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한반도 기상환경에 적합한 레이더 대기모델 정립방안

2022. 03. 30

글. 지휘정찰개발품질팀 김진우 선임연구원

레이더 시스템의 성능은 자체 제원뿐 아니라 운용환경(기상·지형·표적 등)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 레이더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개발단계에서부터 임무환경을 고려하여 강건하게 설계하고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글에서는 임무환경 중 기상환경에 따라 나타나는 레이더 성능 편차로 인한 개발단계 시험평가 및 품질관리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소개한다.

레이더 전파모델

우리나라는 전파환경이 복잡하여 시공간에 따라 레이더의 성능편차가 큰 편이다. 산악지형 및 인공구조물이 많고, 삼면이 바다이며, 4계절로 인해 지상·해상·기상 클러터(허위신호)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레이더 시험평가에서 표적과 지형 그리고 기상상황에 따라 같은 레이더 시스템의 성능이 달리 나타난다. 따라서 환경마다 최적화 특성이 다르므로 한반도에서 운용하기 위한 레이더 시스템에 대한 품질관리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레이더 성능과 품질은 그림 1과 같이 네 가지 전파모델에 의해 결정된다. 바로 레이더·지형·표적 그리고 대기모델이다. 현재의 품질관리는 레이더 제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 한계를 인식하여 개발자들은 지형과 표적을 고려한 레이더 성능개량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대기모델에 대한 고려는 미흡하여 기상상황에 따라 품질저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그림 1. 레이더 전파모델 4요소

이러한 가운데, 국내 레이더 개발추세는 그림 2와 같이 탐지거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300 ㎞ 이상의 장거리형 레이더에 이르러 나타난 새로운 품질관리 난제는 바로 이상대기에 의해 전파가 굴절됨에 따라 레이더 성능저하가 빈번히 나타나는 것이다. 대기모델에서 대기감쇠는 에너지손실로 모델링 되고, 대기굴절은 고도별 굴절률 기울기로 모델링된다. 대기모델이 적합하면 대기감쇠에 대해서는 설계마진을 확보하고, 대기굴절에 대해서는 오차보정을 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대기굴절로 분석범위를 한정한다.

그림 2. 국내 레이더 개발추세

이상대기에 의한 전파환경

이해를 돕기 위하여 기상환경에 따라 전파전파(Radio Wave Propagation) 양상을 분류하고 레이더에 대한 영향성을 살펴보자. 대기굴절은 고도별 굴절률기울기로 모델링된다. 공기 중에 있는 전자파가 임의의 각도로 다른 매질에 입사하면 일부 입사파는 반사되고 일부는 굴절 및 투과한다. 지구 대기권에서 레이더 성능과 품질에 관련이 높은 영역은 대류권(고도 0~30 ㎞)이다. 전파는 고도에 따라 압력·온도·수증기압·기체분포 등에 의한 매질이 변화하기 때문에 전파가 특정방향으로 휘는 대기굴절현상이 발생한다. 이상대기굴절은 지표면을 향해 전파가 많이 휘는 정도에 따라 그림 3과 같이 정상적 전파굴절보다 아래로 더 휘는 과대굴절(Super-refraction), 위로 더 휘는 과소굴절(Sub-refraction), 그리고 빔갇힘 현상(Ducting)으로 분류된다. 각각의 레이더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표 1에 정리하였다. 이러한 굴절 유형에 따라 오차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탐지 자체가 miss되기도 하며, 시험평가 때 드러나지 않았던 취약성이 운용환경에서 드러날 수도 있다.

<표 1> 대기굴절로 인한 비정상 전파전파양상 분류

표 1. 대기굴절로 인한 비정상 전파전파양상 분류
유형
(굴절률기울기)
전파전달특성 및 레이더 성능 영향성
과소굴절
(△N > 0 N/㎞)
  • 전파가 지표면으로부터 위로 휘는 현상
  • 탐지거리 및 전파의 지평선을 단축시킴
  • 3차원 레이더의 고도오차 유발
과대굴절
(△N : -157∼ -79 N/㎞)
  • 표면반사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전파가 정상대기굴절보다 더 아래로 휘는 현상
  • 온도 및 습도의 역전현상과 관계있음
  • 탐지거리 및 전파 지평선 증가
빔갇힘(덕팅)
(△N < -157 N/㎞)
  • 표면 반사를 동반한 과대굴절
  • 광학적 간섭에 의한 lobe 패턴을 변화시키고 최저고도 lobe 각을 줄임
  • 탐지거리 및 전파 지평선 증가

