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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th 칼럼

국방기술품질원에 바란다!

스토리

무기체계 품질의 게이트키퍼, 국방기술품질원의 창설 40주년을 축하하며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우선 국방기술품질원의 창설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올해로 개설 2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 ‘유용원의 군사세계’를 운영하면서 기품원으로부터 국방 관련 자료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 그 중에서도 세계 방산시장의 주요 동향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글로벌 디펜스 뉴스」의 도움이 매우 컸다. 또한 매년 말 발간하는 「세계 방산시장 연감」과 부정기적으로 발간하는 각종 세계 방산 동향 보고서는 내게 ‘바이블’과 같은 존재였다.

물론 이런 보고서 발간이 기품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종 무기체계 성능이 군의 요구조건과 국방규격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게이트 키퍼’ 역할일 것이다. 설계상의 불량이든, 제조공정상의 불량이든 무기체계가 군에 전력화되기 전에 품질문제를 식별하여 해결하는 것이 기품원의 역할이며, 그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군사 선진국일수록 무기체계 획득의 마지막 단계, 즉 양산단계 시험평가와 품질관리 부문에 많은 역량을 투입한다. 무기체계 품질은 그 국가와 군대의 수준과 역량을 상징적으로 기술보여주는 요소다. 나도 처음에는 기품원의 중요성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국방 분야를 담당하면서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 군수품 품질관리 분야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무기를 군에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에 대한 얘기도 종종 듣곤 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노고에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

최근 기품원이 품질관리의 외연을 확장하여 무기체계 개발단계에서도 선제적인 품질관리를 수행하게 됐다고 들었다. 우수하고 안전한 무기를 원하는 수요군의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로 개발단계에서 해결했어야 할 품질문제가 양산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는데, 기품원이 개발단계에서 품질관리와 기술지원을 수행한다면 보다 신뢰성 높은 무기가 군에 납품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에 부설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개소식이 열려 기품원의 40년에 뜻깊은 변화가 있었다. 연구소 개소가 기품원의 역할 및 전문성 확대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창설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국방기술품질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방위산업의 혁신’을 이끌 국방기술품질원의 40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맹수열 국방일보 기자

글에 앞서 솔직히 고백한다. 국방일보에 입사한 지 3년, 국방부에 출입할 때까지 나는 국방기술품질원이 어떤 곳인지, 무슨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 군의 군수품과 미래 무기체계 개발이라는 중요한 분야에 있어 기품원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역시 깨닫지 못했다

2016년 국방부 출입과 함께 기품원을 담당하게 되면서 나의 무지에 대해 뼈저린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됐다. 기품원은 이름 그대로 국방의 근간이 되는 군수품의 품질관리는 물론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획사업을 펼치는 핵심 기관이었다. 기품원의 주요 사업에 대한 취재와 기사를 거듭할수록 방대한 업무 분야와 깊이 있는 전문성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다시 나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국방부 기자실에서 나름 경력 있는 중견이 된 지금, 처음 국방 분야에 발을 내딛은 동료들 가운데 6년 전 나와 같은 이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이는 일반 국민이나 방위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다른 군 구성원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이제부터 국방품질경영·국방기술기획이라는 큰 틀에서 기품원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다뤄볼까 한다.

국방품질경영은 ‘국방기술품질원’이라는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품원의 아이덴티티이다. 기품원은 2006년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기술기획 업무를 인수하고, 전신인 국방품질관리소의 품질보증·기술지원 업무를 이어받아 국방품질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기품원의 품질경영은 우리 군의 철저한 전투준비태세 유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수품·무기체계의 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는데, 다양한 기술지원 활동을 통해 품질경영의 효과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품원은 2006년 국방획득제도 개선에 따라 국방기술기획과 정보관리 임무를 새로 부여받았다. 현재는 기품원 부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서 국방기술기획을 수행하고 있다. 국방기술기획은 미래 국방목표 달성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국방 과학기술의 기획은 물론, 방위력개선 기술지원, 국방과학기술 평가·분석 등을 통해 미래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국방기술기획이다

기품원 구성원들은 지난 40년 동안 쉽지만은 않은 여정 속에서도 우수 군수품 획득을 위한 품질보증 활동 등을 통해 우리 군의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방과학기술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제 방위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국방 획득 전문연구기관으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비전을 향한 기품원 구성원 여러분들의 발걸음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국방기술품질원의 40번째 생일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우수 인재 확보로 국방기술품질원의 또 다른 40년에 발전이 함께하길 바라며
배경기 육군본부 의무계획운영과 중령

