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의 야전운용제원 분석은 2014년 4월 10일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 개정 시 ‘제6장 국방 RAM 업무’에 국방기술품질원의 임무로 정의된 후 「총수명주기관리업무훈령」 제정(’21. 2. 8.)으로 업무의 당위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또한 야전운용제원 분석 업무는 국방기술품질원 원내 규정(야전운용제원 분석 업무 규정)으로 제정(’20. 7.)되어 업무의 목적, 내용, 절차를 정형화 하였으며 국방기술품질원의 고유 업무로 자리 잡아 ’20년까지 64종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야전운용제원 분석은 그간 유사 무기체계 획득 시 RAM 목표값 설정, 운용 무기체계의 품질개선을 위한 다빈도 고장품 식별, 국산화 대상품 선정 등 국내 환경에서 주로 활용되어왔으나 국내 방산기업(한화디펜스)의 K9A1 자주포 해외 수출을 계기로 호주 방위사업청(CASG, Capability Acquisition & Sustainment Group)에서 대한민국 정부기관(방위사업청)의 RAM 분석 결과를 요구함에 따라 국방기술품질원의 야전운용제원 분석 결과가 수출지원을 목적으로 처음 활용되었다.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체계신뢰성팀에서 수행하는 야전운용제원 분석은 분석대상 선정부터 분석결과 심의까지 크게 네 가지 단계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야전운용제원 분석 수행을 위한 대상선정은 국방 RAM 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지며 매년 말(12월) 선정된 대상은 차년도에 분석된다. 대상 선정 시 국방부, 각 군,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등의 의견을 종합한다.
대상 선정 후 1월부터 10월까지 각 대상에 대한 야전운용제원 분석이 수행되며, 주요 활용 자료는 국방군수통합정보체계의 야전운용제원으로 장비별, 군별 특성에 따라 A/S 실적, 교범 등이 사용된다. 분석 대상별 분석 결과 초안(상반기 3월, 하반기 9월 경)이 나오면 각 군(정비관, 운용자 중심), 개발자(국방과학연구소, 업체), 국방기술품질원(품질보증 담당자)으로 구성된 분석 대상별 RAM 분석협의체를 통해 분석 기초자료를 확인하고 분석 결과 초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여 추가적인 분석을 수행한다. 분석이 완료된 후 국방부 장비관리과 주관의 국방 RAM 기술검토위원회를 통해 분석 결과에 대한 검토를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국방부 군수관리관 주관의 국방 RAM 심의위원회(대상 선정 시 위원회와 동일)에서 당해연도 분석 결과에 대한 심의 후 분석 결과를 확정한다.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분석 결과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총수명주기 RAM 표준자료체계(RAMDB)에 탑재되고, 분석보고서를 발간하여 유관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K9A1 자주포의 야전운용제원 분석은 아래의 그림과 같은 절차로 수행되었다.1)
K9A1 자주포는 기존 K9에서 보조동력장치, 자동사격통제장치, 위치확인장치, 조종수야간잠만경, 조종수계기조종판, 후방통제감지기 등 6개의 추가 장치가 개발되어 성능개량된 장비이다. 이중 보조동력장치는 엔진이 가동되지 않더라도 장비에 전원공급이 가능토록 한 장치로 기동을 제외한 체계의 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 K9 자주포를 분석할 때와 다르게 K9A1의 정확한 운용량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엔진가동시간 뿐 아니라 보조동력장치의 가동시간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 국방군수통합정보체계에서는 보조동력장치의 운용시간을 기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해당 운용량은 국방부의 협조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기초자료(운용량, 정비현황, 교범 등)를 확보한 후 기초자료에 대한 보정 및 정제를 수행하여 기초자료에 내재될 수 있는 자료의 중복성, 숫자 오차(운용시간, 정비 시간, 정비 부품 소모량 등) 등을 보정하고, 정비 투입된 인시·인원 및 고장품목을 식별하여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를 완성한 후 분석을 수행하였다.