* 정상대기 굴절률기울기 △N : -79~0 N/km (표준대기: -39 N/km)

그림 3. 비정상 전파전달의 양상

대기모델 필요성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상태에 따른 레이더 성능불안정성은 레이더 개발사업의 위험요소이다. 개발단계 요구사항정의·설계·시험평가 단계에서 사용자-개발자 간 기준 대기조건에 대한 견해차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표준대기모델1)을 기준으로 성능에 대한 시험평가를 희망하나, 사용자는 전천후 환경에서 레이더가 안정적으로 동작하기를 원한다. A레이더 사업사례를 살펴보자. 기술협상부터 개발자는 표준대기모델을 기준으로 설계 및 시험평가를 희망하고, 사용자는 이를 반대해왔다.

그림 4. 개발프로세스 사용자-개발자 간 이해충돌

해당사업은 1차 개발 시(‘12~’15) 운용시험평가 결과, 전투용부적합 판정으로 계약이 해제된 전례가 있다.2) 이 사업은 2021년 재착수되어 동일한 기관에 의해 개발 중이며, 2022년 4월 상세설계검토(CDR) 완료 예정이다. 연구개발주관기관은 1차 개발과 비교하여 안테나 이득을 향상시키는 등 레이더에 대한 성능개량을 준비해왔다.

또한, 1차 개발에서의 표적 불포착 원인을 분석하고, 레이더가 설치되는 환경적 특성과 표적 기동 시나리오를 고려하여 설계하며, 시험평가 시나리오에 따른 예상변수에 대한 절차적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모델기준은 여전히 부재하여 시험평가 위험요소로 남아 있다.

따라서 대기모델 기준을 정립하여 개발단계의 원활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변화에 따른 성능편차를 완화하고, 레이더 품질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용자 운용환경을 고려하여 보다 정확한 대기 모델링을 통해 대기감쇠에 대해서는 마진확보를 하고, 대기굴절에 대해서는 오차보정을 하도록 설계품질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

1) 고도에 따른 온도감소율 −6.5 °C/km, 기압 1013.25 hPa, 비정상 빔 굴절 현상이 없는 상태, 유효지구반경계수 k=1.33
2) 실제 방사청-연구개발주관기관 간 소송까지 이어졌고, 시험평가 기준의 모호성이 인정되어 연구개발주관기관이 일부 승소하였다.

대기모델 정립방안

대기모델을 분석했던 국내외 선행연구 사례를 살펴보자.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표준대기모델은 세계 각지에서 참조가 가능하도록 전파의 대기굴절에 대한 평균값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정상대기를 기준으로 산출된 통계값으로서 시시각각 변하는 대기조건과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TTA(정보통신기술협회) 등 민간 영역에서 무선통신표준을 제정하기 위하여 기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 전파굴절 통계값을 활용하고 있지만, 무선통신을 위한 저고도 환경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레이더 분야에는 활용이 제한된다. 표준대기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대기조건을 추정하는 대안으로는 아래 식과 같이 표면굴절도(Ns)와 고도에 따른 굴절률 기울기(△N)의 관계를 근사하는 지수모델이 있다.

그러나 기존 지수모델의 경우 해외 기상 관측소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수가 도출되어 한반도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내 측정 데이터로부터 대기모델(표면 굴절도, 굴절률기울기 등) 계수 A, B를 도출하는 한국형 최적화 모델이 필요한 실정이다.

대기모델 정립이 쉽지 않은 이유는 기상환경과 전파전달특성을 알 수 있는 한반도의 고층 기상 관측데이터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방 분야에서는 마이크로파를 활용하는 사업들의 운용시험평가 결과들을 누적하여 통계적 관점에서 최적 계수를 찾아 나간다면 정교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는 공군의 기상레이더와 민간의 기상레이더를 통해 기상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고고도 기상데이터를 관측하기 위해 8개소의 라디오존데를 통해 기온·기압·습도·풍향 등의 데이터를 2~4회 관측하고 있다. 라디오존데를 기구에 달아 지면에서부터 고도 30 ㎞ 지점까지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데이터를 획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상 측정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수를 도출하는 연구들이 일부 있다. 이러한 방식을 발전시켜 라디오존데가 위치한 지역의 계절별(춘․추계, 혹한기, 혹서기) 기후에 따른 통계적 분석을 통해 표 2와 같이 지역별‧기후별 대표값을 구할 수 있다. 관측소가 없어 실제 측정이 제한되는 지역에서는 선형적 보간법(Interpolation)을 통해 굴절률 기울기 값을 유추할 수 있다.