2016년 연말. 나는 의정병과 소령으로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1년간의 기업연수를 마치고, 다음 보직을 찾아 육군본부를 방문했다. 육군본부에서는 나를 국방기술품질원으로 분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음해에 중령 진급이 발표되는 내 입장에서 기품원은 그리 반가운 곳이 아니었다. 병과 내에서 존재감이 있는 보직도 아니었고, 과거에 진급이 나왔던 보직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단 명령이 났으니 가서 열심히 하자는 각오로 2016년 연말 대전 복수동에 위치한 탄약센터(현재 유도탄약센터)에 출근하게 되었다.

낯선 사람과 낯선 업무. 군인이 아닌 연구원들과 함께 업체가 생산하는 물자를 품질보증하는 것이 나의 임무였다. 업무 파트너였던 정구갑 선배님께 업무를 하나하나 배워가기 시작했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모두 친절하고 똑똑했다. 기품원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직장생활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었다. 고참과 신입직원 간의 끈끈한 정과 가르침, 그리고 일과 이후 가끔씩 있는 술자리는 모두에게 큰 기쁨이었다.

현역 신분으로 기품원에서 근무하며 아쉬웠던 점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첫째, 군의 전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품원이 현역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놀라웠고 안타까웠다. 조직의 홍보에 보다 많은 예산을 할당하여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찾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본부가 진주로 이동하며 출장소요도 많이 생기고, 기품원에 들어왔던 우수한 직원들이 이직하는 것을 종종 봐 왔다. 여러 이유로 본부가 진주로 내려갔지만, 직원들이 서울 지역에서 보다 많이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셋째, 우수한 인재를 유입시키기 위해 우리나라 주요 공과대학을 비롯한 명문 대학원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과는 다른 전략으로 기품원의 숨은 매력을 그들이 알게 해야 할 것이다.

넷째, 기품원과 함께 했었던 수많은 고참들이 대거 퇴직하고 신입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이들의 역량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각종 전문교육을 체계적으로 정리·강화하고, 특히 기품원의 주요 고객인 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대책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또 다른 40년을 준비하는 기품원의 앞날에 항상 발전이 함께하길 바라고,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장이 되기를 꿈꾸며 지난 2년 동안의 국방기술품질원 생활의 소회를 가름한다.

창설 40주년 맞은, 첨단 방위산업의 주역들에게 바란다
정정영 한국항공우주산업(주) 회전익검사직 수석

올 4월에는 첫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출고식이 있었고, 국산 경찰헬기가 도입된 지 5년 만에 악기상으로 악명 높은 독도·울릉도 안전비행 100회를 달성했다. 국내 항공산업이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하기까지 정부와 업체 및 수많은 기관의 지원과 노력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국방기술품질원과 KAI의 인연은 25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AI는 KF-16 전투기를 생산하고 있었고, 기품원은 생산한 제품에 대해 품질보증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와 수리온 헬기 등 다양한 항공기에 대한 국산화와 전력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특히 2014년 필리핀에 FA-50을 수출했을 때, 기품원은 국산 항공기의 품질을 보증하는 등 해외 수출 전반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필자는 수리온 1차 양산 사업을 시작으로 기품원과 인연을 맺었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기품원의 불합격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는데, 시정조치에 대한 결과 보고만 받으면 되는데도 품질 엔지니어와 기술 엔지니어, 설계 담당자를 불러 결함 원인과 개선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관계자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또, 항공기 납품을 코앞에 두고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도 기품원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과 관계없이 KAI 엔지니어들과 협력했다. 문제를 해결해 항공기가 적기에 납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것이다.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전익의 진화적 개발을 보완한 것 역시 현재 완벽에 가까운 수리온이 완성되도록 기여한 기품원의 공로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기품원과 같이 훌륭한 정부기관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올해로 기품원이 창설 40주년을 맞았다. 기품원은 KAI를 비롯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업체들과 국가 안보 및 방위력 증강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 조력자이자 파트너다. KAI의 수리온 품질 검사원으로서 그동안 기품원이 이루어 놓은 성과와 빛나는 업적에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방위산업 품질보증 연구기관으로서 미래 방위산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국방기술품질원이 바로 첨단 방위산업의 주역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