K9A1 자주포의 분석은 엔진 및 보조동력장치의 운용시간이 확보된 0개 부대 000대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분석 기간은 K9A1 자주포가 처음 부대에 배치된 2018년 9월 1일부터 2021년 4월 30일까지 약 22개월이며, 운용자료 약 21,000여 건, 정비자료 50,000여 건이 활용되었다. 분석 내용으로는 운용현황(연 평균 운용시간, 이동거리 등), 고장현황(연 평균 고장 수 등), 정비현황(연 평균 정비 시간, 인시 등) 등 현황분석과 장비 수준의 신뢰도(군수신뢰도, 임무신뢰도), 정비도, 가용도(고유가용도, 운용가용도) 및 구성품 수준의 신뢰도와 정비도 등 RAM 분석이 수행되었다. 해당 분석 결과는 K9A1 자주포 RAM 분석협의체 구성원을 통해 분석 결과 초안에 대한 검토 및 추가의견을 취합하여 보완 및 분석 결과가 보고(국방부 장비관리과) 되었다.
K9A1 자주포의 분석 결과를 K9 자주포와 비교하였을 때 신뢰도 측면의 군수신뢰도(MTBF, 운용 관점) 및 임무신뢰도(MTBCF, 임무수행 관점)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용도 측면의 고유가용도(Ai, 이상적인 군수지원 환경 가정) 및 운용가용도(Ao, 현실적인 군수지원 환경 가정) 역시 모두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정비도(MTTR)의 경우 다소 감소하여 정비시간이 길게 분석되었다.
2014년 제9차 공동위원회가 열린 이후 7년 만에 개최된 제10차 한국-호주 방산협력 공동위원회는 호주 국방부 획득관리단(CASG), 주한호주대사관,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업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과 호주의 국방전력증강계획 소개, 육상/해상/공중 각 전력 소개 및 전력 확보 계획, 감항인증 상호협력 체결 계획, 코로나19 관련 인력 교류 협조 사항 등 포괄적인 국방차원의 협력 논의가 진행되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공동위원회 회의 주제 중 육상 전력 소개 부분에 있어 K9A1 자주포의 야전운용제원 분석 결과를 소개하였으며, 주요 내용은 ▲국방기술품질원의 한국군 야전운용제원 분석 절차 ▲K9A1 자주포 분석시 주요 특이사항 ▲K9A1 자주포 RAM 분석 결과 ▲K9 자주포와 K9A1 자주포 비교분석 등이다. 위의 내용에 대해 호주 국방부는 관심을 갖고 경청하였으며, 국방기술품질원 체계신뢰성팀은 분석 결과에 대한 POC로 지속 활동할 계획이다.
향후 AS9/AS10(K9 자주포 및 탄약운반장갑차의 호주 수출용 명칭) 등에 대한 추가적인 RAM 분석 및 호주의 훈련기 도입 계획에 따른 T-50 고등훈련기 등에 야전운용제원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방기술품질원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국산 무기체계가 해외에 수출된 사례는 이전부터 있어 왔으나, 수입국에서 정부차원의 무기체계에 대한 야전운용제원 분석 결과를 요구한 첫 사례라는 점과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국방신뢰성연구센터)의 유기적인 협업으로 원활한 대응이 적시에 이루어진 점이 이번 사례가 남긴 큰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국방과학기술을 통해 개발·생산된 무기체계들이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 수출의 길을 개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국의 수출국 야전운용제원 분석 결과 요구는 이번 사례로 확인하였듯이 더욱 빈번히, 그리고 당연히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뢰성연구센터는 2014년부터 꾸준히 쌓아온 야전운용제원 분석 경험, 분석 툴 그리고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방산기업의 수출지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더 나아가 야전운용제원 분석 시 활동하는 무기체계별 RAM 분석협의체 운영 시 방산기업의 적극적인 활동을 독려하여 방산기업과의 소통을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결과의 신뢰성을 높여 보다 정교한 정부 차원의 야전운용제원 분석 결과를 축적·환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의 야전운용제원 분석 결과가 우리나라 방산기업의 해외 수출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