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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함정의 자기 신호 감소를 위한 소자 및 탈자 기법

함정3팀 박효진 연구원

함정 스텔스(Stealth) 기술 중 비음향 스텔스 기술에는 함정 선체에 의해 발생되는 자기장을 최소화하여 수중 기뢰의 위협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기 위한 자기 정숙화 기술인 탈자(Deperm)와 소자(Degaussing) 기법이 있는데, 본 기고에서는 소자 및 탈자 기법의 원리부터 최신기술 동향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해상 교전에서 효과적인 공격 기재로 사용되는 기뢰는 지나가는 강철선의 자성에 의해 지구 자기장이 왜곡될 때 활성화되며, 기뢰의 감응신호는 자기음향, 압력 등 다양하지만 가장 신뢰성 있는 감응신호는 자기 신호이다.

강철로 만들어진 함정의 특성상, 지구 자기장 하에서 점차 자화되면서 선박 주변에 수중 자기장을 유도하게 되고, 자기신호를 상시 방출하게 된다. 이 자기신호는 자기감응 기뢰에 매우 취약할 뿐만 아니라, 자기 센서를 이용해 기뢰를 작동시키기 위한 트리거 소스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자기장의 특성은 제2차 세계 대전 시 광범위하게 활용되었고,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설치된 자기 감지 기뢰의 피해를 막고자 자장제거과정이 시작되었다.

자장제거과정이란, 자기장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기 위해 함정 자기 신호 감소를 위한 일련의 작업을 일컫는데, 선진국에서는 1900년대 초부터 이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자기처리시설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림 1. 자기처리 시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해군 기뢰에 대한 위협이 다시 증가하면서 자기신호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대표적인 자기처리방법인 소자와 탈자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자기 정숙화 기술

함정의 자기 정숙화 기술은 수중 기뢰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함정의 영구자화 제거를 위한 탈자와 유도자화 제거를 위한 소자를 통해 함정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강철이나 자화율이 있는 물질로 만들어진 모든 선박은 주위에 매우 높은 자기장이 있는 커다란 자석과 같고, 이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에 대응하여 선박의 위치나 움직임에 따라 강해지거나 약해진다. 또한 자기장에 의존하는 자기나침의와 같은 장비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선박에는 자기장 제거 시스템을 설치하게 된다.

선박이 지구 자기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선박 선체 내 설치되는 자기 제어 코일을 통해 흐르는 전류를 제어하여 선박 자체 자기장을 낮춤으로써 지구 자기장으로 인한 선박의 잔류 자기를 감소시킨다.

함정 자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함정이 지구 자기장과 같은 외부 자기장에서 장시간 운용되거나 해수와의 마찰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의해 쉽게 자기 특성이 변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조방법, 탑재장비, 선체 구조 등으로 발생하는 영구자장, 함정의 강자성체에 대한 지자장의 영향으로 자화되어 만들어진 유도자장, 지자장 내에서 함정의 움직임에 의한 자화에 의해 만들어진 와류자장이 함정의 자기장을 결정하는데, 이 자장들은 서로 중첩되며, 함정의 3축으로 변화하는 자장으로 나뉜다.

그림 2. 함정의 자장(3축)
구분 자기력선 방향 변수 최대치
수직성분 함정의 위아래 방향으로 나가는 자기력선 지자기 수직성분
함정 건조 당시 위도
극지방
종축성분 함정의 함수미 방향으로 나가는 자기력선 지자기 수평성분
함정 건조 당시 위도 및 함수 방위
적도지방
(남북방향의 함수 방위)
횡축성분 함정의 양현 방향으로 나가는 자기력선 지자기 수평성분
함정 건조 당시 위도 및 함수 방위
적도지방(동서 방향의 함수 방위)

표 1. 함정의 영구 및 유도 자기 특성

이렇게 발생하는 자장을 감소시키기 위해 함정은 초기설계에서부터 건조 과정을 거쳐 함정 운용시까지, 설계 단계에서 선정한 기준치(목표치)에 따라 체계적인 자기신호 통제와 관리를 통해 요구된 자기신호치를 만족시켜야 하며, 선체의 재질 및 소자코일의 유무에 따라 탈자와 소자를 적절히 선택하여 작업을 수행한다.

