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국제품질보증 협력, K-방산 발전에 기여
글 품질기획실(국제협력파트) 서형필 선임연구원
국방기술품질원의 국제품질보증 협력
국방기술품질원은 제15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24.1.30.)를 통해 심의·의결된 「’24~’28 군수품 품질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국제품질보증 협정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며, 올해에는 27번째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주요 수입대상국과 국제품질보증 협정 체결을 추진해왔다면, 2021년부터는 방산수출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루마니아, UAE 등 주요 수출국 또는 수출 유망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협력 채널을 통해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품질보증 협정 체결의 가장 큰 효과는 국외에서 구매하는 군수품에 대한 품질관리 강화 및 방산수출 증진 기여라고 할 수 있다. 협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방산협력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협정국과의 지속적인 교류협력이 필수적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2016년 주요 방산 교역국인 미국과 독일에 주재원을 파견하여 해외사무소(미국, 독일)를 운영 중이다. 해외사무소 설립을 계기로 국방기술품질원은 미국의 국방계약관리국(DCMA), 독일의 획득IT운용청(BAAINBw), 프랑스의 병기청(DGA)과 품질보증 협력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해당 정부품질보증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국제품질보증 위·수탁 업무 관계 이상의 실질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하게 됐다.
2024년 10월부터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주재원을 파견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기획재정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 많은 정부기관의 지원이 있었다. 주폴 한국대사관 무관부와는 폴란드 주재원의 향후 업무협력 방안과 주재사무소 개소 관련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주재원 파견을 계기로 주요 수출국인 폴란드의 군비청(AA)과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9월, 신상범 국방기술품질원장은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에 고위급 한국정부대표단으로 참여하여 해외 정부품질 유관기관/업체와 품질협력과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 : 동유럽 최대의 국제방산 전시회로 2024년 기준으로 43개국 대표단, 711개 방산업체가 참여하였다.
또한, FA-50 납지 운용부대(제23 전술비행기지)를 방문하여 폴란드군의 안정적인 FA-50 운용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어서 국제품질보증을 진행하고 있는 K2, K9, 천무 등의 품질현안과 업무협력 방안을 협의하였고 3,000톤급 잠수함 등 수출 추진중인 사업은 국제품질보증 이행 협력을 논의하였다. 참고로 국방기술품질원이 수행하는 국제품질보증 수탁 물량은 K2전차 180대, K9자주포 212대, 천무발사대 218대, FA-50 48대, 소형전술차량 385대에 이른다. 폴란드와 긴밀한 협력 관계로 발전한 것도 이러한 국제품질보증 협력 추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폴란드의 사례처럼 기관(양자) 간 협력회의도 중요하지만 국제컨퍼런스와 방산전시회 등 다수의 해외기관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미국 DCMA는 32개 협력 국가와 매년 국제품질보증 컨퍼런스(Host Nation Conference, 이하 HNC)를 개최하고 있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분임조별로 해외 정부품질보증 기관들의 관심 주제를 토의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주요 정부품질보증 제도 및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나라는 2011년에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으며, 꾸준한 참여로 주요국의 정부품질보증 제도와 발전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올해는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NATO 조달청(NATO Support Procurement Agency, 이하 NSPA)에서 개최되었으며, 국방기술품질원도 한국 대표단으로 참석하였다. 올해 컨퍼런스는 2개 그룹(「품질보증(QA)」,「계약 및 감사(CA)」)으로 워크숍을 진행하였으며, 국방기술품질원과 방위사업청 인증기획과는 QA 그룹에, 방위사업청 주유럽 국제계약지원관은 CA그룹에 참여하였다.
한-덴마크 정부품질보증 협정 개정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 8월 8일 NSPA 컨퍼런스홀에서 「대한민국 방위사업청과 덴마크 국방부간 군수물자와 용역에 대한 정부품질보증의 상호수락에 관한 양해각서」3차 개정문(전면개정)을 교환하였다. 해외 정부와의 품질보증 협정(이하 "국제품질보증 협정”)은 양국간 수출입 군수품에 대해 수입국 정부가 요청할 경우 수출국 정부가 수입국을 대신하여 정부품질관리 활동을 수행하고, 상대국가의 정부품질관리 활동을 상호 인정하기 위한 협약이다. 한국은 1984년부터 미국, 독일, 프랑스, 호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26개 국가와 국제품질보증 협정을 체결해왔다.
협정문은 양측을 대표하여 허건영 국방기술품질원장, 덴마크 킴 예스퍼 요르겐센(Kim Jesper Jørgensen) 국방병기국장이 사전에 우편교환 방식으로 한측이 5월, 덴측이 6월에 각각 서명하였으며, 마지막 서명일인 2024년 6월 14일에 발효되었다. 덴측의 제의로 2024 HNC 중에 NSPA 컨퍼런스홀에서 2024 HNC 참석자 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협정문 교환식이 이루어졌고, 여기에는 덴마크 Danish Defence Acquisition and Logistic Organisation(이하 DALO), 방위사업청 인증기획과, 주유럽 국제계약지원관, 국방기술품질원 품질기획실 등 양국 대표단 10여명이 참석하였다. 이번 3차 개정을 계기로 NATO 품질보증 위·수탁 절차서인 AQAP 2070을 인용하여 MOU가 간단 명료해졌다. 이는 NATO 회원국인 덴마크와 NATO의 글로벌 파트너국인 한국의 지위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체결 대표기관도 방위사업법령에 근거하여 국방부에서 방위사업청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유효기간도 10년 단위 개정에서 종료 6개월 전 서면 통보로 영구에 가까워졌다. 덴마크 DALO의 Michael Bruun 품질보증부서장은 이번 협정 개정을 “양국 방산협력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평가하였다.
덴마크는 우리나라 화포체계에 사용되는 포구속도 측정기와 제방빙트럭을 수출하는 국가로, 군수분야에서의 협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국가이다. 또한, 최근 NATO 회원국이 방위비 지출을 증액하고 있는 상황에서 K-방산의 잠재적인 수출유망국으로서 양국 간 신뢰 증진과 품질교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양국은 이번 협정 개정을 계기로 보다 신뢰성 있는 군수품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양국 간 방산교역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상호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은 이제 군수품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수입 군수품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이 해외로 수출하는 무기체계에 대해서도 균형있는 국제품질보증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수출품목이 고부가가치, 고품질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수출품에 대한 정부품질관리 체계를 혁신하고 정부 간 품질보증 협력을 통해 ‘품질’ 요소를 수출 유인책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해외 정부기관과 국제품질보증 협력 체계를 지속 확대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