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52구경장 자주포의 위상을 보라! ‘Made in Korea’의 품격을 높인 K9자주포(이하 ‘K9’)의 품질에는 국방기술품질원 기동화력3팀과 한화디펜스의 협심이 있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손을 맞잡은 이들을 만나러 K9의 태동이 시작되는 곳으로 가보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K9은 지상 화력에서 열세였던 우리 군을 우위로 끌어올린 무기로 평가받는다. K9은 1998년 한화디펜스와 국방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하여 2000년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K9은 최대 1,000마력의 힘과 미국의 M-109A6(팔라딘) 자주포보다 약 10km 이상 긴 40km의 사거리를 가졌다. 또, K9은 사격 명령을 접수한 지 30초 이내에 발사가 가능한데, 기존 우리 군의 주력 자주포인 K-55의 초탄발사 시간인 2분을 기준으로 하면 몇 배 이상 신속하다. K9의 독보적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향후 기동전투체계 원격 무인화 기술이 개발·적용되면 완벽한 ‘무인 자주포’로 진화할 예정이다.
무기체계가 첨단으로 개량될수록 불량률을 낮춰 품질을 개선하는 일은 막중하다. 무엇보다 K9의 2차 성능개량을 앞둔 요즘, 국방기술품질원과 방산업체 간 긴밀한 소통은 필수적이다. 자주포류와 무장류에 대한 품질보증을 담당하는 기동화력3팀의 김병현, 노상완, 남윤욱 선임연구원이 한화디펜스 창원1사업장을 자주 찾는 이유다.
2월의 어느 날, 자주포 품질보증의 주역인 기동화력3팀 연구원들과 한화디펜스 담당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고 K9A2와 K9A3자주포를 이야기 하던 그들은 어느새 K9에 대한 자랑으로 대화 주제를 옮긴다.
“K9의 가격은 동급이라 볼 수 있는 독일 자주포 PzH2000의 2분의 1 수준입니다. K9은 기능과 내구성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죠.”
한화디펜스 품질보증실의 손훈기 과장의 말에 기동화력3팀 노상완 선임연구원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발표에 따르면 K9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자주포 수출시장의 48%(572문)를 차지했다”라며 힘을 보탰다.
K9의 또 다른 강점은 사막부터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K9은 다수의 국가에 수출되어 세계 점유율 1위 자주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K9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게 된 밑바탕에는 기동화력3팀의 국제품질보증 지원이 있었습니다.” K9의 최종검사를 수행하는 한화디펜스의 이종현 반장이 기동화력3팀을 향해 든든한 미소를 짓는다. 기동화력3팀은 K9이 터키, 노르웨이, 폴란드로 수출될 때 국제품질보증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여 K9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현재 23개국과 국제품질보증협정을 맺고 있으며, 우리나라 방산업체가 해당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고자 할 때 품질보증을 대신 수행하여 국제적 신뢰를 획득하고 있다.
“수출용 K9은 사격통제 장치나 소화 장치들이 현지에 특화되어 개발되는데, 여유분을 갖고 있지 않은상황에서 부품에 불량이 나면 대처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실제로 노르웨이 수출 시에 부품에 불량이 난 적이 있었는데, 국방기술품질원 연구원들이 밤낮, 주말 가리지 않고 도와줘 노르웨이 수출을 성공리에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종현 반장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기동화력3팀에 거듭 감사를 전했다. 노르웨이 수출은 기동화력3팀에게도 보람이 큰 사업이었다. 시제장비 개발 과정을 토의하는 PRM(Progress Review Meeting)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적극적으로 임한 결과, 장비 개발에서 발생했던 품질 문제를 초도양산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것. 이를 통해 K9의 품질과 사용자의 요청사항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
K9은 2018년부터 보조동력장치, 사격통제장치 등이 추가된 K9A1자주포로 성능개량 됐다. 기동화력3팀 연구원들과 한화디펜스 담당자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실시한 K9A1자주포의 최초양산품 마지막 시험을 꼽았다.
“시험장의 특성 상 기상과 사격통제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사격가능 여부가 결정됩니다. 당시 시험장의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서 3일 동안 기약 없는 대기를 해야 했죠. 소득 없이 사무실로 복귀하려던 마지막 날 오후, 기적적으로 기상상황이 좋아져 사격시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동화력3팀 남윤욱 선임연구원의 말에 이어 김병현 선임연구원이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
“국방규격에 따라 K9A1자주포 사격시험을 무사히 종료한 후에 다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더군요. K9A1자주포는 하늘이 도와주는 명품무기라고 함께 기쁨을 만끽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화디펜스는 현재까지 K9 600문의 납품 또는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방위사업청이 주최하고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한 ‘제8회 품질경영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한화디펜스의 장영찬 과장은 “자사의 품질경영시스템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방기술품질원의 노력과 지원이 있었다”며 기동화력3팀과 공을 나눴다. 김병현 선임연구원은 “동반자적 관계를 통해 자주국방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무기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것이 공동의 목표인 만큼 K9에 쏟는 시간과 노력은 당연하다”며 현장에 있던 모두의 마음을 대변했다.
오늘도 기동화력3팀과 한화디펜스는 상호협력을 통해 ‘강한 국방’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이들이 주고받는 에너지는 K9, K9A1은 물론이고 무인화를 최종 목표로 하는 K9A3자주포의 강한 동력이 될 것이다. 한화디펜스의 우수한 기술력과 국방기술품질원의 완벽한 품질보증이 만나 세계를 정조준하고 있는 K-방산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길 기대해본다.
K9 수출은 대한민국의 방위산업과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수출 중심의 방위산업으로 한단계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기동화력3팀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에 무한한 영광을 느낍니다.
한화디펜스는 국내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주국방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입니다. ‘함께, 멀리’라는 그룹철학을 기반으로 신규로 진행될 복합화기, 자주도하 사업 등에서도 최고 품질 수준의 장비가 납품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