소자와 탈자

소자와 탈자는 앙페르의 법칙(Ampere' law)에 따라 전류의 세기와 방향을 조절하여 작업하고, 전류투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기장의 방향은 오른나사의 법칙에 따라 나타낸다.

그림 3. 오른나사의 법칙

함정은 유도 자기장과 영구 자기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해상에 떠다니는 함정은 주로 지구 자기장으로 인해 유도 자기장을 얻고, 근처의 외부 자기장에 노출되면 유도 자기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유도 자기장의 강도는 자기장의 강도와 노출된 시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영구자기장은 사용되는 금속의 특성이므로 통상 일정하다.

함정의 영구자장은 반대방향의 영구자장에 의해 상쇄되고, 유도 및 와전류에 의한 가변자장은 함정의 실제 위치와 움직임에 의한 자장의 변화를 고려해서 만들어진 자장에 의해 상쇄된다.

소자

소자(Degaussing)란, 함정 내에 설치된 소자코일(전자기코일)을 이용하여 지구자기장에 의해 함정의 외부로 누설되는 “유도 자기장 및 자기처리 후 잔류 영구 자기장”을 감쇄시키는 방법으로, 코일을 포함해 관련 전원 공급장치, 주제어장치 등을 구성하는 일련의 체계를 소자장비라고 하며, 함정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소자장비를 설치한다.

함정 주위에 수직, 종축, 횡축방향으로 소자코일을 설치한 후, 소자 전원 공급장치를 통해 DC 전류를 소자코일에 공급하면, 선박의 영구 자기장과 동일하지만 반대 방향인 자기장이 생성되고, 이 자기장이 선박의 영구자기장에 반작용하여 소자를 수행함으로써 자기 감지 기뢰에 감지될 확률을 낮추게 된다.

소자장비는 3축의 함정 자기신호를 생성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탈자보다 정밀하게 자기신호를 제어할 수 있으며, 함 작전 시, 소자장비가 자동으로 제어될 수 있도록 함정의 움직임과 그 위치에서 지자장에 대한 가변자장 정보를 보정하게 된다. 가변자장 정보는 배의 크기, 선체 재질, 함형, 운용환경 등을 고려하여 해상에서 함을 움직이면서 보정하며, 세부 정보는 군사비밀사항으로 관리된다.

탈자

탈자(Deperming)는 “영구자기장”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자기처리시설이 갖추어진 부두에 정박된 함정에 주기적으로 교번하며 감소하는 자기장을 인가해 Deperm ME, Flash D, Anhysteretic deperm 등의 규격화된 탈자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

그림 4. 탈자를 위해 종축코일을 함정에 설치한 모양

일반적으로 함정의 종축성분에 대해서는 함정을 솔레노이드 형태로 케이블(X케이블)을 감아 함정의 길이방향으로 자기장을 생성하여 감소시키고, 수직성분에 대해서는 수중에 케이블(Z루프)을 루프형태로 설치하여 수직방향으로 자기장을 생성하여 감소시킨다.

그림 5. 함정 탈자를 위한 자기장의 생성

신조 함정의 경우, 처음 취역 후 탈자 작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자기 측정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기마다 추후 추가로 실시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자기처리기술은 함정의 무인화로 인해 전자전이나 적의 자기기뢰 사용이 더 중요해질수록 개발 소요가 점차 확대될 것이며, 감시, 정찰, 방어 능력 향상이 강화될수록 첨단 기술이나 시스템에 대한 소요 또한 증가할 것이다.

현재 해군 소자소를 통해 수행 중인 탈자 작업 시설이 노후화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업체에서 자기처리 부두시설을 개발하여 시험 운용 중이며, 관련기관이나 업체에서 해군의 자기정숙화를 위한 기초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함정 개발 시, 소자 설계 및 코일 설치 등에 대한 전문기술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함 운용 시 제한사항이 많다. 따라서 해군의 전력 향상과 생존성 확보를 위해 소자 전문기술 확보와 자기처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