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2023년 유도탄 ASRP 결과로 본
국내외 ASRP 현황 및 발전 방향
글 유도탄수명분석팀 박순우 선임연구원, 신솔비·김영현 연구원
유도탄의 저장탄약 신뢰성 평가(ASRP)
유도탄은 로켓이나 제트 엔진을 통해 자체 추진력을 확보하고 유도 시스템을 갖춰 목표물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무기로, 현대전의 핵심 무기체계로 자리 잡았다. 유도탄은 10년 이상 유휴 상태로 저장되어 수명의 대부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유도탄을 설계 수명이 도래했다고 해서 폐기하고 다시 획득할 경우, 막대한 비용과 함께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별도의 검증 없이 저장 및 운용을 지속하면 유도탄의 안전성과 전시 대비 준비(readiness) 부족, 사용 시 안전 문제 등 여러 가지 리스크가 수반된다. 따라서 저장된 유도탄은 설계 수명이 도래하기 전에 저장탄약 신뢰성 평가(ASRP, Ammunition Stockpile Reliability Program)를 통해 안전성을 점검하고 정상적인 성능 발현을 확인하여 전투 준비가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ASRP란 전투 및 교육용 탄약으로 비축·운용하고 있는 저장탄약의 사용 가능성, 안전성 및 신뢰성을 평가하여 탄약의 교체 시기, 정비 및 폐기 등을 결정하는 업무이다.
국외 유도탄 ASRP 사례
COMPONENT TESTING |
Sample of components tested in lab to ascertain essential performance parameters not available at all-up-round 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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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GHT TESTING |
A statistically representative sample of the tactical inventory is flown with flight test range controls and data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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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LD DATA |
Firing and Malfunction Reports are required to be submitted by the 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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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EILLANCE INSPECTIONS AND TESTING |
Mobile capabilities allow us to non-destructively test over 1,000 HELLFIRE missiles worldwide annu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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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중요한 ASRP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에서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비행 시험(flight testing)과 구성품 시험(component testing)뿐만 아니라 실제 야전의 사격 데이터(field data)와 감시 활동(surveillance inspections and testing)을 통해 전 주기에 걸쳐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도탄의 수명 연장을 결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1960년대부터 자연 저장 시험, 수명 연장 기술 시험, 그리고 검증 시험으로 구분하여 ASRP를 수행해 왔다. 자연 저장 시험에서는 실제 운용 중인 시료와 실험실 환경에서 노화된 시료의 성능을 평가하고, 수명 연장 기술 시험에서는 고장 메커니즘을 분석하여 잔존 수명을 예측한다. 최종적으로 표준 저장 환경에서의 성능 시험을 통해 앞선 내용을 검증하여 수명 연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유도탄 ASRP 사례
국내에서는 국방기술품질원이 현재 11개 유도탄 종류에 대해 ASRP를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현재 양산 및 개발 중인 유도탄까지 포함하여 20여 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ASRP의 중요성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ASRP 수요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예방정비 기법을 통해 유도탄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CBM+1) 개념을 도입하여 야전에서의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유도탄의 상태를 진단 및 모니터링하는 연구와, 유도탄의 생산 단계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기계 분석(머신러닝)을 통해 선제적으로 고장을 감지하는 기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소요 제기 단계부터 ASRP를 고려하여 유도탄의 스마트/지하 탄약고, 사격 시험장 확보 등의 전력화 지원 요소를 구체화하고, 운영유지 단계와의 연계성을 강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CBM+ 개념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며,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현재 고체 로켓의 추진기관 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스마트 씰(smart seal)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내 ASRP 업무 발전방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대전에서 유도무기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개발 및 양산 중인 유도탄의 수명도 도래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ASRP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본 고에서는 ASRP의 대내·외 환경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ASRP 업무 발전을 위해 현재의 대내·외 환경 변화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ASRP 대내·외 환경분석
대외적으로 K-방산 수출에서 중동과 유럽으로의 유도무기 수출이 전체 방산 수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수출 유도탄의 저장 조건을 포함한 국외 수출품에 대한 ASRP 기술지원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편, 대내 환경에서는 국방부의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 따라 물리적 및 비물리적 타격 능력과 복합다층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이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지고 있어 유도무기에 대한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따라 향후 ASRP 업무발전을 위해 수립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정책·제도분야 발전
획득단계부터 수명주기관리계획서에 수명 예측 방법 연구, 성능 추세 분석, ASRP 시료 확보 계획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방위사업청에서 ASRP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전담 부서를 지정하거나 임무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
수명 예측기술 고도화
현재 ASRP를 수행하고 있는 품목 중 수명 예측 기법이 부재한 경우 수명 연장 검토가 제한되며, 현재 상태 확인만 가능하다. 따라서 탄두, 신관 등 수명 예측 기법이 없는 품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ASRP 수행 범위 확대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수명이 도래한 시효성 및 시한성 부품을 평가하여 ASRP를 수행하고 있으나, 전자 구성품 단위로 평가를 확대하고 체계 단위의 실사격 시험을 병행하여 유도탄 체계 전체의 성능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ASRP 데이터 확보 및 인프라 구축
현재의 운영탄 비기능 및 기능 시험 중심의 방식에서 나아가, 국외의 사례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flight testing, surveilance 등)을 통해 실사격 결과, 운용, 주기 점검 결과, HILS(Hardware in the loop simulation)2) 등을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또한, CMB+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인프라와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향후에는 단순 시험 결과값만으로 현재 상태의 사용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 국외 사례와 같이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개발단계부터 양산, 운용단계까지 전순기에 걸쳐 ASRP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평가와 연계하여 유도탄 내 모든 부품에 대한 잔존 수명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1) CBM+
- 상태기반 정비기술(CBM, Condition based management)에 고장예지 및 건전성 관리 기술(PHM,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을 더한 정비 전략
- 2) HILS
- 운용환경 및 제어 알고리즘 등을 모사하여 실시간으로 제품을 시험 및 평가하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