 추진방안>, <산업계 우주위성 표준인증체계 발전 방향>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국방 우주실증사업 추진"은 우주부품에 대한 품질, 신뢰도를 확보하고 우주 운용경험을 통해 국산화율 증가 및 경제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산업계 우주위성 표준인증체계"는 우주위성 및 부품 양산을 위한 표준화 프로세스 구축, 품질인증 프로그램 및 운영, 시험평가 연계 등으로 우주위성 제조부문의 산업화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방산수출 발전 연구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에서 특별 구성된 전문세션으로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과 품질 우위 선점을 위한 참신한 방안이 논의됐다. <K계열 전차 수출 전략 발전 방안>, <군용차량 수출 확대 전략>, <K-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글로벌 완제기 수출전략>, <세계포병화력체계 동향과 포병화력산업 수출방향> 등의 발표에서 미래 국방환경과 정세를 고려한 기술혁신과 품질보증 방안을 논의한 것. 특히, <국제품질보증협정을 통한 수출품 품질안정화 사례(기동화력장비 정부품질보증활동 중심)>에서는 국제품질보증협정을 통한 국방기술품질원의 수출품 품질보증활동의 절차와 사례를 소개했다. 수출국가별-무기체계별 품질보증활동의 차이점, 수출품 품질관리 업무의 효율화 등 방위산업 수출 활성화에 기여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