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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

90년대생을 움직이는 리더의 소통법

글. 더밸류즈 정진호 소장
스토리

직장에서 ‘90년대생’이라 하면 보통 20대에서 30대 초반 나이의 젊은 직원들을 말한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가치관, 생활양식 등 다방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에서 기인한 조직 갈등을 해결하고자 여러 기업에서는 부서장들을 대상으로 90년대생 직원에 대한 이해와 소통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실제 90년대생들은 어떤 가치관과 신념을 갖고 있을까? 필자는 26살 신입사원, 22살 대학생인 오리지널 90년대생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두 아들과의 문답에서 90년대생을 움직이는 조직 내 소통법에 대한 힌트를 찾아보았다.

필자 - 학교에서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제 역할을 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둘째 아들 - 발표를 마치면 교수님이 팀플 멤버에 대해 무기명 상호평가를 하게 하는데, 그 때 나쁜 점수를 주면 돼요. 간혹 상호평가를 하지 않는 교수님이 있는데 무책임한 교수님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런 제어장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인사평가는 공정하게!

90년대생들은 ‘공정성’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물론,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의식을 가진다. 이러한 성향은 90년대생들의 성장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에서 경쟁의 압박을 받으며 성장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상대평가를 통해 비교와 평가를 받아왔기에 그들에게 ‘공정함’은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이 된 것이다.

그들은 회사에서도 선후배의 수직적 개념이 아닌 개개인의 수평적 역량과 성과로 공정하게 평가받기를 원한다. 더불어 분명한 제어장치로 상벌이 주어질 때, 그들은 공정한 경쟁임을 인정하고 더 좋은 성과를 도출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필자 - 회사에서 출근시간 10분 전에 출근하라고 한다면?
둘째 아들 - 공식적인 출근시간보다 일찍 오는 것은 개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10분 전에 일찍 오게 하려면 뽑을 때 조건으로 미리 제시하는 게 옳아요. 하지만 직원들끼리 토론을 해서 출근시간 10분 전 일찍 오기로 합의했다면 합의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출근시간은 합의 하에!

90년대생은 불공정한 상황을 참지 않고 과감히 의견을 피력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강압적인 권위와 통제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가치와 자유를 존중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업무에도 영향을 미친다. 강압적인 지시가 아닌 자유로운 의견 개진의 기회를 제공할 때, 그들의 업무 성취는 무한히 높아질 수 있다. ‘참여의 기회’야말로 ‘존중과 인정’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90년대생이라고 자기주장만 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참여하여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확실하다. 90년대생을 움직이고 싶다면 의견을 묻고 듣고 합의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이유다.

둘째 아들 - 아빠, 다음 주부터 알바 시작하는데 사장님이 이번 주에 미리 와서 일을 배우라고 해요. 사전연수 알바비 주는지 물어봐도 돼요?
필자 - 첫인상 나빠질지 모르니 일 좀 하다가 상황 봐서 물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첫째 아들 - 당연히 물어봐야지. 알바 관계에서 계약조건을 명확히 하고 궁금한 사항은 물어보는 것이 당연한데 왜 눈치를 봐야하나요?

의사표현은 분명하게

90년대생들의 의사표현은 비교적 직설적이다. 말한대로 들으면 그것이 바로 답이 된다. 완벽한 디지털 세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은 0과 1만 있다. 디지털 기술은 Yes or No로만 처리된다. 이러한 의사표현 방식 때문에 그들과 함께 일하는 상사와 선배들은 직설적인 표현에 당황하며 ‘요즘 젊은 직원들은 왜 이러냐’며 불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90년대생들이 명확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조직의 의사결정 시간과 비용을 줄여 주고, 새로운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는데도움을 주기도 한다. 조직의 리더는 기성세대가 가진 경험과 융통성을 90년대생의 장점과 어떻게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서로의 장단점을 잘 버무려 낸다면 완벽한 신구(新舊)의 파트너십이 탄생할 것이다.

* 정진호 더밸류즈 가치관경영연구소장은 대한민국 대표 조직문화 전문가이자, 가치관경영컨설턴트이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 <가치관으로 경영하라>, <가치관경영>, <일개미의 반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