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7월 1일, 조달본부 품질보증부서와 국방과학연구소 부설 품질검사단을 단일기구로 통폐합하여 ‘국방품질검사소’가 탄생한다. 국방품질검사소, 국방품질관리소, 국방품질관리연구소를 거쳐 오늘날의 국방기술품질원으로 변모하기까지 그 안에는 많은 환희와 굴곡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올해 창설 40주년을 맞은 국방기술품질원의 지난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본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군수품 품질보증 전담기구로 출발해 국방기술 기획과 군수품 품질경영을 아우르는 국방 획득 핵심기관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통해 국방기술품질원의 지난 40년을 만나보세요!
1998년 IMF에 따른 구조조정을 겪은 직후, 국방품질관리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직원들의 자신감과 조직에 대한 믿음이 하락했다는 데 있었다. 하지만 곧 다가올 밀레니엄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의 상처를 딛고 함께 힘을 모아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했다. 국방품질관리소는 줄어든 인원으로 최대한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한편, 다시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품질경영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국방품질시스템(현재 국방품질경영체제) 도입에서 출발했다.
IMF에 따른 개혁을 계기로 국방품질관리소의 주요 활동은 개별 군수품의 품질보증에 치중하기보다 품질향상을 위한 체계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군수업체가 스스로 품질보증 능력을 갖추게 하고 정부는 작은 조직으로 효율적인 품질보증 활동을 수행한다는 취지였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1999년 4월 국방품질시스템 인증 업무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생소한 국방품질시스템을 방산업계에 정착시키기 위해 당시 10여 개의 방산업체를 일일이 방문하면서 인증서를 수여했는데, 그것은 국방품질경영 선진화의 포문을 열어 주었다.
이외에도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업무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국방품질관리소가 형상관리 업무를 인수할 당시만해도 형상자료가 종이·필름 형태로 관리 · 유통되어, 규격 제·개정, 기술변경 심의 등이 문서에 의해 오프라인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러한 업무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1999년 개념연구를 거쳐,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국방형상관리정보체계 구축에 매진했다.
2003년 1월 국방부, 각 군, 방산업체 등에서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방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것은 물론이고 이전보다 더욱 신속하고 투명하게 형상자료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방위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국방벤처센터 사업은 2002년에 그 싹이 텄다.
국방품질관리소가 2002년 ‘국방분야 중소·벤처 기업 육성 및 판로확대 방안 연구’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을 지원하여 주는 창업보육센터 형태의 ‘국방벤처보육센터’ 설립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국방품질관리소는 국방부에 ‘국방벤처보육센터 설립계획’을 보고하고, 2003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보육 사업자로 지정받았다.
국방벤처보육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업체를 입주시킬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국방품질관리소는 서울시와 2003년 2월 ‘국방벤처보육센터 공동운영에 대한 협약’을 추진하고, 서울시로부터 부지 및 건물을 제공받기로 했다.
이후 중소기업청의 설립자금을 지원받아 2003년 9월 서울 월곡동에 최초의 국방벤처센터를 개소하게 된다.
국방벤처센터는 국방품질경영의 저변을 방산업체에서 민간업체로, 국내에서 해외로 확대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참여정부 들어 국방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국방획득제도 개선이 대대적으로 추진되었다.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방위사업청의 신설과 국방기술기획 업무를 전담할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투명하고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국방품질관리소의 품질보증 업무와 새로운 국방기술기획 업무를 통합한 ‘국방기술품질원’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추진된 국방획득제도 개선 결과에 따라 「방위사업법」 제32조(국방기술품질원의 설립)를 근거로 2006년 2월 2일 국방기술품질원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국방력 강화의 핵심인 국방기술 기획·관리 및 우수 군수품 획득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연구기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전 직원은 국방력 강화의 핵심인 ‘군사기술의 관리’와 우수품질의 군수품 획득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방기술업무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치단결하여 군이 필요로 하는 첨단 장비의 획득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갑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이기에 겪어야 할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조직의 기틀을 다지는 과정은 함께 극복해야 할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었다. 우선 기존의 조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직군이 생겨났다. 현역 군인, 국방과학연구소 전입 연구원, 행정지원 직군 등. 이들의 출신이 다양하고 인원도 많았기 때문에 인사 및 처우에 대한 적지 않은 갈등과 이견이 표출되었다. 저마다 다른 입장을 절충하고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으나, 결국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대명제 앞에서 복잡한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었다.
다음으로 새롭게 업무체계를 구축함에 있어 국방기관들 간에 많은 혼란이 있었다. 이제까지 국방품질관리소를 조정·통제하던 국방부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역할과 업무체계에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았고, 새로 개청한 방위사업청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기존의 업무들이 상당 부분 방위사업청, 각 군으로 분산되자 서로 간에 불만이 팽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과 불만은 새로운 국방획득체계가 자리 잡기 시작함에 따라 점차 사그라졌다.
국방기술품질원 직원들은 새로운 조직의 정착을 위해 수많은 규정을 짧은 기간 내에 제·개정하느라 무수한 밤을 밝혔다.
모든 부서가 적은 인원으로 엄청나게 많은, 그것도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임무를 감내해야 했다.
그것은 산통과도 같았고, 그렇기에 국방기술품질원이라는 새로운 조직이 세상에 탄생 할 수 있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 나갔다. 조직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위해 성과평가제도를,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윤리경영문화를 확립하고자 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설립 첫 해 ‘고객만족도 제고, 전문역량 강화, 성과중심 경영 및 조직문화 혁신’을 전략목표로 추진했다.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성과지표를 개발하고, 모든 업무에 성과중심 경영시스템을 본격 적용해 나갔다. 특히 2010년 도입한 직원성과평가제는 공공분야뿐 아니라 민간분야에서도 상당히 파격적인 혁신이었다. 직원성과평가제의 핵심은 ‘성과등급 배분구조 변경과 성과급 격차 확대’에 있었다. 최상위등급 직원은 최고경영자보다 급여를 더 받을 수도 있었다. 평가 방식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다면평가로 전환했다. 부서장 한 명의 평가가 아니라 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2011년 시무식에서는 작년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5명의 직원이 단상에 올라 직원들의 부러움을 샀다. 반면, 하위등급을 받은 직원은 언제 직장을 떠나야 할지 몰라 불안해하기도 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국방획득과 긴밀하게 관여하고 있는 업무 특성상 도덕적인 비판을 많이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윤리경영에 대한 비전과 전략목표를 수립하여 전사적 윤리경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 부패척결을 위한 청렴 서약식과 임직원 행동강령 선포식을 실시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서약서와 행동강령준수서약서를 제출토록 했다. 2009년 말에는 국방 분야 최초로 임직원행동강령 가이드북을 발간하여 전 직원에게 배포함으로써 직원들이 건전한 의사결정과 행동양식을 혁신할 수 있도록 했다. 그야말로 새 시대, 새 조직에 걸맞은 경영 전반의 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