표 2. 지역별‧기후별 지수모델 계수 대푯값

표 2. 지역별‧기후별 지수모델 계수 대푯값
S/N 위치 계절 A B
1 북강릉 춘․추계
혹서기
혹한기
2 백령도
3 오산
4 포항
5 광주
6 흑산도
7 창원
8 제주도

지역별 굴절률 기울기 값을 알 수 있다면 이상대기가 발생하는 구간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이상대기의 영향성을 고려하여 운용할 수 있다. 즉, 레이더 설계 시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되도록 설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레이더가 설치되는 위치에 따른 특성까지 고려하여 설계할 수 있고, 레이더 사이트별 최적화를 통해 거리·고도오차를 줄여 품질 안정성이 제고된다.

표준대기모델과 기존 지수모델의 경우, 한반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상대기만을 고려한 모델로, 이상대기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품질저하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개선방향은 그림 5와 같이 정상대기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대기를 모두 고려하여 보다 정교한 대기모델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기상환경을 반영하여 기상에 의한 오차를 보정할 수 있게 된다.

그림 5. 이상대기에 의한 대기굴절 오차보정설계

한반도에 적합한 레이더 대기모델 정립을 위해서는 실측 기상데이터 기반으로 M&S 성능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대기 영향에 의한 전파환경을 계산하고, 기존의 지수모델 식을 한반도에 최적화되도록 계절별 기후에 따라 최적값을 통계적으로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그림 6과 같이 통계적 관점의 주파수별 대기모델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

그림 6. 주파수별 대기모델 데이터베이스 구축

대기모델 적용사례

국방기술품질원 개발품질연구센터는 A 레이더 사업 개발단계에 참여하여 기상에 따른 레이더 성능 영향성에 대한 분석을 Action-Item화하여 연구개발주관기관과 공동연구를 수행해왔다. 설계강건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보다 정확한 대기 모델링을 통해 대기감쇠에 대해서는 마진확보를 하고, 대기굴절에 대해서는 오차보정을 하도록 협의하였다. 결과적으로 기본설계검토(PDR)부터 그림 5 하단과 같이 표적의 고도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기상오차를 보정하는 알고리즘을 반영하도록 하였다. 보정방안의 효과성은 선행 개발OT에서 획득한 계절별 실측치와 M&S를 통하여 검증되었다. 해당M&S 도구의 입력요소와 출력요소는 그림 7과 같다.

그림 7. M&S 입력요소 대비 출력요소

M&S분석과정은 그림 8과 같이 실측 기상데이터를 획득하여 실제 전파의 영향성을 분석한다. 우선 적용하고자 하는 레이더의 제원, 타겟의 제원, 표적기동 시나리오 및 운용시나리오를 설정한 뒤, 설정한 값들에 대응하는 빔 패턴을 정의한다. 정의된 빔패턴은 AREPS(Advanced Refractive Effect Prediction System)에 입력되고, 운용사이트 및 한반도 전체의 지형데이터를 DTED를 통한 지형인자도 함께 입력된다.
또한, 기상청의 라디오존데 데이터를 활용하여 M&S에 운용시간에 대한 고도별 온도, 수증기압 값을 입력하고 굴절률 기울기를 계산한 뒤, 최종적으로 대기 영향에 의한 전파환경을 계산하게 된다. 도출된 데이터는 기상상황이 레이더 성능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고, 정상대기 뿐만 아니라 이상대기까지 대기모델을 정립하여 이를 보정하는 강건한 설계의 기반이 된다.

그림 8. 실측 기상데이터- 레이더 성능분석 연계

맺음말

본 글에서는 이상대기에 의한 레이더 품질저하문제와 이를 완화하기 위한 대기모델 정립방안에 대해 소개하였다. 국내 기상데이터를 활용한 한반도형 레이더 대기모델 정립으로 기대되는 개선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상대기에 의한 품질저하문제에 대해 설계마진확보 및 오차보정을 고려한 강건한 설계로 선제적 품질관리가 가능하다. 둘째, 사업관리에 있어서 사용자와 개발자 간 이해충돌을 조정할 수 있도록 객관적 분석데이터를 제공하여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셋째, 시험평가에 있어서 레이더 성능기준을 명확화하여 임무환경과 더 가깝게 모사하여 시험할 수 있다. 넷째, 사용자 운용단계에서 기상에 따른 레이더 성능 취약성을 파악하여 운용개념을 보완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기모델 정립을 통해 중·장기에 지속적 소요가 예정된 장거리형 레이더사업들에 범용적으로 적용되어 사용자 운용환경 중심의 전순기 품질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9. 사용자 운용환경 중심 선순환 구조 정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