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로 손꼽히는 잠수함은 수중에서 적에게 은밀하지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해양통제권이 상대에게 있더라도 효과적인 임무 수행을 가능케 한다.
또한 다양한 통신체계를 이용하여 적의 핵심 지휘체계와 시설 등을 파악하고, 육·해·공에 배치된 병력과 이를 공유하여 상대방의 전투력을 완전히 와해시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지휘자’ 역할을 담당한다.
해상전의 지휘자, 잠수함의 모든 것을 함정의 품질보증을 담당하고 있는 함정2팀 김영호 연구원에게 들어본다.
상대적으로 약한 해군력을 상대하는 데는 수상함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돤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약한 해군력으로는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항모전단을 상대할 수 없는 것일까요?
군사전문가들은 현대전에서 가장 무서운 군사 무기 중의 하나로 잠수함을 꼽습니다. 잠수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 속에서 적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것은 연합국이었지만 독일이 제한된 물자와 병력으로 강력한 해군을 가진 미국과 영국을 상대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잠수함 전력이었습니다. 항공모함을 보유하지 못했고, 대형 전함도 부족했던 독일은 상대적으로 소형인 잠수함으로 대항하였고, 그 결과 연합국의 막대한 전력을 가지고도 제해권을 장악하는데 많은 고초를 겪게 하였습니다. 이는 소수의 재래식 잠수함으로도 큰 위협을 준다는 것이 증명된 사례입니다.
현대전에서 해상전은 항공기, 레이더, 인공위성 등을 포함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약한 세력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게 되는 전장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잠수함은 고유의 특성인 은밀성으로 인해 일단 항구를 출항한 후에는 위치 파악이 어려울뿐더러 개략적인 위치가 파악되더라도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강한 세력에 대한 견제세력으로서 21세기 전장에 가장 중요한 무기체계 중 하나입니다.
우리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잠수함 전력은 독일의 209급을 기반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한 장보고급과 마찬가지로 독일의 214급을 기반으로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한 손원일급, 그리고 국내 기술력으로 건조하여 2021년 8월에 선도함이 인도된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군이 운용하는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이라고 불리는 디젤-전기 추진방식의 잠수함인데요. 디젤엔진과 직접 연결된 발전기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내장된 배터리에 축적하여 함을 기동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흔히 핵잠수함이라고 불리는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원자로를 가동하여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수중에서 장기간 운항이 가능하지만, 디젤-전기 추진 방식은 디젤엔진을 구동하기 위해 공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마다 수면으로 부상하여 충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원일급 잠수함에서 부터는 공기불요체계(AIP)를 탑재하였는데요,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물을 반응시켜 생성한 전기로 더 오랜 시간 잠항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신예 잠수함인 3,000t급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훨씬 커진 함체로 한국 해군 최초로 공기터빈펌프(ATP) 압축수형 어뢰발사 체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압축수형 발사관은 빠른 어뢰 가속과 미사일 운용능력을 보유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작은 소음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산안창호급은 성능이 더욱 향상된 AIP 체계를 적용하여 잠항 능력을 향상시켰으며, 지난 9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쳐 세계에서 8번째로 수중발사능력을 보유한 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었습니다.
‘국방비전 2050’에 맞추어 해군에서는 ‘해군비전 2045’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기술을 이용해 똑똑한 해군을 건설하겠다는 스마트네이비를 말하는 것인데, 2045년까지 병력부족 문제, 병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여 네트워크 기반의 전투체계를 완성하고 효율적으로 신속한 교전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기존 잠수함보다 성능이 뛰어난 차기 잠수함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대우조선해양에서는 기존 우리군이 운용하고 있는 잠수함의 성능을 개선하고, 중ㆍ대형 잠수함 중에서는 세계에서 2번째로 납축전지가 아닌 리튬 전지를 탑재하여 디젤-전기 추진체계의 단점인 수중 잠항능력과 기동성 또한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전투체계 및 소나체계를 개선하면서 주요 장비에 대한 국산화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며, 국산화율은 80% 이상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잠수함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무기체계입니다.
그렇기에 소요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미래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세계 각국은 미래 전장에서의 초기 전장 장악을 위해 잠수함의 생존성과 작전지속 능력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해군의 ‘최신 해군 무기체계’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미래 잠수함 개념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미래 잠수함 개념은 변형된 안장(Saddle) 탱크 형태의 함교탑을 선정하여 수면에 항적 발생을 최소화하여 생존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미래 잠수함으로는 SMX-23(Andrasta)을 공개했는데 임무 특성에 따라 쉽고 빠르게 재구성이 가능한 플러그-앤드-파이트(Plug-and-Fight) 모듈방식의 설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래 잠수함의 임무 변화에 따라 잠수함 체계의 발전방향은 순항미사일, 어뢰 등 무기체계의 탑재량이 증가하고 무인잠수정 및 무인정찰기의 운용을 위한 은밀 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잠항지속 능력의 향상을 위해 연료전지 등의 공기불요 추진 장치의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와, 임무에 따라서 탑재 무장 모듈을 재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잠수함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